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4-04-20 13:39 (토)
"선박에 갇힌지 1년이 넘었다…선원이 범죄자냐"
"선박에 갇힌지 1년이 넘었다…선원이 범죄자냐"
  • 해운산업팀
  • 승인 2020.11.11 14: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륙 못해 감옥생활과 마찬가지, 위기에 내몰린 선원들
선원노동계 "산업역군 대한민국 선원들이 범죄자냐" 울분
상륙조건 까다로와 피로도 급증, 선원직 회피 현상도 감지
육상근로자 비해 가혹한 방역정책으로 선원들 불만 '폭발'
행정편의주의가 만든 방역지침으로 해운산업까지 위기 봉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선원의 선박 입출입(상륙) 절차 개선 방안> 좌담회 개최

선원들이 사실상 선박에 감금(?)되면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현재 선상생활은 '감옥생활'이나 똑같다는 주장이다. 선원들은 "우리가 범죄자냐"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국내 항만에서 조차 상륙이 까다로워 연근해항로를 운항하는 선원 중에는 1년 6개월이나 육지를 밟지 못한 선원들도 있다. 안전사고 위험은 물론이고 선원직에 대한 기피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방역당국과 주무부처는 행정 편의적인 사고와 정책만을 고집하면서 선원들의 고통은 외면받고 있다. 고통을 호소하며 이탈하는 선원들로 인해 자칫 해운산업의 근간마저 흔들릴 위기에 몰리고 있다.

본지에서는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선원들이 소속되어 있는 일부 노동조합 위원장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노조 위원장들은 "최소한 부상을 당한 선원들만이라도 제 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하소연 했다. 동료 선원들이 치료 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는 울분섞인 토로에 숙연함마저 감돌았다.

어떠한 문제인지, 해결책은 없는지,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글로 옮겨보았다. 의미가 퇴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들의 목소리에 대해 기사화 했음을 밝혀둔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선원의 선박입출입(상륙) 절차 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로 지난 9일 오후 본지가 주관한 좌담회에는 본지 윤여상 편집국장의 사회로, 김두영 SK해운노조위원장, 김수헌 대한해운노조위원장, 김종엽 SK해운노조조직부장, 김한석 흥아해운노조위원장, 윤기장 동진상선노조위원장, 정용현 동아탱커노조위원장, 정학희 천경해운노조위원장, 하성천 남성해운노조위원장(가나다순)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편집자주>

윤여상 해사신문 편집국장

<윤여상 해사신문 편집국장, 이하 윤여상 국장> 선원들이 상륙할 수 있는 권리 마저 외면당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국내에서 가장 방역을 잘하고 있는 선원들이 가장 강도 높은 방역을 강요받고 있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선원들에 대한 최강도의 방역규제로 현재 가장 애로점이 무엇인지 들어보고 싶다.

윤기장 동진상선노조 위원장
윤기장 동진상선노조 위원장

<윤기장 동진상선노조위원장, 이하 윤기장 위원장> 선원들에 대한 강도 높은 자가격리가 문제가 많다. 이 문제를 논하기 앞서 가장 큰 문제가 선원들의 부상이다. 다친 선원은 제 때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전혀 그런 조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출입국사무소의 허락을 겨우 얻어 부상당한 선원이 배에서 내려도 치료를 신속하게 받지 못한다. 부산에서는 부산대병원과 부산의료원이 지정되어 있다. 이 곳에서 수용능력이 안된다는 이유로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 단 한 차례도 치료를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 저희 조합원 중에서 최근 머리를 다쳐 배에서 내려 병원을 찾았지만 수용이 안된다는 이유로 다시 배로 돌아오는 일이 있었다. 최소한 다친 선원들은 지정한 병원에서만 치료해야 한다는 방역지침을 바꾸어야 한다. 자유롭게 병원에서 치료를 먼저 받게 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정용현 동아탱커노조 위원장
정용현 동아탱커노조 위원장

<정용현 동아탱커노조위원장, 이하 정용현 위원장> 그나마 선원노동계에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최근 일부 선원들이 자가격리가 완화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앞서 윤기장 위원장의 지적처럼 부상을 당한 선원들에 대한 대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선상에서 업무의 특성상 부상의 위험성이 높지만 방역당국의 행정 편의로 인해 부상을 당한 선원들의 안전 확보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가장 먼저 당국의 배려가 있어야 하는 부분이다. 육상에서 공장에 근무하는 근로자가 다치면 병원을 자유롭게 다닐 수가 없는지 묻고 싶다. 왜 선원만 이런 고통을 감내해야만 하는가.

