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0-10-28 10:02 (수)
황호선 해양진흥공사 사장 “해운 연관업 공공성 확대…금융기능 강화”
황호선 해양진흥공사 사장 “해운 연관업 공공성 확대…금융기능 강화”
  • 해운산업팀
  • 승인 2020.09.30 1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해운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지만 전망을 비관하지는 않았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사람이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나 범위에 제약이 커졌지만 물자 이동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여객선사들이 주로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지만 화물을 운송하는 선사까지 도산 위기를 맞이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는 앞으로도 경기침체와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으로 해운업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놓은 상태라고 했다.

특히 황 사장은 해운업 뿐만 아니라 해운 연관산업 특히 조선기자재 업계와 상생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으로서 역할을 넓혀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지금까지는 대형 외항선사를 중심으로 지원을 쏟았지만 앞으로는 국내 연안선사, 중소선사까지 손길이 미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 사장은 "해운업 재건의 근본적인 목적은 공공성의 확보"라며 "국내 금융시장에서 생산적인 흐름이 가능하도록 공사가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사가 부산에 소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부 대신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해야할 소임이 있다는 것"이라며 "단순한 해운업 재건이 아니라 세계가 바라보는 한국의 해운업계 대외신인도를 개선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운업은 국가안보사업이고 무역의존도 70%가 넘는 우리나라 무역수송량의 99%를 책임지고 있다"며 "국가경쟁력 핵심사업인만큼 국민들의 애정과 성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1>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가 경쟁력 핵심사업인 해운업계의 위기 현황을 진단하고 현행법 개정을 통해 공공성 역할 확대를 도모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입장을 들어봤다.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장이 2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한국해양진흥공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9.29

 

 


다음은 황 사장과의 일문일답.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출범한지 만 2년이 넘었다. 그동안 어떤 성과를 이뤘나.

▶국내 선사의 경우 자금력이 부족하고 민간금융에서도 지원이 잘 이뤄지지 않다보니 경쟁력 있는 선박을 발주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들어선 이후 선사 적격담보를 통해 민간은행도 위험부담을 낮춰 투자할 수 있도록 보증했다. 특히 HMM(옛 현대상선)의 경우 세계에서 제일 큰 선박(2만4000톤급) 12척을 발주하게끔 만들었고 해운동맹가입을 지원해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HMM뿐 아니라 중소 선사들도 선박금융 투자보증사업을 통해 신형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해운업은 경기변동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경제위기에 자금 유동성이 부족해지면 수익성이 발생하는 선박이나 자산도 매각해야 한다. 이를 막기 위해 S&LB(매입후 재용선) 사업을 적극 추진해 왔다. 선사의 선박을 매입한 뒤 선사에 다시 빌려주면서 유동성을 키워주는 것이다. 그동안 S&LB사업을 통해 18개 선사를 대상으로 25척, 2876억원 상당을 지원했다. HMM의 경우 그동안 2조8034억원이 투입됐고 나머지 48개 대형·중소선사에도 1조4588억원이 지원됐다. 2018년 7월 공사가 설립된 이후 지난 6월까지 지원이 승인된 금액을 보면 4조2622억원에 달한다.

―초대사장에 취임하면서 해운업 재건을 1순위로 추진해왔다. 그동안 성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또 한계는 무엇인가.

▶국내 대표 원양선사인 HMM은 21분기 연속 적자가 이뤄졌지만 공사가 2조8034억원을 지원하고 산업은행이 2조원을 보태면서 5년만에 처음 흑자로 전환했다. 국적원양선사가 제대로 일어서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본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중소선사에 대한 지원은 아직까지 큰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HMM 경영 정상화에 역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중소선사에 대한 지원은 자본이 제한적이고 금융업계에도 위험 부담이 크다. 지금은 제한적 역할을 할 수 밖에 없고 이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그동안 해운업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지원할 것인지 여러가지 고민이 있었다. 보증사업은 선박과 항만 자산에 대해서만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컨테이너선 이외에도 5년, 10년단위 장기계약을 체결한 벌크선도 신용보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경기에 민감한 선사들이 급격한 경기악화에 쓰러지지 않도록 신용보증을 제공하고 대출이 이뤄지도록 도와야 하는데 보증 범위와 자본에 한계를 느꼈다. 이같은 의견을 기반으로 한 한국해양진흥공사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고 현재 논의 중이다.

