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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바다에서 富의 창조는 항만 개방으로 이루어진다
기고/ 바다에서 富의 창조는 항만 개방으로 이루어진다
  • 해사신문
  • 승인 2020.11.03 09: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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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사신문사 고문 이정수(JW해운주식회사 고문)

우리는 남북 분단시대에 살고 있다. 이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 바다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개방을 꺼려왔고, 개방이 늦어지며 각종 항만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고 개발 자체가 늦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은 더해지고 있다.

항내 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바다에 대한 육성이나 지원보다는 안보상의 이유로 규제를 강화해왔다. 화물 업무를 제외하고는 바다를 이용해서 적극적으로 부를 창조하는 것은 그동안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한 부산항의 부가가치 창출은 미미한 수준이다.

제조업은 규모가 큰 공장이 있어야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바다도 드넓은 해상과 다양한부두를 활용해야만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공장을 바다처럼 통제한다면 운영 자체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바다에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 도입이 필수이고, 이를 위해서는 바다에 대한 매립을 중단하고 부두를 다양하게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부두를 사용하고 싶어도 용도에 맞지 않고, 美 해군이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크루즈선 전용 부두라는 이유로 이용조차 못하고 있다. 정부나 부산항만공사(BPA)가 사실상 이를 방치하고 무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마저 든다.

우리나라에서 건조한 선박의 수리도 국내에서 하지 못하고 대부분 외국에서 나가서 돈을 지불한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수리 기술이 사장되고, 경쟁국인 싱가포르나 중국 등으로 전수되고 있지만 진지하게 이에 대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부산 외항에 10만톤(GT)급 선박이 정박할때 월 1억2550만원의 입항료와 정박료를 지불해야 한다. 전기·수도·난방·주차비가 포함된 부산 중앙동에 위치한 최고급 사무실의 평당 임대비보다 비싼 금액이지만 서비스의 질은 매우 떨어진다. 부두에 접안할 경우 월 2억14800만원을 지불하데 이는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사무실의 임대료와 비슷하다. 하지만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을 비교하는 것조차 무의미한 실정이다.

벙커링도 날씨가 여의치 않으면 장소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안정을 이유로 3~4일 정도 대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중량물인 선박부품은 외항에서 풍랑이 강하게 일면 선적조차 하지 못한다. 이용할 수 있는 부두가 없어 결국 부산에서 선적을 포기해야 한다.

선박이 항만에 정박을 하면 다양한 편의가 제공되어야 한다. 하지만, 부산항은 정박 후 선주에게는 여러가지 어려움만 있을 뿐이다. 용접 작업을 하면 불똥으로 바다가 오염될 수 있다며 규제가 강하고 지켜지지 않으면 벌금이 부과된다. 육지에서 불꽃놀이로 불똥이 바다에 떨어지지만 이를 규제하지는 않고 있다. 선원 교대도 외국 선주들이 부산에서의 교대를 매우 꺼린다. 대형 수리조선소도 없어 부산항을 회피하기도 한다. 정박 중인 선박를 매매하고 싶어도 규제와 장소 문제로 여의치가 않다. 통선을 이용하는 비용도 싱가포르 비행기 티켓보다 비싸다.

국내는 물론 외국 선주들이 부산항의 적극적인 사용을 꺼리고 있는 이유이다. 두바이, 로테르담, 싱가포르, 홍콩 등이 채택한 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선박회사에게 부과하는 각종 세금을 싱가포르식으로 운영하면 외국 선주들이 벌어들인 자금이 국내에 유입될 수 있다. 10년간 법인세 면제 혜택을 주고, 이후 법인세를 부과하면 된다. 이로 인한 외국 선주의 자금을 확보하면 남북경협시에 북한 항만 개발에도 사용할 수 있다. 여유 자금으로 일본처럼 자기자금 5~10%를 투입하면 선박 건조도 가능해져서 조선 1위국을 유지할 수도 있다.

이런 제안을 한다. 항계 앞 정박 중인 선박에 대해 무제한 무료로 정박을 허용해야 한다. 보안이라는 이유로 수리나 검사 등을 위해 입항하는 선박에 불편을 주어서는 안된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정당한 커미션도 인정해야 한다. 지중해식 계류시설을 확대시키고 접안시설을 대폭 확보하기 위해 매립을 중지해야 한다. 외국 선주를 위해 선원은 물론 가족까지 장기비자를 발부해야 한다. 해상매립지를 공원이나 아파트 부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국내외 선주들에게 각종 세금 편의를 제공하여 수출을 촉진시켜야 한다.

개방형 항만으로 전환하게 되면 별도의 자금 투입없이 1년 이내에 자연스럽게 부산항이 세계 최고의 글로벌 항만이 되고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는 도시가 된다. 하루라도 빨리 부산이 개방된 항만으로 변화한다면 국내 선주는 물론이고 외국 선주들도 부산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바다를 싱가포르처럼 개방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고 도입해야만 한다.

<*필자의 견해이므로 본지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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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섭 2023-04-28 10:24:49
대단하신 문필에 바다를사랑하시는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아습니다.
이사장님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