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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를 사지로 내몰았나…젊은 해양경찰의 죽음
무엇이 그를 사지로 내몰았나…젊은 해양경찰의 죽음
  • 해양안전팀
  • 승인 2021.03.0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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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해경 A씨가 지난달 25일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그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고, 정신과에서 약을 처방받기도 했다. 통영경찰서는 자세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유가족 제공) 

지난 2월 25일 오전 10시쯤 경남 통영시 한 원룸에서 30대 해양경찰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결혼을 7개월여 앞두고 있던 통영해경 소속 경장 A씨(34)가 전출 18일만에 스스로 선택한 죽음이라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유족 측 주장은 “직장 내 갑질 호소”

일단 유가족 측은 A씨가 통영해양경찰서로 전출된 뒤부터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주장한다. A씨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을 여의고 21살이 되던 해에 해군 하사관으로 입대해 몸이 편찮으신 할머니를 돌보며 지냈다.

그는 제대 후 2014년 경북 포항에서 해양경찰에 임용됐다. 6년여 동안 포항해경에서 파출소 및 본서 근무를 하다가 고향인 경남 하동 인근으로 직장을 옮기려 했고 일단 거제 한 파출소로 2020년 2월 전근했다.

전근은 본인이 지원했고 점수를 충족해서 옮길 수 있었다고 한다.

거제에서 파출소에 근무했고 근무평가가 좋아서 지난 2월 8일 또 본인이 원하던 통영해경 형사 부서로 자리를 옮겼는데 18일만에 이 사달이 났다는 게 유족 측의 말이다.

지난달 12일에는 A씨가 인터넷 모 커뮤니티에 “지원해서 내근직으로 들어왔는데 일주일도 안돼 휴직내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계속해서 A씨는 주변에 “힘들다”는 말을 했고, 유족 측은 A씨가 심리적으로 굉장히 고통을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을 한다. A씨는 “왜 자리를 안 주는지 모르겠다, 투명인간 취급한다”는 등의 말을 유족 등에 했다.

실제 A씨는 지난달 18일 병가를 내고, 진주의 한 정신과를 찾아 약을 처방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발견된 당일 통영해경이 자택을 직접 찾아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주변을 수색하다가 문까지 따고 들어가 시신을 발견한 것도 의심스럽다는 취지로 전했다.

위계질서가 엄격한 군대에서도 버티고 제대 후 다른 지역에서 해양경찰로 무탈하게 근무를 했었던 A씨인데 통영해경 발령 후 직장 내 갑질을 읍소하고 생을 마감한 이유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A씨는 새로운 부임지에서 겪은 고충을 경찰관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토로했다. A씨는 "일주일도 안 됐는데 휴직내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힘들다"고 호소했다. 

 

 


◇통영해경 “저희도 답답, 경찰 수사 기다릴 수밖에”

반면 통영해경에서는 유족 측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통영해경의 한 형사는 A씨를 조용한 성격으로 기억했다. 애초 A씨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전혀 몰랐고 향후 내용을 알고 유가족을 만나려 했지만, 거부당했다고 토로했다.

“사무실안에서 자리도 없었다는 것과 다른 동료들의 커피를 타게 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회의 전에 A씨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는 사진도 있고, 내부 CCTV에는 직원들 대부분 자신이 커피를 타 마시는 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A씨가 여태껏 파출소 등에 근무하면서 경비정 등에서 근무를 했고, 형사계는 처음이다 보니 흐름을 익히게 하기 위해 관행대로 행정업무부터 맡겼다고 했다.

당시 관내 살인 및 127대양호 침몰 등 사건으로 통영해경 자체가 바쁠 때였지만, A씨는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없었고, 이를 자신만 소외받고 있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지난달 8일 발령받은 A씨가 다음날 반차인지 외출인지 반나절 자리를 비운 것을 감안했을 때 하루 정도나, 하루 반나절 정도 함께 일한 뒤 설날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점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씨 자택 문을 연 부분은, A씨가 지난달 18일 머리가 아파서 병원을 간다고 형사계 직원들에게 말해서 혹여 쓰러진 것은 아닌지 걱정해서라고 했다. 사건 전날 술을 마셨나 싶어 인근을 찾아다닌 것이고, 극단적 선택을 우려했다면 바닷가나 산을 찾아다녔을 것이라고도 달았다.

또 전임지였던 포항에서는 파출소에서 내근으로 올라와 한달만에 사직을 하려하자 장기 휴가를 보냈고, 휴가 후에도 다시 사직 의사를 밝혀 3개월만에 파출소로 돌려보낸 인사 기록이 있다며 “포항에서도 ‘사무실이 안 맞아 경비정으로 보내줬다’는 말을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의문점이 많다. 답답하다.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래 텃세 있는 통영해경?…경찰 “조사 중”

그러나 통영해경에서 근무를 하다가 다른 해경서·청으로 자리를 옮긴 다수의 직원들은 일부 텃세를 느낄 수 있다고 증언한다.

통영이나 제주, 남해 등 일부 지역에는 수산고등학교나 대학교가 있거나, 있었고 해당 졸업생들이 해경에 들어와 뭉친다는 것.

한 해경은 “통영에서는 3통 정도해야 명함을 내밀 수 있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3통은 통영초·통영중·통영고 졸업을 말한다.

이에 대해 통영경찰서 수사과장은 “법적으로 처리할 부분이 있는지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행정적으로 처리할 부분이 있으면 해경에 다시 넘겨 줄 것이고. 현재는 이것도 저것도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발견된 A씨의 메모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유에 대한 설명은 따로 없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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