―코로나19확산 장기화로 위기를 겪는 해운선사들도 많다. 자금 지원정책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의 이동은 제한적이지만 '물자이동'은 다르다. 주로 여객선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화물운송업에 있어서는 격심한 위기가 닥쳤다고 보지 않는다. 화물 운송과 여객을 동시에 운영하는 선사들은 어렵지만 도산할 정도는 아니다. 우선 대출이자 지원으로 예산 1500억원을 책정해뒀다. 공사가 자산을 은행에 넣어놓고 예치금 이자를 포기하는 대신 선사들이 대출하면 공사가 포기한 이자만큼 은행이 대신 차감해주는 방식이다. 예산 1500억원 가운데 750억원가량이 집행됐다.

S&LB 상환도 유예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될때까지 납부하지 않도록 유예할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선사가 선박을 발주할 때 선순위 금융조달이 있고 후순위 금융조달이 있는데 선박 후순위담보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코로나19 회사채발행 지원 프로그램(P-CBO)에도 공사가 370억원을 출연했고 신용보증기금이 2600억원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선사들을 위한 지원금도 예산 1000억원을 편성했다. 필요하다면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

―현재 해운업계 상황, 어떻게 판단하나.

▶원양선사의 경우 코로나19 이전보다도 훨씬 유리한 상황이 벌어졌다. 12년동안 해운 불황속에서 끊임없이 과점이 이뤄졌고 한진해운도 파산했다. 여러 선사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M&A(인수합병)가 끊임없이 이뤄졌다. HMM 수익성 전환에 결정적 도움을 준 요인이기도 하다. 북미시장의 경우 운임이 오히려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선복(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총량)조절 능력도 생겼다. 반대로 동남아,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은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운임이 지체된 상태로 물동량도 조금씩 떨어진다.

벌크선사는 2016년부터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소폭 하락했다. 컨테이너 선사도 한진해운 사태 이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되는 추세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5%가량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가치사슬이 재편되면 상품교역은 다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상품을 생산하면서 국제적 분업을 하던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공장이 셧다운되다보니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철수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려면 생각보다 오랜기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선사들을 위한 경영안정자금 지원도 길어질 것이다. 재정 건전성에는 무리가 없나.

▶재정은 열악한 편이다. 자본여력이 어렵지만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대한 선사들을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선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보증사업이 굉장히 중요하다. 자금여력이나 부채비율을 보면 아주 위험한 상황은 아니더라도 선제적으로 중소선사를 돕기에는 리스크도 크고 힘든 상태다. 하지만 정부가 가진 재정여건상 급격히 공사 자본을 확충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주어진 여건 안에서 해운선사를 최대한 지원하려 노력하는 중이다.

―최근 제21대 국회에 해양진흥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제출됐다. 대상과 보증범위는 물론 역할까지 확대됐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기대하나.

▶공사가 설립되고 2년 2개월정도 지났다. 그동안 주로 외항선사를 대상으로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국내 연안선사에 대해서도 지원이 필요하다. 열악한 재무환경에 처하거나 오래된 선박을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개정안 주요 내용은 공사의 금융기능 강화다. 현행법상 공사 보증범위는 해운항만 관련 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차입하는 채무보증에 국한됐다.

이번 개정안에는 신용보증과 계약이행 보증을 포함해 범위가 확대됐다. 다만 공사 재무 안정성을 감안해 신용보증은 대외 여건이 급격하게 나빠졌을 경우 예외적 상황에서만 허용한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해운항만산업에 대한 긴급지원업무가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또 보증범위가 확대되면서 보증상품이 다양해지고 민간 금융기관의 시장참여 유도는 물론 해양금융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역할은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코로나19 이후 사회는 불평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다. 시장경제로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고 공공의 역할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함께 인식한 것이다. 공사도 해운업 뿐만 아니라 해운 연관산업, 조선기자재도 간접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데 임금체불이나 부당해고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국내 금융시장의 생산적인 흐름에 대해서도 더 큰 역할이 필요하다. 공사가 부산에 있다는 것은 정부 대신 국토균형발전 역할을 위해 노력해야할 소임이 있다는 것이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상실한 대외신인도를 재건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해운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운업은 국가안보산업이다. 식량자급률은 50%를 밑도는 46.7%수준이다. 곡물은 그중에서 절반도 안되는 23.4%정도다. 반면 우리나라 무역의존도는 70%가 넘고 해운업은 국내 전체 무역수송량 가운데 99% 이상을 담당한다. 정부가 HMM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피력하고 공사가 2조원이 넘는 재원을 집어넣은 이유도 거기에 있다. 해운은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산업이고 대외경쟁력의 핵심인만큼 국민들께서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