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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부산지역 조선업체 경영난으로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
한국은행 "부산지역 조선업체 경영난으로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
  • 부산취재팀
  • 승인 2023.12.2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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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조선 전경
대선조선 전경

 

부산지역의 중형 조선업체인 대선조선이 경영난으로 워크아웃 절차가 개시되면서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지난 12월 26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중 부울경 동남권경제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에서 "부산지역 주요 조선사 중 하나인 대선조선의 워크아웃 절차가 개시됨에 따라 지역 조선업체들의 경영난이 재현되고 이로 인해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클락슨 발표를 인용해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HJ중공업과 대선조선 2개사는 부산지역에서 2020년 이후 계약된 신조선 건조물량의 99.1%(상업용선박, CGT기준)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은 2010년 초중반부터 장기간 경영난을 겪어오다 2020~2021년경에야 경영정상화가 이루어졌다. 경영정상화가 이루어진지 3년도 지나지 않은 대선조선에 대해 워크아웃이 개시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1월 현재 부산지역 주요 두 조선사의 수주잔량을 보면 과거(2017~2019년 평균) 대비 두 배가 넘는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같은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업황 부진보다는 업계의 계약 관행, 선수금환급보증(Refund Guarantee) 한도 부족, 인력난 및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을 지목했다.

첫째로 업계 계약 관행상 선박건조에 대한 대금지급이 선박 인도시점에 몰려있다는 점이 자금난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중소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통상 수주부터 인도까지 2년 내외의 기간이 소요된다. 건조 대금은 건조 기간 동안 수차례 나뉘어 지급된다. 부산지역 조선업체들의 경우 선박 최종 인도 시점에 지급 비중이 높은 헤비테일(Heavy Tail) 방식이 계약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어 자금 사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는 것.

둘째로 선수금환급보증 한도 소진도 자금조달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무상황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부산지역 조선업체들은 대형 조선사들에 비해 신규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셋째로 수익성 악화가 지적되고 있다. 2021년 이후 인력 부족현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확대되었고, 원자재 가격도 상승하였다. 이로 인해 현금흐름이 제약되고 자금난을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업 종사인력은 2014년 20.3만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장기 불황 및 대규모 구조조정 등으로 2022년 11월 9.5만명 수준까지 감소했다. 선박용 강판가격(steel ship plate, $/ton)은 2020년 4/4분기 696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22년 1/4분기에 998을 기록했다. 2022년 3/4분기부터는 다소 하락하였으나 현재까지 850 내외의 높은 수준에서 등락하는 모습이다(클락슨).

보고서는 "이러한 지역 조선사들의 자금난은 선박 생산 차질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이후 수주하여 건조가 진행 중인 선박들의 경우 최초 공시되었던 인도일에 비해 HJ중공업이 평균 0.9개월, 대선조선이 평균 5.4개월 가량 예정 인도일이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고서는 "부산경제에서 조선 관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업체들의 자금난이 지속될 경우 지역 경제 전반에 상당한 정도의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보고서는 "정부는 선수금환급보증 한도 확대, 인력수급 여건 개선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부산시 차원에서도 지역 중형조선사 대표들과의 면담 등을 통해 경영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 중"이라면서, "앞으로도 지역 조선사들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유관기관들간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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