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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최초의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지사장을 만나다
여성 최초의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지사장을 만나다
  • 해양안전팀
  • 승인 2020.11.18 14: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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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미 서울지사장, 40년 근무 마치는 내년 정년퇴직
고교 졸업 후 입사해 '여성 최초'로 지사장까지 승진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법 제정으로 지난해 7월 출범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사장 이연승)은 지난 1979년 '한국어선협회'로 출발해서 '한국선박안전기술원'(1998년), '선박검사기술협회'(1999년), '선박안전기술공단'(2007년)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선박안전관련 전문기술단체로 도약하고 있다.

40여년 동안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하 '공단')은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개발 등으로 '해상교통안전'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단의 역사를 직접 보고 함께 한 직원이 있다. 지난 1982년 입사해서 내년에 정년퇴직을 하는 최현미(崔賢美, 여, 59, 사진) 서울지사장이 그 주인공.

최현미 지사장은 1961년 인천에서 태어나 인천여상을 졸업하고 공단의 전신인 당시 한국어선협회에 들어와 내년에 40년의 근무를 마치고 공단을 떠나게 된다. 지난 4월 서울출장소에서 서울지사로 승격되면서 첫 지사장의 중임을 맡고 있는 최현미 지사장을 서울지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공단 내에서 '예쁜 누나'로 불리울 정도로 인기(?)가 높은 최 지사장은 "내년에 정년퇴직을 하면 20년 동안은 후회 없이 놀고 싶다"고 말했다. 공단에서 평생을 헌신한 자신에게 주는 선물인 셈이다.

지난 1982년 새내기 직원으로 출발해서 지금은 공단에서 가장 고참(?) 직원이 된 최 지사장은 검사원은 아니지만, 보직을 맡으면서 여성으로서는 '최초'라는 타이틀을 항상 달고 다닌다. 여성으로서는 공단 지사장을 처음 맡은 최 이사장은 "서울지사의 출범과 함께 지사장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서울지사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공단은 현재 조선해양분야의 전문가인 이연승 이사장 체재로 운영되면서, 남성 위주의 선박검사분야에 여성의 섬세함이 가미되면서 더욱 빛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연승 이사장이 검사원 출신이 아닌 행정원 출신으로 경영지원실장과 감사실장 등을 역임한 여성 출신의 최 지사장을 서울지사 첫 지사장으로 임명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이해된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있는 공단 서울지사 사무실에서 만난 최 지사장은 서울지사의 업무영역에 대해 "수도권은 물론이고 강원지역과 충북지역, 김포지역 등 넓은 지역에서 선박검사 고객들이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면을 비롯해 레저분야에서 선박검사 대상이 수천척에 달할 정도로 서울지사가 맡고 있는 업무는 타 지사에 비해서 비중이 높고, 고객을 찾아가는 영역도 가장 넓다.

최 지사장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선박검사 등에 애로사항이 많지만, 대고객 서비스 만족을 위해 서울지사 전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평과 가평, 충주 등 장거리로 검사에 나서고 있는 검사원들의 원활한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서 지사장으로서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최 지사장은 "우리 서울지사는 특히 수도권 지역의 내수면 여객선과 수상레저기구 검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얼마전에 발생한 헝가리 유람선 사고로 내수면의 유람선 안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지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단에서도 서울지사의 역할에 대해서 "내수면 유람선의 안전검사, 충돌·침몰 사고 등에 대비한 예방점검과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한강수계지역에서 수상레저기구의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년을 앞둔 상황에 대해  최 지사장은 섭섭한 마음과 홀가분한 마음이 교차하고 있다고 했다. 60년의 삶을 살아오면서 공단에서 보낸 기간만 40년에 이른다. 20대에 입사한 직장을 마지막 직장으로 마무리한다는 생각에 섭섭한 마음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최 지사장은 "공단의 역사와 함께 해 온 것에 대해 자부심도 느끼지만 가장 오랜 기간 근무한 직원으로서의 책임감도 컸다"면서, "지난해 공단법 제정과 이로 인한 공단 출범으로 감회가 남달랐다"고 소회를 전했다.

사회의 첫 발을 내딛기 위해서 당시 들어가기 어렵기로 소문난 인천여상을 졸업한 최 이사장은 "1982년 이전에 입사한 직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단에서 가장 오랜 기간 근무한 자신에게 가하는 '채찍질'로 이해되는 부분이다. 후배 직원들에게 더욱 모범이 되는 선배 직원으로서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의미이다.

최 지사장은 "직장을 다니는 낙과 재미에 빠져서 결혼도 하지 못했다"고 웃어넘겼다. 얼마나 자신의 직장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지 이 한마디로 대변이 되는 부분이다. "여성 최초의 지사장이라는 이유로 능력도 없는데 언론에 나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는 말도 꺼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갈고닦는 일에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

최 지사장은 펜을 다시잡고 공부를 시작해서 지난 2012년 호원대학교 무역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바로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에 들어가 학업을 이어갔다. 업무가 과중하기로 소문난 공단 경영지원실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는 저력을 보여준 것이다. 최 이사장은 "성취감을 많이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최 지사장은 은퇴 이후의 계획에 대해 "앞으로 20년 동안은 무조건 놀기만 하겠다.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겠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동안 고생하고 노력한 자신에게 앞으로 미리 '20년권 무조건 놀기쿠폰'을 주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무조건 20년을 놀겠다는 최 지사장의 얼굴에 정말 화색이 돌았다.  

그동안 공단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일에 대해서도 "제가 맡은 업무의 대부분이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지원업무"라면서, "공정하게 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특별하게 의미 있는 답변은 아니지만 은퇴를 앞두고 자신이 오랜 기간 문제 없이 근무한 이유로서는 결코 평범한 답변은 아니다. 공단의 역대 기관장들 대부분이 그녀를 거쳐(?) 무사히 기관장의 임무를 마쳤다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최 지사장은 "앞으로 서울지사의 업무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로 인한 어려움이 보다 많아지겠지만 지사장으로서 더 꼼꼼히 챙겨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녀는 "함께 고생하고 함께 웃고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함께 한 공단의 모든 동료들에게 항상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도 전했다.

경험해보지는 않았지만 여성으로 선박검사기관에서 일하면서 항상 '여성 최초'라는 이름표를 다는 것은 그리 호락호락한 상황은 아닐 듯 싶다. 주변의 관심도 높을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한 자신과의 싸움도 만만치가 않을 것이다. 40년 동안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내년에 공단을 떠나는 최현미 지사장의 또 다른 삶을 응원하고 싶은 이유를 생각해본다. 특별히 부각되지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사람에게 보내는 박수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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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키베츠 2020-11-19 10:35:12
좋은 기사네요 (그녀는 멋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