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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사신문
  • 승인 2004.06.0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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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선을 투입해 막힌 물류혈맥을 뚫어야

EU의 해상고속도로(sea motorway) 사업이 급진전되고 있다.

올 2월 프랑스 마르세유(Marseilles)항과 이탈리아 사보나(Savona)항 사이에 이 노선이 개설된 데 이어 최근 프랑스의 쉐브르(Chebourg)항이 북유럽 항만들과 연계운송망을 발표하는 등 해상고속도로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EU는 2007년까지 역내 해상고속도로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이 사업은 로로(ro-ro)선을 투입해 도로운송을 해상운송으로 대체하는 Modal Shift를 도모하고 있다. 이를 통해 EU는 해상운송을 기반으로 하는 복합운송체계를 구축해 물류비를 절감하고, 일관운송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동유럽 국가들이 EU에 가입함에 따라 로로선을 통한 복합물류서비스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EU의 역내 운송 활성화정책은 물류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차별화된 복합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로운송이 편중된 이유는 연안운송을 활성화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

우리나라는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연안운송의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수출입화물의 도로운송 비중이 80%를 넘고 있어 교통체증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도로운송이 편중된 이유는 연안운송을 활성화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연안컨테이너 항로의 기종점이라 할 수 있는 인천항과 부산항의 경우 연안 컨테이너선박이 이용할 수 있는 전용부두시설이 없다.

이에 따라 외항업체와 내항업체 간의 연계운송체계의 미비, 선박 대기시간의 과도한 발생과 번잡한 이중 하역과 같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하주들에게 연안항로를 이용해달라고 하는 것은 사실 연목구어나 다름없다.

이러한 문제점에 비춰 볼 때 EU가 역내항로에 로로선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로로선은 항만 하역시설이 없어도 선적 및 양하작업이 가능하다. 또한 컨테이너는 물론 일반 화물 등 다양한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

따라서 전용 컨테이너터미널이 없는 항만이나 하역시설이 미비한 지역에 로로선을 적절히 활용하면 수출입물류 흐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로로선을 투입하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내륙과 연안도서 간의 화물 운송도 촉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남북해운합의서가 체결됨에 따라 항로가 개방된 남북한 물자 수송에 로로선을 투입하는 경우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경우 항만시설과 내륙물류가 미비하기 때문에 컨테이너 선을 투입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육상교통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컨테이너선의 접안이 불가능한 지역에 로로선을 우선 투입하여 막힌 물류혈맥을 뚫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태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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