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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위기, 해양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 기회로
기후변화 위기, 해양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 기회로
  • 해사신문
  • 승인 2012.04.0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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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양연구본부 김경신 전문연구원
지구표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해양은 기후와 기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한파와 폭설, 집중호우와 홍수, 가뭄과 폭염 등 기상이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태평양 해역의 급격한 해수면 온도 변화, 북극 지역의 이상 고온에 따른 차가운 공기의 남하에 기인한다.

기후변화를 방치할 경우 기상이변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가 막대하고 급격하게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국가 GDP의 약 30%가 날씨와 기후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고, 이중 약 10%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미래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와 기상이변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2100년까지 세계 GDP의 약 5~20%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Stern Review, 2006).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전 세계가 기후변화 감축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가 입을 누적 피해 규모는 28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그 피해 규모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재산피해액이 가장 컸던 해는 태풍 ‘루사’가 엄습한 2002년으로 그 피해액은 7조 7948억 원이며, 다음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던 해는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한 2003년으로 5조 4972억 원에 이른다(2010년 불변가격 기준).

해양 분야도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났다. 2001~2010년 기상이변에 따른 해양 분야 연평균 재산피해액은 2434억 원으로, 동 기간 우리나라 연평균 피해액(2조 845억 원)의 11.68% 수준이다. 2010년 9월 태풍 ‘콘파스’의 영향으로 항만 5개소·어항 27개소·방조제 3개소 등의 파손으로 86억5800만 원, 수산증양식 522개소에서 88억5600만 원의 재산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 되었다. 2010년 12월 대설로 인한 수산증양식장의 피해는 103개소 35억7200만 원에 달했다.

이 피해액은 재산상의 직접적인 피해에 국한된 것으로, 피해 시설에 대한 유무형의 간접적인 손실과 물류 및 유통업계의 배송 지연, 선박 운항의 결항 및 지연, 해양관광 감소 등에 따른 매출액 감소, 수산물의 가격 상승, 기후 상승과 해양산성화에 따른 바다생태계의 영향 등을 감안할 경우 기상이변으로 인한 해양 분야의 피해 규모는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는 사회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기상이변을 새로운 성장 동력원으로 확충하려는 노력들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기상분야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NOAA(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 국립해양대기청)가 중심이 되어 기상정보를 민간에 제공하고 산업을 육성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 기상산업 시장규모는 2010년 기준 약 9조 원으로 2006년 2조 원에 비해 4.5배 증가했다. 일본의 시장규모는 2009년 기준 3913억 원에 이른다.

우리나라도 기상산업의 지원 및 육성과 기상산업의 발전 기반을 조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9년 ‘기상산업진흥법’을 제정했다. 이어 2010년 11월에는 지식경제부·농촌진흥청·산림청·중소기업청·기상청 등이 참여해「기상산업진흥 기본계획(‘11~’15)」을 수립해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기상산업 규모도 크게 증가했는데,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이 발표한 기상사업자 및 기상관련 유관기관의 2011년 국내 기상산업의 시장규모는 2010년 644억 원에 비해 66% 증가한 1069억 원이다. 이 중 기상서비스 분야는 117억 원, 기상장비 분야는 787억 원, 기타 기상산업 분야는 165억 원에 이른다. 2011년 기준 기상사업체는 120개사로 2만754명이 종사하고 있다.

기상과 기후의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원천이 바다이자 해양산업은 이에 민감한 산업이다. 우리나라의 국부 또한 해양을 통해 증진되고 있다. 하지만 농업과 산림에 비해 해양은 국가의 기상산업 진흥을 마련하는 자리에서 조차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초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자성이 필요하다.

기상은 조선, 항만, 해운·물류, 해양환경 및 해상안전, 수산, 해양관광 및 레저, 해양자원 및 해양플랜트, 국방, 해양관측 및 장비, 보험 및 금융, 미디어 등 해양산업에서도 그 활용가치와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분야이다. 하지만 기상 정보를 해양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사례는 미진하다. 조선분야의 경우 선박 건조 공정에 기상정보를 활용해 생산 경비를 절감하고 있다.

해운·물류 산업에서도 기상 정보를 활용해 항해 안전을 확보하고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해양기상장비와 시스템 개발은 대체로 국가연구개발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산업화 잠재력이 높은 고부가가치의 해양기상정보 산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제 잠들어 있는 해양기상산업을 흔들어 깨워야 할 때이다.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으로 인한 위기를 해양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양기상에 대한 산업적 인식을 높이고 활용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 무엇보다도 국가 해양 정책에서 해양기상이 가지는 위상을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가의 기상산업 진흥 계획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해양기상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해양기상산업 육성 계획의 수립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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