김두영 SK해운노조 위원장
김두영 SK해운노조 위원장

<김두영 SK해운노조위원장, 이하 김두영 위원장> 우리 선원들은 스스로 능동감시를 통해 이제껏 단 한명도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만큼 우리 선원들 스스로가 심각성을 느끼고 방역지침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육상에서는 방역을 세부단계로 구분하여 관리하고 있다. 현재 그나마 완화되어 1단계로 방역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육상에서 확진자가 늘면 방역단계를 강화한다. 선상에서 일하는 우리 선원들에게도 육상에서와 같은 잣대를 적용시켜 줄 것을 요구한다.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선원들에게 강도 높은 방역을 강요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선원들에게도 체계적인 방역관리를 적용해서 육상에서와 마찬가지로 형평성을 주어야 한다. 선원들에게 취하고 있는 현재 조치는 선원들의 권익과 생활권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행정적인 편의만을 내세운 안일한 조치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조속히 육상에서와 같이 선원들에 대한 방역체계 관리시스템 수립을 촉구한다.

<윤여상 국장> 선원들에 대한 방역강화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선원의 특성과 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편의라는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구체적으로 왜 이러한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인지 살펴보았으면 한다.

<김두영 위원장> 선원들이 해외로 운항을 다니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아시다시피 현재 상황에서 전 세계 항만에서 선원들이 상륙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아예 외부와 접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연히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위험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방역도 엄격하게 지켜서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고 접촉도 전무한데 왜 이렇게까지 우리 선원들을 옥죄는지 묻고 싶다. 현재 어선과 내항선박에서는 방역의 강도가 그리 높지 않다. 하선이나 상륙이 비교적 자유롭다. 외항상선도 이런 어선과 내항선이나 같은 상황이다. 만약 다른 점이 있다면 한번 지적해 달라. 외국 항만으로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이같은 처우를 받는다는 것이 과연 이해를 할 수 있는 일인지 정부 관계자에게 따져 묻고 싶다.

<윤기장 위원장> 러시아 선원들의 감염 확산으로 인한 문제가 우리 선원들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을 전혀 모르고 하는 이야기이다. 상선과 어선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러시아 어선에서는 단체로 선실에서 잠을 자지만, 상선은 1인1실 구조로 집단 감염의 위험이 적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는 육상의 사무실이나 공장과 같다고 보시면 된다. 특히, 우리 상선선원에 대한 현장의 인식도 매우 좋다. 검역을 위해 승선하는 검역관이나 대리점 관계자들은 우리 상선선원들을 꺼리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 선원들이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킨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방역당국에서 알고나 있는지 되묻고 싶다.

<윤여상 국장>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선종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심지어 국내에서도 각 항만에 따라서 적용이 들쑥날쑥하다는 말도 나온다. 왜 이런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짚어보았으면 한다.

정학희 천경해운노조 위원장
정학희 천경해운노조 위원장

<정학희 천경해운노조위원장, 이하 정학희 위원장> 당국이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선종을 구분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이나 탱커선, 일부 벌크선들은 기존에 실시했던 능동감시로 전환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도 한일을 오가는 카페리선이나 일부 선종은 자가격리가 해제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항만에 입항할시에 항만 마다 그 적용이 다른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이 업무를 전담하는 담당공무원이 없다는 것이다. 당직자의 판단에 따라서 자가격리를 받기도 하고, 능동감시를 적용받기도 한다. 선원들 입장에서는 능동감시를 받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자칫 이러한 문제를 제기해서 그동안 능동감시를 받고 있는 항만에서 조차 방역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해본다. 하지만, 정확한 기준을 가지고 적용해야 선원들이 예측할 수 있다. 방역을 강화하고 있는 선종을 해제하고 방역 강도를 낮추어주기를 선원들은 바라고 있다.

<윤기장 위원장> 제너럴 카고에 대해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컨테이너선과 제너럴 카고가 과연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 이런 구별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음에도 이런 규제를 하고 있는 것이 선원들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조치다.

