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의 권리보호는 선원근로계약의 체결과 체결된 근로계약의 검토 및 평가 그리고 노사관계의 시작인 노동조합의 가입에서 첫 단추가 맞추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원의 승선 전 체결하는 선원근로계약서에는 승선하는 선박의 선명, 국적, 직책, 근로시간, 임금, 휴식시간, 유급휴가, 상병, 재해보상, 송환 등 중요한 계약 사항이 명시되어 있어 선원의 기본적 권리와 선원이 선주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는 지원과 선원이 제공해야 할 의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사항을 다룬 문서인 만큼 선원근로계약서의 면밀한 검토는 선원의 권리를 확인하고 부당한 근로 관계 등을 사전에 식별하여 이에 대처할 수 있게 하며, 이는 곧 선원 각 개인의 권리 보호로 이어진다.
또한, 우리 선원법에서는 선원근로계약을 체결한 선원이 선원근로계약서에 대한 자문을 필요로 할 경우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선원이 선원근로계약서 상의 내용을 명확히 이해할 수 없다면 전문가를 통해 선원근로계약서 내용에 대한 자문을 받는 것도 하나의 권리이며, 이는 더 큰 권리를 지키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다수의 선원들은 전문가의 자문을 구할 마땅한 권리를 인지하고 있지 못할 뿐더러 올바른 선원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신뢰를 가져 적극적인 자문을 구하려 하지 않는다.
또한, 선원근로계약을 승선에 필요한 형식적 요건으로 여겨 선원근로계약서상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확인이나 계약의 상세에 대한 숙지없이 서명란에 서명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필요시 사용할 수 있도록 선원근로계약서 중 1부를 사용자(회사-선주, 선원관리사업자)로부터 수령하여 보관하여야 하나 이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소극적 태도는 선원근로계약 해지가 원만히 이루지지 않거나 상병 처리 등과 같은 분쟁이 발생했을 때 선원들이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만든다.
또한 선원근로계약서 상 노동조합 가입 및 노동조합회비(조합비) 자동납부 조항이 있음에도 당해 내용에 대한 확인을 거치지 않고 서명을 함으로써 자신의 노동조합 가입 여부나 조합비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조합비를 Check off
당하는 현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사용자 또는 사용자 대리인이 선원과 체결하는 선원근로계약의 현장에서 노동조합 자동 가입 및 조합비 자동 납부 조항이 부칙으로 포함된 선원근로계약서를 선원에게 작성토록 하는 것(사용자가 특정노동조합에 가입을 권유, 유도하는 행위)은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원들의 면밀한 검토없이 선원근로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습관적 행위와 선원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무관심은 부당한 계약 체결의 일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선원의 기본적 권리 보장은 선원 스스로의 노력(근로계약에 대한 관심과 검토, 노동조합에 대한 자발적 참여)에서 비롯된다할 것이므로 선원은 선원근로계약의 체결 과정 중 선원근로계약서 상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해가 부족할 경우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하며, 노동조합 가입 역시 선원근로계약 체결 이후 선원 스스로가 선택함으로써 추후 논쟁의 발생시, 법을 위반한 부당한 조항에 대한 정정을 요구하여 선원 개인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본 기고는 해사신문의 공식견해와는 다를 수 있음을 고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