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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은 코로나19 시대에 개방형 항만으로 바꿔야한다"
"부산항은 코로나19 시대에 개방형 항만으로 바꿔야한다"
  • 해사신문
  • 승인 2020.05.3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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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사신문사 고문 이정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COVID-19) 확산으로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많은 변화가 예견되고 있고, 실제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자칫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고비에 처해 있다. 이같은 시기에 물류의 대동맥인 항만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이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 부산항을 사랑하고 이용하는 고객으로서 의견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이념적인 대립을 거친 냉전 체제, 그리고 군사독재를 지나오는 동안 공산국가 및 독재국가의 항만이 그렇듯이 우리 항만도 지금의 북한과 같은 폐쇄형 항만으로 운영되어 왔다. 부산항도 화물선적을 제외하고 폐쇄형 항만으로 운영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글로벌 항만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민간경영기법을 도입하자는 의도에서 항만공사(PA) 제도를 도입했지만, 조직의 이익과 법률상의 한계 때문에 제도의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상하이항은 심수 항만인 양산항을 개발하면서 세계 최대 항만으로 발돋움 했다. 하지만, 신항인 양산항을 개발하면서도 기존의 항만과 부두 등을 폐쇄하지 아니하고 현대화를 추진하여 대형 크루즈선이 정박할 수 있는 등 많은 경제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상하이항이 세계 어느 항만에 비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에 우리 부산항은 신항을 개발하면서 구항격인 북항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대와 현재의 부산항을 비교하면 반이상이 육지로 변했을 정도로 항만을 축소시키고 있다. 부산은 항만으로 발전을 이루어온 명실상부한 우리나라의 해양수도임에도 불구하고 항만의 가치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고 있다. 이 소중한 부두를 문화공간 혹은 아파트단지로 개발하는 등 도심개발에 이용하고 있다. 대수심을 확보하기 위해서 천문학적인 준설비를 투입한 항만을 논밭 메우듯이 매립하여 다양한 항만 기능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항만은 국가발전과 더불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야만 한다. 만약에 남북통일이 된다면 항만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북쪽의 항만으로서는 이러한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다.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으로서는 컨테이너 전문인 신항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북항의 이용가치를 높여야만 한다. 하지만 현재 북항의 상황을 보면 자성대부두와 양곡부두, 소형선 계류장의 폐쇄가 진행되고 있다.

남북경협과 북극항로 개방, 남북철도 개방으로 동북아가 유럽처럼 자유롭게 개방될 때 부산은 세계적인 크루즈모항이 된다. 가덕도 신공항이 완성되면 크루즈선 기항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부산항은 현재 크루즈선이 4척 이상 접안할 수 없다. 원도심을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부산항을 이용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부산항 입구에 위치한 미군함기지에 대한 문제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사실상 미군함기지가 부산지역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일본 요코스까에 미태평양사령부가 있어 부산의 미군함기지는 단순 보조항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총체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부산항을 개방형 항만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부산항을 관리·운영하고 있는 부산항만공사(BPA)가 항만을 이용하여 실적 위주로 성과급에만 연연할 경우 부산항은 무조건 쇠퇴할 수 밖에 없다. 본인은 PA 조직을 공무원 신분으로 바꾸고, 부산항이 개방형 항만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개방형 항만으로 부산항은 언제라도 선박의 급유가 가능해야 한다. 현재 부산항은  날씨가 나쁘면 연료유 보급이 3~4일 늦어지고 있다. 연료유 저장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타 항만에 비해 연료유 가격이 비싸고, 울산이나 여수에서 급유용 선박이 오기 때문에 적시에 급유를 받지 못하고 있다. 북항을 매립하면 이같은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따라서 선박의 접안 부두를 확대해야 한다.

선박의 매매도 활성화되어야 한다. 선박이 매매되려면 소시장처럼 누구나 고삐를 멜 자리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선박을 매각하고 싶어도 부산항의 정박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부산항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선박 매매를 위해 입항한 선박의 무료 장기 정박 장소가 제공되어야 한다.

선박을 검사하려면 부두가 필요하다. 하지만 부산은 접안 부두가 없어 수없이 이동을 해야하는 처지다. 선박의 수리장소도 필요하다. 글로벌 항만의 대부분이 선박를 수리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항만의 서비스 차원에서 수리장소는 필수적이다. 부산항은 수리조선소 건설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인정은 하지만 별다른 대책은 전무하다. 수리를 위한 부두의 제공이 어렵다면 외항에서라도 선박수리가 가능해야 한다. 지금은 용접용 불꽃이 바다에 떨어지면 선사와 선원에 대해 양벌형이 부과되고 있다. 선박을 수리할 수 없는 항만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무동력선이 되면 부산항 입항 자체도 불가능하다. 최소한 국내에서 건조한 선박이나 국적선박이 무동력선이 되면 즉시 입항이 허가되어야 한다.

선용품 부두도 필요하다. 선박은 각종 중량부품을 선적해야 할 부두가 필요하다. 가벼운 선용품은 남외항에서 통선을 이용하여 선적할 수 있지만 선박에 필요한 부품은 대부분 중량물이다. 이 중량물을 부산에서 선적하기 힘들어 선적을 위해 대부분 미국이나 중국, 싱가포르로 보낸다. 자성대부두를 개발하지 말고 선용품이나 조선기자재 납품부두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안한다. 싱가포르의 오프쇼(offshore) 제작 및 납품 부두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기자재 및 선용품 시장규모는 약 300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이 시장을 개척하기가 쉽지가 않다. 이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외선주 및 선박관리회사를 부산으로 유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법인세와 상속세, 배당세 등을 손보아야 한다. 싱가포르는 세제 혜택으로 글로벌 선박관리회사가 속속 입주하고 있다. 싱가포르 수준으로 적용을 한다면 전 세계 선주와 선박관리회사가 부산으로 몰려오게 된다.

최소한 국내 선주나 국내에서 건조한 선박이 화물이 없어 대기하거나 수리하거나 검사하거나 매매를 위해서는 무조건 장기 무료 정박을 허용해야 부산항이 성장할 수 있다. 부산항은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부산항이 개방형 항만으로 가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자의 견해이므로 본지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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