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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선시장, 불황의 구조화로 가는가?
컨테이너선시장, 불황의 구조화로 가는가?
  • 해사신문
  • 승인 2015.08.2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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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진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
지난 6월초 우리나라 국제금융센터에서 발간한 '아시아지역의 수출둔화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지역 수출둔화는 크게 두가지로 분석되었다. 하나는 경기순환적 요인으로 선진국의 내수부진, 투자부진, 역내경기 둔화 등이 선진국의 수입수요를 하락시켰고, 다른 하나는 구조적 요인으로 선진국 제조업 회귀현상(리쇼어링 증가), 중국의 내수중심 성장전략 등으로 인해 Global Vlaue Chain 약화, 무역기술장병 등 보호무역 조치가 수출부진으로 연결되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아시아지역 수출은 미국, 유럽의 더딘 경기회복과 Global Vlaue Chain 약화 등으로 금융위기 이전과 같은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세계 최대의 해운시장인 아시아지역의 수출둔화가 장기적인 추세라는 것을 나타내며, 나아가
세계 해운시장의 물동량도 오랫 동안 낮은 수준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해운시장의 수요가 오랫 동안 저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공급 측면에서 선주들의 선박발주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오늘날 해운시장에서는 서비스의 차별화를 달성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경쟁전략은 사실상 지속적인 비용우위를 가지는 것 밖에 없다.

금년 7월 기준, 1만8000TEU급 이상의 극초대형선박은 29척이 있으며, 발주잔량은 68척으로 2019년까지 97척의 극초대형선박이 인도될 예정이다. 여기에 1만3000~1만7999TEU급 초대형선박의 발주량도 2018년까지 55척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공급과잉의 상황에서도 초대형선박의 발주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은 선주들에게 하나의 선택권 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해운시장, 특히 컨테이너선 시장의 불황이 장기적이고 구조화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를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서비스의 차별화가 곤란한 상황에서 선사들은 비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을 선택할 수 박에 없다. 즉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공급과잉의 부담을 안고 비용우위를 가진 초대형선박을 확보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 되었다.

둘째, 얼라이언스 체제 자체가 선박의 초대형화를 통해 항로와 서비스를 재편하여 비용절감 효과의 극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끝없는 비용경쟁이 불가피하다. 셋째, 해운과 조선산업에 대한 각국의 지원정책이 공급과잉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는 해운과 조선산업의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지만 선주와 조선소가 해운경기 순환에 맞춰 자율적으로 수급을 조절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현재 컨테이너선 시장에 있어 초대형선박과 얼라이언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그러나 초대형선박과 얼라이언스체제가 또 다시 공급과잉을 유발하게 된다는 점에서 컨테이너선 시장의 불황이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것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컨테이너선 시장은 공급과잉이 영구화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선사들은 공급과잉 해소에 대한 기대를 포기해야 하며, 이러한 시장에서 생존하는 대안을 마련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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