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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티에리 마리아니 프랑스 교통부장관
인터뷰/티에리 마리아니 프랑스 교통부장관
  • 임준혁
  • 승인 2012.03.20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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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민영화 이후 생산성 18~32% 정도 향상”
프랑스 정부가 1년 전 주도한 자국 항만정책 개혁은 프랑스 항만의 구조와 운영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프랑스 항만들이 항만 이용자들에게 더 효율적이고 현대적이면서도 신뢰받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만들었다.

티에리 마리아니(Thierry Mariani) 프랑스 교통부 장관이 지난 3월 14일부터 20일까지 이러한 자국 정부의 항만 생산성 향상 및 항만구조 경쟁력을 홍보하고자 극동 지역 항만의 릴레이 투어에 나섰다. 중국의 선전항과 홍콩항을 방문하고 방한한 티에리 마리아니 장관은 지난 17일 인천항을 둘러본 뒤 당일 저녁 서울 노보텔 앰버서더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영화 과정을 거친 후 달라진 프랑스 항만의 현황과 향후 고객 유치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티에리 마리아니 교통부 장관과 동행한 대표단은 모두 15명. 수행단 가운데에는 이브 포조 디보르고 상원의원과 크리스틴 카보 됭케르크항 사장 장-피에르 샬뤼 낭트-생 나제르항 사장, 장 클로드 테리에 마르세이유항 사장, 에르베 마르텔 파리항 사장, 프랑스와 술래 드 브뤼지에르 프랑스 항만협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17일 저녁 기자간담회 후 이튿날인 18일 오전 부산항을 방문한 후 다음 순방국인 일본으로 이동했다. 일본에서 동경항 등
을 방문한 방문단 일행은 20일까지 동북아 주요 항만을 모두 둘러보고 각 방문지별 해양교통 전문가와 기업인, 항만당국자들과 미팅을 가졌다.

17일 저녁 서울에서의 기자간담회에서 마리아니 장관은 “2011년 프랑스 항만의 전체 물동량은 3억6000만 톤에 달한다”며 의 “단순히 항만의 물동량이 늘어난 것 뿐만 아니라 멀티 모달(Multi Modal) 쉬프트 운송에 있어서도 유럽 어느 국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유럽의 게이트웨이(Gateway)”라고 밝혔다.

2년여 전만 해도 항만은 공공사업이었으나 정부 주도로 경영․운영 부문의 민영화가 이뤄졌다. 이 결과 강성노조가 해체됐고, 생산성이 향상됐으며 폐쇄적인 항만 거버넌스가 개방됐다는 것.

프랑스 항만의 경쟁우위 요소에 따르면 민영화 과정을 거치면서 통관 절차가 간소화․전자화됐다. 프랑스 항만에서 통관되는 화물의 98%가 6~7분 정도의 소요 시간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 세관과 유럽 세관이 연계되면서 프랑스로 오는 화물들뿐만 아니라 유럽 다른 국가로 향하는 화물들중에서 프랑스 항만에 기항하게 되면 여기서 모든 절차를 다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프랑스 항만은 상당히 큰 진전을 보였다. 폐기물 처리는 대형 항만에서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하천․철도 수송망과 연계가 잘 되면서 트럭킹 운송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 항만의 또다른 이점은 부두와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새로운 물류 시설단지를 지을 수 있는 가용 면적이 넓다는 데 있다. 다른 항만에서 발견되는 체선․체화 현상이 프랑스에선 찾아볼 수 없다. 이에 유럽 다른 국가에 진출하기 위해서 이제는 프랑스쪽으로 오는 화물 업자는 프랑스에서 화물을 양하해서 아시아쪽으로 보내고 싶어하는 화주들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

