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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하팍로이드 새 동맹 '해운 지각변동'…머리 아파진 HMM
머스크·하팍로이드 새 동맹 '해운 지각변동'…머리 아파진 HMM
  • 해운산업팀
  • 승인 2024.01.1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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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주평 금준혁 기자 = 선복량 기준 세계 2위 컨테이너 해운사인 머스크(덴마크)와 5위 하팍로이드(독일)가 새로운 해운동맹을 구성하면서 글로벌 해운동맹의 지각변동이 본격화됐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011200)이 속한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는 하팍로이드의 이탈로 재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머스크와 하팍로이드는 지난 17일 '제미니 협력'으로 명명한 새 해운동맹을 내년 2월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해운 동맹은 과도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특정 항로에 정기 취항하는 선사끼리 운임, 운송 조건, 기타 영업의 여러 사항을 협정하는 동맹이다. 현재는 △1위 MSC와 2위 머스크의 '2M' △3위 CMA CGM(프랑스), 4위 코스코(중국), 6위 에버그린(대만)의 '오션 얼라이언스' △5위 하팍로이드, 7위 ONE(일본), 8위 HMM, 9위 양밍(대만)의 '디 얼라이언스' 등 3개의 글로벌 해운동맹이 운영 중이다.

지난해 1월 MSC와 머스크는 2025년 1월부터 2M을 해체하겠다고 예고했고, 이에 따라 글로벌 해운동맹의 재편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2M의 해체 배경으로는 △독자 운영이 가능한 수준의 MSC 선복량(500만 TEU 이상) △2M의 점유 확대에 따른 유럽연합(EU) 독점금지법 적용 가능성 △해운 역량 확대(MSC)와 종합 물류기업(머스크)이라는 영업전략의 차이 등이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발생한 막대한 수익으로 MSC는 공격적으로 중고 선박 매입과 신규 선박 발주에 나섰고 머스크는 육상 등 물류 사업 확장에 투자한 바 있다.

머스크는 마찬가지로 종합물류 회사로 도약하려는 목표를 가진 하팍로이드와 손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 동맹은 340만TEU를 수용할 수 있는 선박 290척으로 구성된다. 머스크가 60%, 하팍로이드가 나머지 40%를 배치한다.

HMM이 소속된 디 얼라이언스는 선복량이 가장 많은 하팍로이드가 이탈함에 따라 기존 물동량을 소화하기 어려워진 만큼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HMM 관계자는 "디 얼라이언스에서는 하팍로이드가 제일 큰 선사였기 때문에 선복량이 많이 줄게 된다"며 "얼라이언스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육상노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HMM 매각 민영화 대국민 검증 토론회'에서 "HMM의 경쟁력은 충분하다"면서도 "자기자본 조달이 튼튼하지 못한 하림이 HMM을 인수하면 화주로부터 외면받아 동맹 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호황이 끝나고 해운운임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MSC 주도로 2010년대 해운업계 치킨게임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5000포인트를 훌쩍 넘었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1000포인트 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다만 한 달 전부터 시작된 예멘 반군 공격으로 인한 홍해발 물류난으로 급등해 지난주에는 65주 만에 2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치킨게임은 머스크를 중심으로 지나치게 많은 선사의 수를 줄이겠다는 명확한 목표 아래 진행됐지만 지금은 글로벌 선사가 9개 수준으로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 "지금 선사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환경규제"라며 "차세대 연료를 무엇으로 할지에 따라 선박 교체에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갈 수 있는데 불확실한 상황에서 운임 경쟁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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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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