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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0명→확진 44명' 러시아 선박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증상 0명→확진 44명' 러시아 선박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 부산취재팀
  • 승인 2020.07.3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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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감천항 전경


러시아 원양어선 페트로원호(PETR1, 7733톤)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선내격리 중이던 선원 12명이 추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선내에서 자가격리된 선원 관리가 '깜깜이' 상태로 방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페트로원호에서 추가 확진자가 계속해서 쏟아지자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선내 격리 중인 선원들을 임시생활시설로 옮기고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관리영역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9일 국립부산검역소에 따르면, 검역당국은 선내격리가 실시되고 있는 선박으로부터 일일상황을 매일 보고받고 있다.

보고에는 코로나19 증상 유무와 선내격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지 여부 등이 포함된다. 검역 당국은 유선을 통해 전해 듣는 보고에만 의지한 채 현장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거짓 보고가 올라와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셈이다.

앞서 페트로원호는 지난 8일 남외항을 통해 부산 신선대부두로 입항했다. 검역지침이 강화되기 전 입항한 선박이라 검역 당국은 당시 승선 검역만 실시했고, 선원 94명 전원은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없는 '무증상'이었다.

하지만 지난 23일 페트로원호에 승선했던 선박수리업체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면서, 검역 당국은 뒤늦게 선원에 대한 전수검사를 벌였다.

당시 3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62명의 선원이 선내 격리조치 됐다. 검역 당국은 전날(28일) 보고에서 격리 중인 선원 중 2명이 코로나19 증상이 있다는 말을 듣고 2차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날 또 다시 12명의 확진자가 추가됐다.

또 지난 23일에는 크론스타스키호(KRONSHTADTSKIY, 2461톤)에서 격리 중이던 선원 3명이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들 3명은 이전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고 선내에 격리 중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선내격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추가 감염자가 나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선내격리 시 1인1실이 원칙이며, 식사 역시 개인실에서만 이뤄져야 한다. 또 마스크 착용 등 개인방역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검역당국은 이 같은 준수사항을 담은 공문을 선내격리 조치 전 선원들에게 통보했었다.

하지만 실제 해당 준수사항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관리할 수는 없다는 것이 검역소의 설명이다.

한 검역소 관계자는 "외국인선원이 자가격리에 들어갈 경우, 지자체나 해수부의 시설에서 격리되는 것이 좋지만 격리시설 부족으로 선내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며 "매일매일 코로나19 증상 유무와 격리 상황 등을 보고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인력 부족과 선박이라는 특성상 24시간 동안 준수사항이 잘 지켜지는 지를 감시·감독할 수는 없다"며 "모든 인원에 대한 승·하선도 금지돼 있어 외부에서 인력 지원을 받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선내격리 중인 선원들이 격리 지침을 어긴 채 서로 간의 접촉이 이뤄진다고 해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셈이다. 특히 '입국'이 아닌 선내격리이기 때문에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설치가 의무사항도 아니다. 실제 앱을 설치한다고 해도 선박이라는 같은 공간에 있기 때문에 격리지 이탈을 확인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선내격리 중인 선원이 재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가 이어지자 관계당국은 페트로원호의 선원들을 옮길 임시생활시설을 알아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안병선 부산시 건강정책과장은 "선박 내 격리공간이 부족할 수 있고, 감염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시설격리를 하려고 내부논의 중이다"며 "격리 비용 등에 대해서는 선사 측과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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