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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수익 안 난다고 접으라던 유럽노선…HMM 효자됐다
2년전 수익 안 난다고 접으라던 유럽노선…HMM 효자됐다
  • 해운산업팀
  • 승인 2020.10.0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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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 12호선인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호 모습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체결 2년이 지났으니 당장 적자폭을 줄여라"

HMM(옛 현대상선)이 2018년 4월 아시아·북유럽(AEX) 노선 서비스를 재개했을 때 불거졌던 목소리다. 기름값을 아껴도 적자가 불가피했던 AEX 노선을 겨냥한 말이다.

자금지원을 받았으니 수익부터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금융시각과 맞닿아 있다. 기간산업 생태계를 보지 않고 유동성 회수만 주장하다 한진해운을 파산으로 내몰았던 때의 논리와 비슷했다.

당시 HMM 적자를 전한 언론 보도들에는 혈세 낭비, AEX 노선 정리 등 댓글이 달렸고 일부 외신은 선대확대 방침에 미친 짓이라는 악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HMM은 근시안적 비난에도 묵묵히 AEX 서비스를 이어갔다. 유럽지역 영업망 유지·확대와 신규 화주 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에 뚝심을 발휘했다.

이같은 노력은 빛을 발했고 HMM은 흑자로 돌아섰다. 글로벌 해운운임 회복 영향이 크지만 화주 네트워크를 유지한 덕에 초대형 선박에 짐을 꽉 채울 수 있었다.

이제야 HMM을 향한 빈정거림은 쏙 들어갔고 국내 해운업 재건의 발판이 마련됐다는 기대가 나온다.

4일 HMM에 따르면 9월 기준 유휴선박 비율은 0%다. 글로벌 해운사 평균 유휴 선박 비율은 10% 내외인데 반해 HMM은 놀고 있는 선박이 없다.

선복량을 줄인 글로벌 해운사와 달리 HMM은 올해 선복량을 대폭 늘렸는데도 만선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 지난 4월부터 유럽 노선에 투입한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2척은 모두 만선으로 출항하는 퍼펙트 기록을 세웠다.

퍼펙트 기록이란 유럽에서 운영하는 12척 모두 만선으로 출항하는 것을 말한다.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HMM은 유럽 공동 노선 참여를 위해 단독으로 운영하던 AEX 서비스를 지난해 중지했다. 디 얼라이언스는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다. HMM과 함께 하팍로이드, 일본 원(ONE), 대만 양밍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AEX 서비스 중지에도 적자를 감수한 HMM 노력은 화주 신뢰회복을 이끌어냈고 디 얼라이언스와 공동 운영하는 유럽 노선의 짐을 모두 채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고진감래다. 선대확대 전 해상인력은 작은 배로 유럽 해로를 닦았다. 네덜란드와 독일 법인 등 육상에선 대형 선박 투입에 대비해 화주 계약을 늘리는데 총력을 다했다.

특히 기존 거래 글로벌 물류기업(포워더)들과 계약물량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춘 영업 전략이 주효했다.

저가 운임을 제시해 새로운 화주를 끌어 모으기보다 기존 대형 물류기업에게서 더 많은 물량을 받아내 보다 고수익의 화물을 채울 수 있었고 이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물론 HMM의 흑자전환은 오른 운임과 늘어난 물동량, 저유가 기조가 복합적으로 겹친 결과지만 선대확대 전 닦아놨던 화주 네트워크가 없었다면 2만4000TEU급 초대형 선박 투입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선박이 들어오면 기름값 등 동일한 고정비로 더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다"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일부 근시안적 비판에도 묵묵히 바닷길을 닦으면서 한진해운 파산 후 붕괴된 국내 해운산업 재건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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