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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한다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한다
  • 해사신문
  • 승인 2005.01.12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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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시황지수를 기준으로 볼 때 2004년은 역사상 최고의 호황기였다. 지난해 초 4761로 출발했던 건화물종합지수(BDI)가 12월6일 6208을 기록했으며, 컨테이너선의 HR용선지수도 지난해 1월7일의 1096에서 12월22일 1883에 도달할 때까지 끊임없이 상승했다.

이러한 해운호황을 맞아 외국의 주요 선사들은 수십 척씩 선박을 건조하는 등 과감한 확장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나, 우리 선사들은 대부분이 선대확장을 주저해왔다. 치솟기만 하는 해운경기가 언제 폭락할지 불안하기 때문에 선대 확충을 시도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 선사가 최근 중장기 낙관론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섬으로써 우리나라 해운업계가 뒤늦게 선대확충 바람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3년 이후의 시황논쟁에서 비관론자들이 제시하던 해운경기 반전시기가 당초의 2005년에서 2007년으로 미뤄지는 추세를 보이자 국내에서 낙관론이 은연중에 확산되는 추세이다.

특히 중장기 해운호황을 과감히 주장하는 선사는 예상 이상으로 커지고 있는 중국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내수시장 개방이 중국효과를 증폭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나라 해운산업은 사상 최대 흑자기록을 연속 갱신했다. 따라서 2005년에는 상당수 선사들이 해운경기 낙관론에 근거해서 공격적인 중장기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필자는 이러한 낙관론에 제동을 걸 의도는 없으나, 다만 위에서 지적된 낙관론의 근거가 이미 외국 선사들의 중장기 전략에 반영됐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이에 덧붙여 외국 선사들이 반영하지 못한 새로운 시황근거를 찾아내지 못한 채 뒤늦게 타사의 공격경영을 추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세계 해운시장에는 항상 새로운 수요와 공급 조건들이 도사리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과 브라질의 조선능력 확장은 공급측면의 새로운 조건이고,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항만적체는 해운시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새로운 수요조건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중국에 있던 공장이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자원보유국으로 이동한다면 해운시황이 새로운 양상으로 치달을 것이다. 이러한 미지의 시황조건을 남보다 빨리 엮어내는 것이 성공의 첩경이다. 중장기전략의 차별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격적 전략을 추진하려면 반드시 남이 생각지 못한 새로운 시황근거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2005년은 우리 선사들의 경영전략이 외국 선사와 차별화되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임종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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