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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yer's Market서 국적선사를 살리는 방법
Buyer's Market서 국적선사를 살리는 방법
  • 해사신문
  • 승인 2015.09.1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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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진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 해운시장은 이미 구매자(Buyer’s market)로 바뀐지 오래이다. 이는 해운시장에서 가격(운임) 결정권이 선사가 아닌 화주에게 있음을 의미한다. 오늘날 선사간에 서비스의 질적 차이가 사실상 없어 가장 중요한 경쟁수단은 운임 밖에 없다. 지금도 화주들은 저렴한 운임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화주를 유치하려면 경쟁선사보다 더 저렴한 운임을 제시해야 하며 자신의 운항원가를 끊임없이 낮추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에 처하게 되었다.

화주에게는 선사들이 치열한 운임경쟁을 벌이는 지금이 황금기이며, 이러한 선사들이 많을 수록 좋다. 화주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해운불황이 장기화되어 일부 선사들이 스스로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해도 아쉬울 것이 전혀 없다. 오히려 화주 입장에는 자신의 고객을 만족
시키기 위한 비용절감의 한 방편으로 비용경쟁시대가 오래가기를 원하고 있다.

더구나 해운시장의 리더선사들은 초대형선박과 에코쉽을 확보하여 강력한 비용절감을 무기로 견고한 수익성을 유지해 오고 있다. 또한 이를 뒤따라가는 선사들 역시 비용절감을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경쟁구조가 오래갈 경우 스스로 버틸 수 있는 선사가 얼마나 될 것인가?

지난 2008년까지 해운시장은 운임수입을 추구하는 시장이었으나 향후 10년 이상 비용경쟁시대가 될 것이다. 지금 일부의 선사들은 갈수록 둔화되는 운송수요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수익성있는 사업부를 팔아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마도 소수의 리더선사들은 한계상황에 도달한 경쟁기업이 스스로 무너지기를 기다리면서 시장점유율을 더욱 확대해 나가려는 의도를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 무한경쟁에 내몰린 선사들 모두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공존하기 어렵다. 지난 2분기 컨테이너시장의 상위 20위 선사 중 순이익을 달성한 회사는 절반이 되지 못한다.

향후에도 오랫동안 해운시장은 화주가 지배하는 Buyer’s Market이 될 것이며, 선사들간에 무한경쟁이 일상화된 시장으로 남을 것이다. 이런 무한경쟁시장에서 국적선사가 한계기업에 속하지 말란 법은 없다. 긴급사태 발생시 국적선사의 존재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는 점에
서 점점 한계상황으로 다가가는 국적선사들을 살리는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특히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그리고 벌크선 시장에서 글로벌 선사로 활동하고 있는 국적선사라면 지원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판단된다.

해운시장의 경쟁력이 비용우위에 있다는 측면에서 선사들은 운항원가가 높은 비경제선박을 버리고 규모의 경제를 가지면서 에코쉽으로 연료효율성이 높은 경제선으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이런 측면에서 금융권도 초대형 에코쉽, VLCC, LNG 운반선 등 경제선 확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내 공기업 등 대형 화주도 저렴한 운송비만을 추구하기 보다 일정비율 이상 국적선사에게 화물운송을 맡기고 장기운송계약을 통해 선사를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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