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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ghormati hak-hak buruh!
Menghormati hak-hak buruh!
  • 해사신문
  • 승인 2012.07.0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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寶海 유희민 작가, cupscap@naver.com
알 수도 없는 인도네시아 언어로 제목을 적어보는 것도 처음이지만,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을 되돌아 보아야겠기에 용기를 내 봤다.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한국 선원들의 가혹행위에 견디지 못하고 탈출하는 사건이 생겼다. 그들은 그것에 그치지 않고 인권단체의 호소해 자신들의 억울함을 밝히고자 한국을 직접 방문하기까지 했다. 인도네시아 선원이었던 수기토(29, Sugito)와 시숴로(37, Sisworo)가 그들이다. 그들의 인터뷰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 본다.

- 구체적으로 어떠한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말해달라.
수기토 : "갑판장이 물고기로 머리를 때렸다. 헬멧을 쓰고 있었는데도 아플 정도였다. 한두 번이 아니다. 이전 갑판장은 내가 잘못했다면서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갑판 위에 계속 서 있게 했다. 학교 갔을 때 선생님이 아이들 벌 세우는 것처럼. 한 번은 밧줄 잘못 묶었다고 머리를 때리고, 가만히 서 있게 했다. 비가 오면 비를 맞아야 했다. 너무 추워서 동료가 커피 마시는 곳에 가려고 했는데 저를 다시 질질 끌고 가서 다시 서 있게 했다. 그렇게 계속 서 있었다."

그들은 '보선(Bosun, 갑판장)'을 해고시켜 달라고 선장에게 정식으로 항의해 보았다고 한다. '우리를 집에 보내든지, 보선을 해고시키든지 하라.'라고 사정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돌아온 선장의 답변은 그들을 더욱 절망시켰다고 한다. 선장의 대답은 '집에 가고 싶으면 가라.'였다. 그들의 인터뷰를 조금만 더 적어보자.

“당시 배가 육지에 도착했을 때였다. 우리는 배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집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한국인 선원들과 에이전시(인력업체) 관계자가 이야기하더니, 우리에게 '너희는 갈 필요가 없다.'라면서 '대신 보선에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라고 하더라. 우리는 거부했다. 이후 부 갑판장이 대신 갑판장이 됐다. 부 갑판장은 '더 이상의 폭력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런데 더 나빴다."

- 왜 더 나빴나?
수기토 : "이틀 동안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3일째 되던 날이었다. 새로운 보선은 우리를 성추행했다."
"물고기 다듬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저를 껴안고 그의 성기를 내 엉덩이에 대고 문질렀다. 그때 나는 칼을 쓰고 있어서 위험한 상황이었다. 거부했는데도 계속했다. 그래서 몸을 휙 돌리면서 '지금 일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자 보선이 '새끼야' 하면서 저를 치고는 가버렸다. 대부분의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성추행을 당했다."

우리나라 국민에게 ‘어그리 코리안(Ugry Korean)’이라는 칭호가 붙었던 시절이 있었다. 어그리 코리안의 이미지 자체는 부끄럽지만, 실제 그 유래를 찾아보면 조금 부끄럽기는 하지만 시대적 상황을 이해한다면 별것도 아니었다. 필자가 어렵게 그 자료를 찾아냈지만, 1964년 11월 3일 자 동아일보의 기사를 보면, 동경 올림픽을 참관하기 위해 한국 측 사절단이 갔을 때 그 당시의 의복은 모두 흰색 도포차림이었고, 그들이 간식거리로 가져간 음식은 찐쌀이나 떡 종류가 전부였다.

도포를 입은 나이 드신 어른들의 초라한 모습을 보면서 일본사람들은 그들에게 붙여준 우스갯소리였다. 가방도 없이 여러 개의 보따리에 옷과 음식을 싸서 가져갔던 그 시절에 짐을 화물칸에 넣고자 공항 직원이 짐을 달라고 했을 때 죽어도 보따리를 내 놓지 않았던 시절의 익숙하지 못한 공항에서의 풍경이 못생긴 한국인이라는 이름이 붙었던 시대적 활극이었다. 그저 생긴 게 못생겨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게 원조가 되어 지금도 심심찮게 외국으로 나가는 한국 관광객의 추태에 쓰이고 있다.

한국 관광객의 추태는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개선되었다. 공항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거나, 공항 바닥에 앉아 화투를 치는 행위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성숙한 관광문화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더는 어그리 코리안이라는 용어도 사라졌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전히 성숙하지 못한 구석이 있었던 것이다.

‘Menghormati hak-hak buruh!’라고 피켓에 크게 써서 참치를 잡는 한국의 원양어선 회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그 내용은 ‘Respect labor right!'다. 그대로 번역을 하자면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해 달라는 이야기다. 그들이 한 달에 받는 급료가 250달러였다. 그것도 배를 타려고 두 달분의 월급을 브로커에게 주어야 했다. 이런저런 가슴 아픈 인도네시아 선원의 상황을 보면 참치 자체가 사연이 많은 고기 같아 쳐다보기도 싫어진다.

그들이 시위할 때 사용했던 문구, ‘Menghormati hak-hak buruh!’는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해 달라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피 끓는 항의문구지만 그들의 해석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필자가 대신 해석해 줄까?
“한국인 갑판장, 개새끼.”
성폭력까지 서슴지 않는 그 갑판장은 욕을 먹어도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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