김한석 흥아해운노조 위원장
김한석 흥아해운노조 위원장

<김한석 흥아해운노조위원장, 이하 김한석 위원장> 자가격리를 해제하여 주려면 제발 깔끔하게 해주기를 바란다. 검체검사 음성 결과가 늦게 나와서 배가 출항해버리면 자가격리를 해야되고, 배가 출항하지 않고 기다려주면 격리를 면제해준다. 쉽게 말씀드려서 밤에 작업을 마치면 배를 빼서 닻을 내려야만 한다. 기상이 나빠 통선이 지연되면 음성에도 불구하고 자가격리를 해야만 한다. 이런 행정편의적인 절차가 과연 타당한가. 그 폐해가 고스란히 우리 선원들에게 전가되어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과연 정책당국자들은 알고나 있는 것인가.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면 당연히 격리조치를 받아들이겠지만 음성 결과로 격리 여부가 오락가락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에 대한 개선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윤여상 국장> 이번 좌담회의 키워드인 선원들의 상륙 문제를 본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선원들에게 '상륙'이라는 의미가 과연 무엇인지 들어보고, 현재 선원들의 상륙 상황은 어떤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하성천 남성해운노조 위원장
하성천 남성해운노조 위원장

<하성천 남성해운노조위원장, 이하 하성천 위원장> 선원들에게 정박지에서의 상륙은 '승선생활의 꽃'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선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단어이다. 각자 상륙하면 하는 일은 다를지라도 대부분 승선생활의 힘든 상황을 기항지의 상륙에서 해소하고 힘을 얻는다. 코로나19로 전세계 항만에서 상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선박에서 상륙을 못한다는 의미는 선박에서만 생활을 한다는 의미다. 우리 선원들이 '감옥생활'을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우리 선원들은 외국 항만에서는 외국인선원으로 상륙을 못하지만, 국내에서는 상륙을 자유롭게 하여 승선생활을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선원들의 상륙 조건을 강화하면서 선원들의 피로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급하게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고, 이번 좌담회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수헌 대한해운노조 위원장
김수헌 대한해운노조 위원장

<김수헌 대한해운노조위원장, 이하 김수헌 위원장> 선원들이 국내 항만에 기항하여 상륙을 하려면 선박의 작업 시간에 맞추어야만 한다. 선박이 머무르고 있는 동안에만 상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상륙해서 각자 일을 보고 복귀하는데 문제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상륙을 하려면 까다로운 지침을 지켜야하고 이로 인해 사실상 상륙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상륙을 하려면 우선 검체검사를 받아야 하고 이 음성결과를 제출하여야만 상륙 허가가 내려진다. 이 검체검사를 받는 것에 대해 절차적인 문제가 많다는 것이 선원들의 불만이다. 결론적으로 상륙을 못하면 선원들은 사실상 '감옥'이나 마찬가지인 '선박'에 갇혀있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선원들이 상륙을 대신하는 '가족방선제'나 '동승제'라는 방안이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이것도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선사에서 허용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실효성은 없다고 판단된다.

<윤여상 국장> 상륙을 위한 전제조건인 검체검사에 대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정용현 위원장> 코로나19로 인한 방역강화로 가장 시급한 문제가 응급 선원에 대한 신속한 치료이고, 다음이 검체결과를 합리적이고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현재 검체검사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결과가 나오려면 빨라야  8시간이다. 밤늦게 항만에 입항하면 다음날 오후에나 검체검사 결과가 나온다. 검역관이 밤에 나와서 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도 선박에서 작업시간을 고려하면 상륙은 꿈도 꾸지 못한다. 제 개인적으로 건의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각 지역에 선별진료소를 두고 있지만 위급한 선원들이 신속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권역별로 진료소를 지정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동해와 서해, 남해 등의 주요지역에 거점 진료소를 마련하여 위급한 선원들을 구해야 한다. 비용 등 제반사항은 차후에 선원계 등과 논의를 해도 늦지 않다. 우리 선원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아울러, 본선에 검역 키트를 제공하여 검사 결과를 빨리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

<윤기장 위원장> 육상에서는 모바일을 이용해서 출입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 우리 선원들도 모바일을 이용하면 검사결과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직접 사람이 방문해서 검사결과서를 받아 본선에 제출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 시간만도 두어시간이나 걸리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 왜 이러한 규제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선원들의 권익을 고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행정적인 편의을 따르다보니 이런 불합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모바일 이용 등으로 인해 신속한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조처해야 한다.