기자간담회에 배석한 주한 프랑스대사관 에마뉴엘 갸니아르 공보관은 “기존에는 부두에서 본선 하역작업 시 공무원이 담당했는데 민영화 과정을 거치면서 이러한 일을 민간기업(물류․하역사)에서 맡게 됐다”며 “또한 민영화 이전에는 노조에 가입해야만 항만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이제는 노조 가입 없이도 항만에서 일을 할 수 있어 항만 관련 취업시장이 많이 개방됐다”고 민영화의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마리아니 장관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항만 민영화 이후 생산성 향상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다면?
=“여기서 말하는 생산성은 인부들의 핸들링(작업)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1개의 컨테이너에 대해서 특정 인부수 대비 몇 개의 컨테이너를 작업할 수 있는가? 그것으로 생산성 향상을 따지는 것이다. (민영화 이후) 6개월이 경과된 시점에서 생산성이 18~32% 정도 향상됐다고 업계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이 가능해 진 이유는 부두에서의 장비와 인력을 재정비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럽의 게이트웨이라고 했는데 관건은 프랑스 항만을 통한 동유럽과의 접근성이다. 이탈리아 트리에스테나 북독일 항만과 비교했을 때 동유럽과의 접근성이 용이한 점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동유럽은 면적이 워낙 넓다. 우리 프랑스 항만을 통해 바다에 접하지 않은 내륙국가에 대한 접근성은 양호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피더링을 통해서 발틱해로의 접근성, 하천․철도 연계운송을 갖고 있는 측면에서 독일 항만과 동일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 특히 체코나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쪽으로의 접근성을 생각하면 프랑스 항만을 통한 접근성이 좋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물류기업이 연계운송에 제공하는 비용은 동일하거나 더 낮다고 생각한다. 생산성 대비 비용은 경쟁력이 확실히 있다. 르아브르항과 독일 사이에 철도 셔틀을 운행하고 있고 르아브르가 유럽의 관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리라 생각한다. 또한 프랑스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철도 셔틀도 운항중이다. 자동차 부품을 철송을 통해 러시아로 셔틀 운항하는데 1주일에 7번(하루 1번씩) 잇는 서비스를 운항 중이다. 그리고 다양한 수요가 있는 프랑스 북부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새로운 라인을 개통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 이렇게 정기적인 육상 연계운송 노선이 있기 때문에 해상운송에 대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는 곧 다른 항만과의 경쟁에서 경쟁 우위를 갖출 수 있는 기재 역할을 함을 의미한다. 트리에스테항이 아니라도 슬로베니아항의 경우 동유럽으로 갈 수 있는 노선이 짧지만 철도의 수송능력이 훨씬 떨어진다. 오히려 취약점이 될 수 있다.”

-항만을 통한 연계 운송시 비용이나 시간적 측면에서 한국 화주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듣고 싶다.
=“오히려 한국의 화주들이 프랑스 항만당국이나 물류 담당 기관에게 비용문의를 해 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국제 물류운송에 있어 거리나 시간은 하나의 팩트일 뿐이다. 만약에 비용이 좀 든다 하더라도 우수한 설비를 갖추고 있다면 비용절감이 꼭 전체 물류비 경쟁력을 좌우한다고만은 볼 수 없을 것이다. 만약에 비용이 거리에만 정비례한다면 우리는 아시아지역보다는 지중해 쪽에서 화주나 선사를 유치할 것이다. 하지만 비용뿐만 아니라 다른 팩터들이 분명 작용하고 있다. 아시아쪽에서 많은 화물들이 오가고 있고 우리는 국내 항만을 이용해 이를 경쟁력 있는 인터모덜 서비스로 제공하려 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녹색물류가 화두인데 프랑스의 진행사항은?
=“물류에 몸담다 보니 고객들의 녹색물류에 대한 니즈(Needs)가 높음을 알고 있다. 문제는 이들 기존의 온실가스 물류와 동일한 가격으로 녹색물류를 요구하고 있다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색물류를 실현하기 위한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곧 북유럽행 선박들에 한해 LNG 연료 사용이 의무화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수송비 부담으로 연계될 수 있다. 하지만 대형 선박의 사용이 보편화되면 물론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컨테이너선에서 사용하는 원료 소모량도 감소할 것이다. 파리와 프랑스 북부 지역을 잇는 운하의 폭을 넓히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120km 확장하는데 40억 유로를 투자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녹색물류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단시일내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차츰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카본 풋 프린트(Carbon Foot Print)는 많이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간단치 만은 않은 것이 대형 선박을 이용하면 대형 선박이 모든 항만에 기항하지 않고 더 적은 수의 항만에 기항한다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이른바 유럽지역 환적거점 항만에 보다 많은 대형 컨테이너선이 운항할 것이다. 이 경우 피더항만을 포함한 전체 카본 풋 프린트는 줄어들겠지만 해당 항만(환적 거점항만)의 카본 풋 프린트는 늘어날 것이란 부작용이 우려된다.”

