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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컬럼/ 뉴노멀·코로나와 한국의 해운
전문가컬럼/ 뉴노멀·코로나와 한국의 해운
  • 해사신문
  • 승인 2020.05.07 06:3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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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재 목포해양대학교 해양산업대학원장

18세기 중엽 아담스미스는 인간의 이기심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자유방임주의를 주창하면서, 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정부의 간섭 없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념을 발현시켰다. 자유방임주의는 사유재산과 기업의 자유를 옹호하고, 개인은 정부의 간섭 없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며, 국가는 질서와 안보유지에 그 역할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즉, 인간 개개인이 추구하는 목적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 결국 그가 속한 사회를 위한 최선의 결과로 귀결된다는 의미이다. 이 이론은 대공황과 2차 대전을 겪으면서 급격한 기술진보로 대량생산에 따른 상품의 공급과잉 등으로 정부의 간섭이 필요하게 되면서 퇴색되었다. 이른바 케인즈학파의 경제이론이 등장하게 되었는바, 내용인즉  민간경제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간섭하고 정부재정지출을 늘려 유효수요를 창출함으로써 대량실업을 없애고 완전고용을 달성할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오늘날 각국이 경제침체기가 되면 금리를 인하시키고 재정을 풀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에 투자를 하는 등은 바로 이러한 이론에 기반을 둔 것이며, 최근 우리나라도 뉴딜 정책을 도입하겠다는 취지도 크게 보면 이 이론에 근거를 둔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 18세기 대영제국은 철저한 보호주의정책으로 자국의 경제적 부를 집적시켰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를 식민지로 만들어 원자재를 수입하고 산업혁명에 따른 우수한 기계문명으로 공산품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극대화시키고 다시 수출함으로써 막대한 국부를 창출하였다. 반대편에 자리한 세계의 식민지 국가들이 영국기를 게양하였으므로 24시간 국기가 펄럭이고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서 그 위상을 오랫동안 유지하였다. 영국의 막강한 해운력은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유지되었고 세계의 바다에서 자국의 국기를 게양한 상선들이 항해를 하며 움직이는 영토로서 활약하였다. 상선은 기국주의의 원칙에 의해 그가 속한 나라의 국기를 게양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대영제국의 해운력은 산업화의 진전으로 상품생산이 대량화되고 후진국들의 경제성장과 함께 해상물동량이 기하학적으로 증가되면서 자국의 상선대로는 더 이상 해상운송량을 감당할 수 없게 되고, 인근 국가들의 자유주의의 요구에 편승되면서 점차 그 위상을 잃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확산된 자유주의의 이념에 편승하여 우리나라도 1960년대 중공업정책에 힘입어 해운력이 가파르게 성장하게된 것이다.

그간 해운업은 다소 기복은 있었으나 대체로 무국경화 신자유주의, 그리고 글로벌화의 진전으로 번영을 구가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기존의 경제적 시스템이 붕괴되고 새로운 경제적 해법이 요구되는 뉴노멀 시대로 접어들었다. 경제적 장기침체로 저성장에 따른 저임금은 소비감소로 이어지고 상품의 재고가 쌓이면서 투자 감소로 기업의 상품생산이 위축되는 경제적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해운은 유발서비스 산업으로서 세계의 경제성장과 국가간 이동되는 물동량에 연동된 국제물류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뉴노멀과 코로나주의에 구속된 사람들은 소득이 줄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돈을 쓰려고 하지 않으므로 해운업을 비롯한 국제운송은 믈론 유통과 물류 또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한 때 세계 5위의 해운력을 과시하며 공해상에서 대한민국의 국기를 게양한 거대 상선대가 움직이는 영토를 확장하며 그 위세를 과시하였으나, 2017년 한진사태 이후 10위권 밖에 밀려난 상황에 있으며, 뉴노멀·코로나주의 여파로 해상물동량이 급감하면서 그 침체의 정도가 심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선박공급을 견인하는 해운업이 침체되는 이상 조선업의 활황은 기대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다소 신조수주에 활기를 보이던 조선업이 매우 아려운 환경에 봉착해 있으며 일부 대형 조선소는 종업원들의 임금지불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에 처헤 있다.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해운과 조선업의 붕괴는 철강수요감소와 인력의 대량해고로 이어지면서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의 경제적 파급 쇼크가 클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외부적 환경변화가 없는 한 한국의 해운은 암울하다.

제4차 산업혁명에 힘입어 AI와 친환경으로 무장한 자율운항선 시대가 도래 하여 선비와 운항비가 절감되더라도, 선박 공급과잉의 과감한 해소정책과 세계경제의 활황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 증가 없이는 해운업의 반전은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뉴노멀·코로나 또는 다가올 새로운 바이러스주의는 해운업의 근본적인 변화와 생존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이 위축되고 변화되는 만큼 글로벌 물동량도 위축되고 변화되는 시대를 예견하고 활로를 모색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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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현 2020-05-24 23:33:30
교수님의 혜안이 돋보이는 기사 잘 읽었습니다.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수님과 목포해양대학교의 역할을 기대해 봅니다. 홧팅!!!!!

김영균 2020-05-24 13:59:38
세계 1위. 조선업과 해운업은 실과 바늘이죠.
공해상에서 대한의 영토확장과 국적선을 알리는 태극기를 휘날리며 해운업의 활황과 발전을 기대해 봅니다.

이서영 2020-05-08 17:34:45
뉴노멀, 코로나 또는 다가올 새로운 바이러스주의에 해운업뿐만 아이라 각 영역의 인재들이 머리를 맞대면 변화를 예견하고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