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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선박 피랍사태 해결되나…동결자산 해제 가능성은
이란 선박 피랍사태 해결되나…동결자산 해제 가능성은
  • 해운산업팀
  • 승인 2021.02.24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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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현 이란 주재 한국 대사가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와 주테헤란 한국 대사관에서 만났다. (이란 정부 홈페이지 캡처)


한국과 이란 간 '동결자산 절차 합의'를 기점으로 한국케미호 억류 사태 해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과 이란 양국이 동결자산 절차에 합의하더라도 대(對) 이란 제재의 칼자루를 쥔 미국이 이를 승인해야 한다는 전제가 남아있다.

다만 조 바이든 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란 핵합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케이호 피랍사태와 이에 얽힌 동결자산 문제에 대해 이전과 같이 비관만 할 상황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韓과 동결자산 해제 합의"…외교부 "美 승인 필요"

이란 국영 통신사 IRNA는 22일(현지시간)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CBI) 총재가 테헤란 소재 주이란한국대사관에서 유정현 대사를 만나 한국 내에 동결돼 있는 이란 측 자금 일부를 해제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CBI도 이날 성명을 통해 "원하는 곳으로 자산을 어떻게 이전시킬지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다"며 "이전될 자산의 규모와 목적지 은행에 대한 CBI의 결정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단 한국 정부의 설명은 이란 측 주장과 '온도차'를 보였다. 사실상의 동결자금 해결을 위한 '청사진'에 합의한 것이지 실제 자금 송금 등이 이뤄질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절차적 합의는) 예를 들어 원화자금을 다른 곳으로 송금해준다고 하면, 어떤 은행을 통하고 환전은 어떻게 하고 상당히 복잡한 절차가 있다. 그런 것만을 합의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당장 동결 자산을 해제할 순 없다"며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당국자도 "실제 동결자금의 해제는 미국 등 유관국과의 협의를 통해 이뤄져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지난 2010년부터 이란 중앙은행(CBI) 명의로 한국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그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18년 5월 이란 핵합의(JCPOA) 탈퇴를 공식 선언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복원하면서 해당 계좌는 현재 동결된 상태다. 국내 은행에 묶여있는 이란 자금은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 수준이다.

그간 한국은 이란 내 동결자금 문제의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번번이 세컨더리보이콧(유관 3자제재)이라는 문턱에 부딪혀 왔다. 이란과 직접 거래하는 방식이 아닌 제3자를 거친 간접 거래도 제재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실질적 해법' 미국-이란 핵합의 복귀 여부 주시

현재로선 한국케미호 피랍사건과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동결자산 해제' 예외 승인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 이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 복귀 여부에 주목하게 된다. 미국의 이란 핵합의 복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미국의 예외 승인이 있어야 이란에 자금을 보낼 수 있는데 그리 간단치 않다"며 "전반적으로 2015년 핵합의 상황으로 돌아가야 자금 이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 양국은 각각 핵합의 준수와 제재 해제를 먼저 요구하며 기싸움 양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란은 일방적으로 합의를 탈퇴한 미국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고 있고, 미국은 기존 핵합의 외에도 지역질서 훼손과 탄도미사일 부분도 협상에 넣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줄다리기 형국이 지속되는 것을 두고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비관적으로만 결과를 예상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시설 사찰을 불허하겠다는 강수를 뒀었는데,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지난 20일 이란 현지로 날아가 '3개월 임시 허용'을 이란 측과 협의하며 사태를 봉합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핵합의 재개를 위한 외교의 창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란이 IAEA의 설득에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것은 대화의 여지를 남기며 시간도 벌었다는 관측이다.

또한 유럽연합(EU)이 핵합의 복원을 위해 비공식 회담을 요청하는 등의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지난달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한국케미선박 관리회사가 직원들과 취재진들로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해양오염을 이유로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 선사 측은 해양오염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1.1.5

 

 


◇한국케미호 나포 사태 해결 단초 될까

그간 외교가 안팎에서는 자산동결 해제가 한국 단독 결정으로 어렵다는 점을 이란이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란이 제재 해제를 위한 미국 설득 작업의 '중계인'으로 한국을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단 이란과 한국 간의 동결자산 해제에 대한 '큰 그림'의 합의가 이번에 이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한국케미호와 한국인 선장의 억류 해제의 가능성을 두고 기대감이 높아지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지난달 4일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환경오염'을 이유로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 정부는 실무대표단 파견과 외교부 1차관의 이란 방문 등을 통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 왔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이란은 지난 2일 한국케미호 선원 19명의 석방을 결정했다. 하지만 선장과 선박 억류 조치 결정은 견지했다. 사실상 '반쪽 석방'이었다.

특히 선박 관리를 위해서는 필수인력 13명이 필요하다. 이에 현재까지 19명 중 귀국한 인원은 한국인 국적 선원 1명뿐이다.

이란은 공식적인 나포 이유로 기름유출로 인한 환경오염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아직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국내 동결자산이 나포 이유일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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