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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묶어둔 탄소, 저인망에 휩쓸려 연 3억7000만톤 방출
바다에 묶어둔 탄소, 저인망에 휩쓸려 연 3억7000만톤 방출
  • 해양환경팀
  • 승인 2024.01.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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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저인망 어업이 해저 탄소 퇴적물을 긁어내 기후위기를 가속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 미국 유타대학교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마린 사이언스'(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게재했다.

저인망 어업은 크고 무거운 어망을 늘어뜨린 채 바닥을 긁는 방식으로 행해진다. 일부 어업은 보잉 항공기 10개분만큼 큰 그물을 동원하기도 한다.

바다에는 녹조류의 광합성, 생물의 사체 및 유기물의 침강 등으로 탄소 퇴적물이 쌓인다. 1만제곱미터(㎡)당 약 66톤(t)의 탄소 퇴적물이 쌓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해양 생태계에 흡수되는 탄소는 '블루 카본'으로 불리는데 지구의 주요 탄소 흡수원으로 여겨진다. 해양 퇴적물은 블루 카본 후보군 중 하나다.

거대 저인망은 해저 퇴적물을 긁어내며 저장된 탄소를 바닷물에 녹인다. 녹아든 탄소는 시간이 흘러 이산화탄소로 바뀌어 대기로 방출된다.

연구팀은 1996~2020년 사이 전세계의 저인망 어선 활동 데이터를 활용해 해당 활동에서 탄소가 얼마나 대기로 방출될지 계산했다.

분석 결과 저인망 어업의 탄소 배출 효과는 연간 3억7000만톤에 육박했다. 우리나라의 2021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억7000만톤인데 그 절반 수준이다. 전세계 항공 산업의 배출량과 비슷하다. 약 400만척 어업 선단 배출량과 비교하면 두배다.

이렇게 물에 녹아든 이산화탄소의 55~60%는 10년 내로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이 현상은 동중국해, 발트해, 북해, 그린란드해에서 특히 심각하다고 분석됐다.

대기 중에 풀려나지 않고 물에 잔존한 이산화탄소도 해양 산성화라는 부가 피해를 일으킨다.

해양이 산성화되면 해양 생물의 면역 및 대사에 악영향을 미친다.

한편 탄소배출과 별개로 저인망 어업은 해양생물의 서식지를 황폐화시키는 원인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2월 유럽연합(EU)은 '지속 가능한 어업 패키지'를 통해 2030년까지 모든 해양보호구역(MPA)에서 저인망 어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선포했다.

개빈 슈미트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장은 "저인망 어업은 탄소배출 뿐 아니라 생물 다양성과 지속성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며 이를 해결할 정책적 노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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