<윤여상 국장> 선원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면서 선박에 승선하는 다른 사람들은 방역이 허술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윤기장 위원장> 선박이 기항하면 도선사나 대리점, CIQ 관계자들이 배에 오른다. 하지만, 우리 선원들한테는 상륙도 못할 정도의 지침과 절차를 강요하면서, 이들에 대한 방역은 하지 않고 있다. 단지 육상에서 승선한다는 이유로 배에 오르면, 확진자로 밝혀질 경우 선박에 확산되는 것은 당연하다. 청정지역이나 마찬가지인 선박에 확산이 되어도 상관이 없다는 말인지 묻고 싶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선원들도 지침을 완화해야만 한다.

<윤여상 국장> 선원들이 상륙을 하지 못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자칫 선원직 기피 현상까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 실태가 어느 정도인지 듣고 싶다.

<김한석 위원장> 젊은 층들이 승선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규직 선원들은 휴가가 끝나면 배를 타려고 준비를 하지만, 비정규직 선원들은 하선하면 다시 승선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시 '감옥'으로 돌아가기 싫다는 것이다. 일부 선사에서는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것도 같지만, 심각성을 아직까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상륙이라도 편하게 해주면 이런 문제는 조금은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배를 타면 내리지 못한다고 한다면 누가 과연 배를 탈 생각을 하겠는가.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해결에 나서야만 해운산업에 미치는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하성천 위원장> 선박이라는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사실상 육상에서 확산이 되면 이를 막기가 어렵지만 선박은 이를 통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선박에서만 접촉을 차단하면 다른 곳으로의 확산 위험은 전무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러시아발 선원 문제와 외국을 자주 오간다는 편견만으로 말도 안되는 통제를 가하다보니 선원들의 불만도 나오고, 해운산업의 근간인 선원부족 문제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일등해기사가 부족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선원 통제로 지금은 선원 부족이 하위 직급의 해기사까지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앞서 위원장님 지적처럼 선원들에 대한 합리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정학희 위원장> 연근해항로에서 승선하는 선원들 중에서는 항차마다 상륙하는 것을 선호해서 이를 택한 선원들이 많다. 하지만, 현재 상황는 사실상 상륙이 어렵기 때문에 왜 연근해항로에 승선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원양항로로 가서 돈이나 더벌자는 젊은 층의 목소리도 듣고 있다. 상륙 제한으로 인해 길게는 1년6개월 가량을 선박에서 생활하는 선원들이 있다고 한다.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통제로 인한 장기승선이 어떤 결과로 나올지 당국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감옥에서 조차도 주기적으로 운동을 시켜주고 있는데, 지금 선상생활은 감옥생활보다 더하면 더했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제발 선원들의 목소리에 당국은 물론 선사에서도 귀를 기울여 줄 것을 호소하는 바이다.

<윤여상 국장> 현장에서 선원들의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고 들었다. 특히, 소속 조합원들이 노조 집행부에 해결을 촉구하고 있지만, 노조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이럴때 노·사·정의 협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김두영 위원장> 상륙을 못하면서 불기항하는 선박이 늘고 있고 선원교대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내 항만에 불기항하는 선박의 경우에 1년 이상 승선하는 선원이 늘고 있다. 6개월을 승선하고 하선해야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선사마다 차이기 있지만 이로 인해 장기승선을 유도하고 있고, 이로 인한 불균형으로 생활비 문제가 발생하는 한편, 선종별로도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선사에서는 정부의 방침만을 내세워서 선원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더욱 선원들에게 방역을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원들이 방역지침을 잘지키면 이를 완화하는 것이 당연하다. 선원교대와 상륙 등 선원들의 생활권 보장을 위해서 방역당국은 물론이고,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선원들의 고통을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언론의 공감대도 필요한 시점이다. 선원들의 입장에서 선원들의 목소리를 밖으로 전해주는 역할을 언론에 당부드린다.

<윤여상 국장> 자가격리 문제를 풀기 위해서 선원노동계가 "선원들은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부당함을 호소했다. 이번에는 '선원들은 범죄자가 아니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선원들의 상륙 문제를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 선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노동계가 단체행동도 불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도 된다. 해운산업 발전과 선원 권익을 조금이라도 고려한다면 오늘 제기된 선원들의 이야기에 귀을 기울여주기를 호소한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바다에서 파고와 싸우는 우리 선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이번 좌담회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해 실시하였음을 밝혀둡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