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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사논단=항만 체증, 재발하는가?
해사논단=항만 체증, 재발하는가?
  • 해사신문
  • 승인 2005.03.16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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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체증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올해 초 권위 있는 물류전문지 JoC가 세계 해운항만 최고 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대부분이 이 같은 의견에 동조한 데 이에 최근 다수의 물류전문가들이 재발 가능성에 점차 무게를 두고 있다.

이른바 중국효과로 촉발된 해상물동량의 증가와 항만 처리시설의 부족, 항만 노무 공급체계의 불안정, 그리고 항만에서 내륙으로 이어지는 연계 수송 시스템의 미흡과 같은 문제점 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와중에서 중국발 화물이 지난해 보다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항만 적체의 중심지였던 미 서부 연안의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항만의 경우 재발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항만 당국은 이 같은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그 동안 항만 인프라 개선사업에 착수하고, 피어패스 제(PierPass)의 도입과 컨테이너 무료 장치기간의 단축뿐만 아니라 도심을 우회하는 운송 시스템의 가동 등 적체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거나 도입할 예정으로 있어 지난해와 같은 사태는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많이 호전됐는데도 선사들이 항만체증을 주장하는 것을 일종의 음모론으로 보고 있다. 화주와의 운임협상용 카드라는 주장이다.

문제는 항만당국의 주장과 달리 시행하기로 한 항만 체증 개선대책이 자꾸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근무시간이 지나(off peak time) 항만시설을 가동하는 이른바 PierPass제가 시스템 등의 문제로 6월부터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반응도 흘러나오고 있다.

또한 체증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무료 장치기간의 단축도 선사와 화주 등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당분간 시행이 어렵게 됐다. 컨테이너를 항만 밖으로 빼내는 트럭이 정상적으로 운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료장치기간을 하루 줄인다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항만체증이 다시 일어날 확률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따라서 선사와 화주 입장에서는 체증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를 미리 짜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선사는 태평양 서부 연안 항만 중에서 덜 붐비는 항만을 탄력적으로 활용하거나 파나마 운하 등을 경유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인프라 등을 따져 두어야 한다.

화주도 화물을 미리미리 실어 보내야 손실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항공운송수단을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일부 선사가 역사 속으로 퇴장하던 크레인 달린 선박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최재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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