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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의 세상보기/“미국과 중국의 고스톱 한판”
보해의 세상보기/“미국과 중국의 고스톱 한판”
  • 해사신문
  • 승인 2015.04.0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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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언론에서는 두 종류의 큰 돈 덩어리가 굴러다닌다. 공통점은 제발 돈 좀 가져다 쓰라는 이야기다. 다른 점도 있다. 하나는 생색내기용이고 하나는 진짜 생색을 내는 돈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안심전환대출, 그리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돈이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1%대로 낮췄다. 안심전환대출은 그동안 은행에서 대출해 집을 사면서 높은 이자를 냈던 중산층에게 낮은 이자를 낼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에게 높은 관심이 있다. 대출 액수가 벌써 10조를 넘어 20조로 그 액수가 확대된다고 한다. 돈을 많이 풀어내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돈 빌리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신규대출은 없다. 어떤 담보물로 그동안 좀 높은 이자를 냈던 사람들에게 혜택을 준 것뿐이다.

좀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그나마 뭔가 손에 쥐고 있던 사람들을 위한 대출이다. 없는 서민들은 그저 있는 사람들을 위한 갑질(?) 정도로 보인다. 이름 자체가 전환대출이다. 그전에 대출하지 못했던 서민들이야 전환할 물 거리가 없어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공허할 뿐이다. 여당 지도부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하고 있다. 그게 뭔지 따지고 들면 괜히 속쓰리고 짜증난다. 이 정도에서 설명도 그만두자.

요사이 사드(THAAD)라는 용어와 함께 AIIB라는 용어가 많이 보인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풀어서 써놓으면 무슨 말인지 생소하다. 차라리 AIID라고 말하면 중국에서 세운 은행이라는 것 정도로 이해한다. 세계인들이 G2라고 미국과 중국을 꼽고 있지만, 중국인들 스스로가 미국과는 아직 많은 격차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실제로 군사력에서 많은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달러 때문에 위안화가 받는 수모가 많다. 그래서 생긴 은행이다.

중국이 보유한 달러는 무려 4조달러가 넘는다. 우리로서는 좀 이해하기 어렵지만, 언제부터인가 중국은 너무 많은 달러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달러를 좀 풀고 싶어도 그렇게 할 경우 자국이 보유한 달러의 가치가 함께 떨어지는 모순을 떠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가장 적당한 외화 보유액은 2조달러라고 한다. 나머지 2조는 어디든 풀어야 하지만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미국은 은근히 그런 중국의 상황을 즐기며 위안화의 절상까지 요구를 했다.

그런 중국이 드디어 멋진 신의 한수를 두게 된다. 남는 돈을 아시아에 있는 빈국(貧國)들에게 빌려 주겠다는 것이다. 국가의 기간산업이 되는 항만이나 철도, 도로 또는 공항 따위에 투자하면 얼마든지 돈을 빌려주겠다는 것이다. 미국 지분이 19%나 있는 IMF(국제통화기금)는 돈을 빌려 주기는 하지만 합의체다. 과정도 복잡하고 돈을 빌려주고 나서 살과 피를 깎아 먹는 혹독한 금융제재를 한다. 일본이 주도하는 ADB(아시아개발은행) 역시 조건이 까다롭다. 민주화, 인권 따위의 씨답지 않은 조건을 내걸어 짠돌이 티를 낸다. 그러나 AIIB는 그런 거 없다. 가입하고 돈을 빌려 가면 된다. 영국이나 호주가 우방인 미국을 외면하면서까지 가입하려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상황이 그렇게 변하자 급해진 것은 미국이다.

달러가 기축통화라는 이유로 온갖 횡포를 저질러 왔던 미국이다. 그러나 기축통화가 달러만 있는게 아니다. 네 가지나 된다. 달러, 유로화, 엔화, 그리고 영국의 파운드화다. 엔화가 기축통화라는 사실에는 솔직히 기분이 좀 안 좋다. 영국의 파운드화? 구하기도 어렵고 보기도 쉽지 않다. 같은 유럽이지만 영국은 고집스럽게 유로화를 쓰지 않고 파운드화를 쓴다. 파운드화가 쓸 곳이라고는 영국밖에 없는데도 기축통화란다. 자존심이 상한 중국으로서는 이번에 자국의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한 포석의 하나로 AIID를 설립한 것이다. 솔직히 기축통화 하나 더 만들어 낸다고 불편해할 국가는 미국, 일본 빼고는 별로 없다. 우리나라도 나쁠 게 없다. 어차피 우리야 중국과 장사를 하는 판에 중국 돈이라고 불편할 게 없다. 우리나라 정도의 무역규모면 달러로 결제할 때 환전하면서 생기는 리스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오바마와 시진핑이 고스톱판이 벌어졌다. 오바마는 돈을 잃을 때마다 달러를 찍어서 시진핑에게 주었다. 돈을 많이 딴 시진핑은 왠지 딴 것 같은데 살림에 보탬도 안되고 매일 손해보는 느낌이다. 시진핑이 긴장감이 풀리면서 도박에 신경을 쓰기가 싫어졌다. 돈을 잃기 시작한다. 화가 난 시진핑도 돈을 잃을 때마다 위안화를 찍어서 주었다. 그리고 손에 쥐고 있던 달러를 가난한 나라에 주면서 말했다. ‘어이, 그 종이 쪼가리 들고 미국 가면 금도 주고 무기도 준다. 필요하면 이야기해. 얼마든지 줄 테니까.’ 그 소리를 듣고 가난한 나라들이 개떼처럼 시진핑에게 몰려든다. 시진핑이 대한민국에도 큰 외쳤다. ‘드루와-, 드루와-.’. 그 상황을 보고 있던 오바마가 대한민국에게 인상쓰며 말한다. 사정한다 들어가지 마~, 사~드. 사~드. 사정한다니까, 제발 들어가지 마. 사~드. 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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