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4-04-28 18:20 (일)
도선사 늦게 타 사고 발생
도선사 늦게 타 사고 발생
  • 김기만
  • 승인 2005.04.27 02: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해심, 부산항 CSCL 칭타오와 현대하모니 충돌 사건 재결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은 지난해 7월7일 부산항 외항방파제 부근에서 발생한 대형 컨테이너선 CSCL 칭다오와 컨테이너선 현대하모니 충돌사건에 대해 ‘씨에스씨엘 칭다오측이 부산항에 입항하면서 도선사탑승지점을 지나쳐 도선사를 늦게 태운 것이 사고발생의 주된 원인이 됐다’면서 26일 이 사건을 재결했다.

심판원은 ‘칭다오측이 제1도선점을 지나쳐 오륙도방파제 부근에서 도선사를 태운 뒤 항로좌측의 조도방파제에 근접한 위치에서 외항방파제 사이로 진입하기 위해 무리하게 우전타하다가 항로를 따라 출항하던 현대하모니의 진로를 방해함으로써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하모니측이 적절한 충돌회피동작을 취하지 않은 것도 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심판원은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7월7일 오전 9시께 짙은 안개로 시계가 제한된 부산 외항방파제 입구에서 부산항을 출항하던 파나마국적 컨테이너선 현대하모니(총톤수 1만3267톤)와 부산항으로 입항하던 몰타국적 컨테이너선 CSCL 칭다오(총톤수 3만9941톤)가 충돌하면서 발생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양쪽 선박이 크게 부서지고 CSCL 칭다오에 적재돼 있던 컨테이너 9개가 바다로 떨어지면서 항로를 막아 1시간반 가량 부산북항 출입항이 전면 통제됐었다.

심판원은 CSCL 칭다오 선장이 부산항에 입항하면서 도선사탑승지점으로 지정돼 있는 외항방파제 밖 약 2.2마일 해상에서 도선사를 태우지 않고 좁고 복잡한 외항방파제 부근까지 들어와 도선사를 탑승시키다가 부산항 오륙도방파제와 조도방파제 사이로 변침할 시기를 놓쳐 항로좌측에 있는 조도방파제에 지나치게 접근했고, 그런 상태에서 우전타해 제1항로로 진입하려다 항로를 따라 출항하던 현대하모니의 진로를 방해한 것이 이번 사고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심판원은 유사한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부산항도선사회,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반드시 지정된 장소에서 도선사가 승하선하도록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심판원은 지금까지는 사고와 상당히 인과관계가 있는 행위자에 대해서만 개선이나 시정을 권고해왔으나 부산도선사회에게만 맡겨서는 도선사들이 늦게 타고 빨리 내리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한국선주협회, 한국해운대리점협회 등 도선사 사용자단체에 대해서도 회원선사의 선장들이 반드시 지정된 장소에서만 도선사를 승하선시키도록 지도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일선 선장들에게 미처 도선사가 탑승하지 않은 상태로 항내에 진입하거나 항계를 벗어나기 전에 도선사를 하선시켜 사고를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재결은 충돌사고 발생 후 양쪽 선박의 선장 및 도선사가 부산지방해양안전심판원의 재결에 불복해 제2심을 청구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재결에 불복할 경우 양 선박의 선장 및 도선사는 대법원에 재결취소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심판원의 재결은 해양사고에 관한 전문가의 판단이라 파기되는 일은 드물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