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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에서 피우는 ‘교사의 꿈’
파출소에서 피우는 ‘교사의 꿈’
  • 윤보라
  • 승인 2006.10.19 0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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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선 순경, 매주 수요일 지역주민에 일본어 강의

매주 수요일 저녁, 통영해양경찰서의 홍지선 순경은 잠시 ‘홍 선생’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마전동 주민자치센터에서 한 시간 반 동안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일본어 기초문법과 회화, 일본문화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홍 순경의 학생들은 모두 14명. 20대부터 50대까지 어민, 주부, 회사원 등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이들은 신문에 난 모집 기사를 보고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 모여 들었다. ‘일본어 노래를 배우고 싶다’, ‘나중에 다같이 일본여행을 갔으면 좋겠다’, ‘일본의 음식문화를 배우고 싶다’ 등 관심사항도 다양하다.

일본어 특채를 통해 해경이 된 홍 순경은 “대학시절부터 일본어 선생님을 꿈꾸며 일본어를 전공했다”며 “대학시절 접었던 꿈을 매주 수요일마다 펼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일본어학원이 한 곳도 없는 거제지역이라 경찰관이 외국어학습동아리를 운영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덕분에 연합뉴스와 KBS 등 여러 언론매체에 소개되며 이 지역의 유명인사가 된 것.

외국어 특채로 입사한 해경들이 대부분 함정근무나 외사계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데 홍 순경처럼 외국어실력을 전혀 활용할 수 없는 파출소에 발령을 받으면 근무를 하다가 중도하차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홍 순경은 “처음에는 파출소 근무를 받아 걱정을 했지만 근무 석 달째에 접어들면서 현장감 넘치는 파출소 업무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또 “지역주민들과 교류하며 해양경찰의 자긍심을 스스로 높이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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