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1-05-08 16:23 (토)
다국적기업 스톨트탱커 '갑질'…영세 수리조선업계 '울분'
다국적기업 스톨트탱커 '갑질'…영세 수리조선업계 '울분'
  • 해운산업팀
  • 승인 2021.04.30 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의 견적서 들이밀고 수리비 후려치며 업계 압박
주무부처 해수부는 "수리비는 업계 문제" 책임 회피

 

경남 통영에서 선박수리를 조건으로 불개항장 기항 허가를 받은 다국적기업인 네덜란드 스톨트탱커사의 '스톨트그로이랜드'호(본지 홈페이지 3월 30일자 기사 참조)가 선박의 수리와 관련한 계획서를 당국에 제출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며, 수리조선업계에 갑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스톨트탱커사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행정조치를 단행하지 않고 오히려 수리조선업계에 그 책임을 전가하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수리조선업계에 따르면 스톨트탱커사는 스톨트그로이랜드호의 선박수리와 관련해, 수리조선업계에 중국에서의 수리견적서를 들이밀며 수리비용을 인하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인 스톨트탱커사가 영세한 한국의 수리조선업계를 상대로 경쟁을 부추기며 중국과 같은 비용의 계약을 강요하는 것은 흡사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수리조선업계가 단독으로 다국적기업을 상대로 바게닝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수리조선업계의 설명에 따르면, 스톨트탱커사는 이번 스톨트그로이랜드호의 수리 이전에도 선주사의 지위를 이용하여 수리조선업체에 대해 기간을 늦추는가 하면, 수리조선업체간 경쟁을 부추겨서 수리비용을 후려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심지어, 수리계약 이후에도 하자를 핑계 삼아서 영세한 수리업체에 대해 계약을 파기하는 등 갑질을 하기로 악명도 높다고 한다.

스톨트탱커사는 현재 스톨트그로이랜드호에 대한 폐기물작업을 통영 안정산단의 HSG성동조선 부두에서 진행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난달 스톨트탱커사가 폐기물을 처리하고 수리는 중국에서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퍼부었었다. 불개항장 허가 조건을 보면 이 선박은 통영에서 수리를 해야만 한다. 본지에서도 이같은 스톨트탱커사의 처사를 지적한 바 있다(본지 홈페이지 3월 30일자 참조).

이같은 '먹튀 논란'과 비난이 언론에서 나오면서 스톨트탱커사는 수리를 통영에서 맡기기로 결정은 하면서도, 대신에 중국에서 수리비에 대한 견적서를 받아서 이 가격으로 우리 수리조선업계에 수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리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수리비는 30% 가량 차이가 난다.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 발생과 수리에 대한 기술력을 포함하면 한국에서의 수리비가 중국과 비교해서 높은 것이 사실이다. 스톨트탱커사는 이같은 중국과의 수리비 차이를 수리조선업체가 부담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수리조선업계 관계자는 "업체들끼지 경쟁을 부추기면서 값싼 수리비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차일피일 기한만 미루다보면 영세한 수리업체는 다국적기업의 횡포에 끌려갈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하소연을 했다.

이같은 다국적기업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는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 지자체가 나서야하지만, 강력한 행정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수리조선업계의 하소연이다.

불개항장 허가 조건을 보면, '출항 전 선박의 안전 및 해양환경 보호를 위하여 항해장비, 선박엔진, 해양오염 설비 등을 완벽하게 갖추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 이 허가 조건을 위반하면 '불개항장 기항허가를 취소할 수 있으며, 허가조건 위반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및 해양오염 사고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도 있다'고 명기되어 있다.

수리조선업계는 스톨트탱커사가 터무니 없는 비용을 요구하며 수리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허가 조건에 명시한대로 불개항장 기항허가를 연장하지 말고 취소하는 등 강력한 메시지를 스톨트탱커사에 전하고, 불법으로 기항할 경우에 고발 조치를 하는 등 강력한 행정적인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3월 말까지 기한을 주고 스톨트탱커사에 대해 대책마련을 요구한 상황이지만, 제대로된 답변이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톨트탱커사측이 수리비를 이유로 더디게 대응을 해오면서, 해양수산부는 이는 수리조선업계가 해결해야하는 문제라고 책임을 회피하는 행태도 보이고 있어 당국을 의지하던 업계의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리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수산부 장관 명의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여 업계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스톨트탱커사의 전략에 이리저리 끌려다닐 경우에는 지역경제의 손실은 물론이고, 정부의 안이한 대처에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의 우수한 수리조선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13년 12월에 발생한 '마리타임메이지'호의 사례를 제시하며 해양수산부의 노력을 촉구했다. 당시에 마리타임메이지호는 공해상에서 사고를 당해 수리를 조건으로 울산항에 입항하였지만, 선주가 잔여화물만 한국에서 처리하고 수리비가 싼 중국으로 출항하려고 했다, 하지만, 당시 해양수산부 등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 입항 허가조건을 준수토록 조치하고 부산의 감천항에 있는 오리엔트조선에서 완전 수리를 받도록 조치한 바 있다.

한편, 지역 정치권과 환경부문 시민단체 등도 이같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 책임 소재를 밝혀서, 책임자 처벌 및 유사 사태 방지를 촉구할 것으로 보이면서 이번 사태의 추이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