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2015년 5월말 현재 1만8000TEU급 이상 기존 선박은 20척, 발주 잔량은 2019년까지 60척이다. 그런데 COSCO가 3개 중국 조선소에 2만TEU급 13척(옵션 4척)을 발주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여기에 양밍, 하팍로이드도 2만TEU급 발주를 검토하고 있어 1만8000TEU급 이상 극초대형선박의 발주량은 100척을 초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으며, 발주선박들의 인도시기는 2017~2018년에 집중될 전망이다.

극초대형선박을 확보하게 되는 선사는 11개사로 모두 얼라이언스에 소속되어 있으며, 극초대형선박을 확보하지 못한 7개 선사들은 얼라이언스내에서도 위상이 현저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극초대형선박의 대량 발주와 인도가 현실화된 컨테이너선 시장은 2017년부터 공급 과잉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컨테이너선 시장은 장기적으로 시황상승에 대한 기대를 하기 어려워졌다. 이처럼 장기불황이 예고된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향후 주목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공급자 함정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선박의 수익성회복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 신조선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쉽다고 판단하는 선사들이 늘고 있다. 지금까지 초대형선박의 TEU당 건조가가 약 1만달러 이상을 유지했으나 최근 한중일 3국의 조선 메이저들이 불황에 따라 컨테이너선 건조가를 TEU당 8000달러 이하로 낮추었다.

앞으로 건조가가 TEU당 8000달러 이하의 극초대형 선박들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TEU당 1만달러를 초과했던 기존 선박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극초대형선박 발주를 증가시키는 공급자 함정을 촉발하는 요인이다.

둘째, 파나마운하의 확장 개통이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 파나마 운하는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이 통과할 수 있는 제3갑문이 2016년 4월 개통된다. 또한 이에 대비하여 미국의 주요 항만들이 대형 선박을 접안시킬 수 있는 수로와 부두 확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항로에서 운항하던 8000~1만TEU급 선박들의 전배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동안 극동아시아/유럽 항로에 투입되던 포스트 파나막스급 선박을 통한 세계 일주항로 서비스가 가능하게 되어 세계 컨테이너선 항로의 구조개편까지 예상된다.

셋째, 포스트 차이나 시장을 고려해야 한다. 중국의 수출입 물동량이 둔화되는 상태에서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시장이 어디가 될 것인가를 찾아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동남아통합시장의 구축과 인도의 성장세를 깊이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대형선사들이 역내항로인 동남아항로에 5000TEU급 선박을 투입시키며 점진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의 장기불황이 언제 끝날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향후 1~2년이 컨테이너선 시장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연착륙되고, 인도와 동남아지역 경제성장이 본격화되면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의 수급여건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포스트 차이나 시장을 통한 새로운 성장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