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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대형선박 비용절감 효과에도 한계가 있다”
“극초대형선박 비용절감 효과에도 한계가 있다”
  • 해사신문
  • 승인 2015.06.2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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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진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1만8000TEU급 이상의 극초대형선박 발주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5월 말 현재 1만8000TEU급 이상 극초대형선박의 발주잔량은 2019년까지 60척이며, 2015년 10척, 2016년 12척, 2017년 22척, 2018년 11척, 2019년 5척이 인도될 예정이다.

또한 여기에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COSCO가 11척, 양밍 11척, 하팍로이드 수척 등 3개 선사가 2만TEU급 발주를 검토하거나 조선소와 협의중에 있어 이들 3사의 발주가 현실화될 1만8000TEU급 극초대형선박의 발주량은 100척을 초과할 수도 있다.

또한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104만TEU로 작년 상반기 대비 60%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발주된 컨테이너선은 척수는 100척 이하이나 1만8000~2만TEU급 극초대형선박이 39척에 이르러 발주량이 100만TEU를 초과했다.

특히 머스크가 최근 대우조선해양에 1만9630TEU급 11척(옵션 6척 포함)을 발주하는 등 공격적으로 극초대형선박 확보에 나서면서 올해 상반기 극초대형선박의 발주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처럼 무분별한 극초대형선박의 발주가 올해 상반기 컨테이너선 시장의 급격한 운임하락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드류리에 따르면 주요 기간항로에서 운임이 게속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사들이 지속적으로 극초대형선박을 중심으로 선복량을 증가시킨 결과 올해 1분기 운임지수가 28% 하락하여 컨테이너당 1분기 평균 수입은 작년 동기 대비 6%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선사들은 운임하락과 연료유 가격상승(15%)에도 불구하고 컨테이너당 11%의 비용절감을 통해 지난 4년간 가장 양호한 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초대형선박의 크기가 조금씩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박의 크기가 커질수록 비용절감 효과가 무한히 커지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OECD 산하의
ITF(International Transport Forum)는 최근 The Impact of Mega-Ships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컨테이너선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면 비용절감 효과는 감소한다고 주장했다.

ITF는 보고서에서 극초대형선박이 2만4000TEU급에 이르게 되면 선박 건조비용, 선사의 금융비용, 내륙운송비, 하역비 등 물류비, 환적비가 크게 증가해 ‘규모의 경제’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를 초과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ITF는 초대형선박을 확보하기 보다는 기존 선박의 운항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1만9000TEU급 선박이 1만5000TEU급 선박보다 비용절감 효과가 크지만 엔진 최적화, 적재 최적화, 운항기술의 향상, 슬로우
스티밍 등을 통해서도 기존 선박의 연료비를 5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은 ITF의 연구결과가 반드시 옳다고 확신하기 어려우며, 또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초대형선박을 확보하기 위한 자금조달이 어려운 선사들이라면 극초대형선박 발주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기존 선박의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찾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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