-르아브르항은 프랑스 최대 항만이다. 그만큼 포트 세일즈를 활발히 하는데 다른 프랑스 항만들의 마케팅 소식은 접하기 어렵다. 이들 항만의 포트세일즈 계획이 있다면?
=“컨테이너 항만으로 제일 큰 항만은 르아브르항이고, 총 톤수 기준 물동량은 1위는 마르세유항이다. 이들 주요 항만을 제외한 다른 프랑스 항만에 대해 소개하자면 지중해에 위치한 마르세유항은 최근 들어 컨테이너선 수용 능력(Capacity)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인천항과 비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마르세유항은 론강이 연결돼 있어 하천수송, 철도망 등 인터모달 쉬프트가 잘 발달해 중앙 유럽으로의 접근성이 좋다. 그리고 대서양 해안선을 따라 보르도, 라로시에, 낭트항 등 3개의 주요 항만이 있다. 이 3개 항만에서는 피더선을 통해 포도주, 꼬냑, 식료품 등을 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컨테이너처리 기준 1위인 르아브르항은 최근 루엉항과 파리항과 하나의 단일화 과정을 밟고 있다. 이런 통합 과정에서 르아브르항은 원스톱 샵(Onestop Shop)이란 의미로 자리매김 하게 될 것이다. 가장 북쪽에 위치한 됭케르크항은 동유럽과 철도 네트워크 및 연계 수송이 가능하다. 됭케르크항의 경우 인근 항만과의 경쟁이 심하다. 벨기에 앤트워프항과 100km,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과는 불과 150km 떨어진 곳에 자리해 있어 입지상 이들 항만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거대 경쟁 항만보다 메리트가 있다면 혼잡도, 체선율이 낮다는 데 있다. 또한 외국인 투자기업이 항만배후단지에 투자를 고려할 때 가용할 부지가 많은 것도 됭케르크항의 장점이다. 프랑스 항만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지리적으로 단일화 작업이 이뤄져서 내륙항만과 임해 항만이 연계돼 화물을 지능적으로 운송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내륙항만과의 연계성을 통해서 철도망과 하천수송망과 연계가 잘 되면 유럽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업체에 앞서 소개한 세관통관, 토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모든 항만들이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관심 있는 한국 수출입업체들은 프랑스 대사관에 문의하면 쉽게 프랑스 항만과 물류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아시아~유럽항로에는 최근 1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운항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메가캐리어의 운항에 대비해 프랑스 항만이 이들 대형 선박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는지 궁금하다.
=“현재 프랑스의 4개 항만에서 1만3800TEU급 선박의 접안이 가능하다. 르아브르항, 마르세유항, 됭케르크항, 낭트 셀라제르항 등에 초대형 선박의 접안이 가능한 부두를 이미 건설해 놓은 상태다. 선사들의 입장에서는 수심 15.5m를 유지하려면 흘수선 깊이뿐만 아니라 선박의 길이도 길어졌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선박의 총 연장 길이가 늘어난 만큼 부두도 그만큼 길이가 확장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4개 항만의 안벽 길이도 매가 캐리어의 그것과 일치하도록 확장공사를 마쳤다. 크레인 같은 경우 선박의 반대편에 있는 화물들을 하역할 수 있게끔 다시 만들어져야 하는 일련의 작업들이 현재 진행중이다. 차세대 하역장비의 개발 및 설치작업도 이에 발맞춰 이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머스크에서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차세대 초대형 메가캐리어인 1만8000TEU급 선박도 전술한 4개 항만에서 접안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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