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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항 50주년 부관훼리, 미래를 향한 항해는 계속 된다"
"취항 50주년 부관훼리, 미래를 향한 항해는 계속 된다"
  • 해운산업팀
  • 승인 2020.06.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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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관훼리의 미래 청사진, 김정호 총괄임원에게 듣는다
김정호 총괄임원

50년 전인 지난 1970년 6월 18일 저녁. 승객 234명과 자동차 30대를 실은 카페리선(페리 관부호)이 일본 시모노세키를 출항해 다음날인 19일 아침 부산에 입항했다. 1965년 한·일 양국이 국교를 회복하고 처음으로 카페리선이 취항한 역사적인 첫 날이다. 대한민국의 첫 국적카페리선사인 부관훼리가 뱃고동을 울린 첫 날이기도 하다.

본지는 지난 2010년 부관훼리 40주년 기념 특별인터뷰에 이어 올해도 50주년 기념 특별인터뷰를 가졌다. 아마도 국내에서 카페리선사의 40주년과 50주년을 동시에 취재한 것은 본지가 처음일 듯 싶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50년 동안 카페리선을 운항하고 있는 부관훼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 1985년 첫 직장으로 입사해 36년 동안 부관훼리에서 잔뼈가 굳은 김정호(金貞鎬) 총괄임원(COO, 최고운영책임자)을 만났다. 총괄임원이라는 직책이 낯설지만 부관훼리의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라고 한다. 김정호 총괄임원은 "부관훼리의 지난 역사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미래를 주목해 달라"고 했다. 지난 50년 동안의 역사 보다는 앞으로 부관훼리가 나아가야하는 비전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다. 다음은 김정호 총괄임원과의 대담을 인터뷰 형식으로 엮은 내용이다.

성희호
성희호

◆ 40주년 당시인 10년 전에는 영업현장을 누비던 영업부장으로 기억하고 있다. 현재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지 궁금하다. 부관훼리와의 인연도 알고 싶다..

교사를 꿈꾸던 20대 청년이 중위로 군에서 예편한 후 잠시라는 생각으로 첫 직장으로 입사한 곳이 바로 부관훼리다. 이 곳에서 지금까지 36년을 근무하고 있다. 말씀하셨다시피 10년 전에는 영업부장으로 근무하였으며, 10년 후인 지금은 회사의 관리와 영업을 총괄하는 임원직을 맡고 있다. 회사를 대표하여 50주년 인터뷰를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 회사에서 거의 막내격인 직원도 근무한지가 20년에 가까울 정도로 우리 직원들은 다른 회사에 비해 근무연수가 매우 높다. 직원들 대부분이 첫 직장으로 입사해서 평생직장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출중한 실력도 겸비하고 있다. 이들이 함께 있어 부관훼리가 역사적인 50주년을 맞은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임직원들과 협력업체, 고객인 화주분들, 그리고 유관기관 등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카페리선사는 물론이고 해운선사로서도 50년의 역사는 찾기 힘들다. 앞으로의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부관훼리가 지난 50년 동안 이룩한 업적도 들어보았으면 한다.

한-일 양국의 국교 회복 이후에 가진 경제각료회의에서 카페리 항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1969년 우리나라에서는 부관훼리가 설립되었고, 일본에서는 관부훼리가 설립되었다. 1970년 카페리선 1척(페리 관부호)의 운항을 시작으로 1983년에 '페리부관호'가 투입되면서 2척으로 데일리서비스를 개시했다.

1969년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에서 일본의 도쿄까지 '바다의 하이웨이'라는 꿈을 안고 사업에 나섰지만 적자에 허덕이는 등 고난도 많았다. 양국의 민간외교관 역할에 대한 칭찬도 있었지만, 양국의 관계에 따라서 부침도 많았다.

이러한 역할 때문인지 일각에서는 우리 부관훼리가 일본기업이라는 오해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 밝히자면 우리 부관훼리는 순수한 국적선사이다. 태극기를 달고 운항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카페리선사라는 점을 잊지 않으셨으면 한다.

2002년에는 한국의 국제카페리선사로서는 처음으로 국내 조선소인 현대미포조선에서 현재 운항하는 '성희호'를 건조했다. 창업주의 의지로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최초로 카페리선을 건조한 점도 국적선사로서의 책임감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국내 카페리선사로서 국내에 발주한 것은 우리가 최초라는 점을 다시 한번 밝히고 싶다.

토요타 자동차 하역
토요타 자동차 하역

◆ 양국 관계에 따라 부침이 많다고 하셨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와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선 여객이 심각한 수준이다. 전체 매출 중 여객의 비중이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20만명을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그 절반에 그쳤고 올해는 전무한 상황이라고 보셔도 될 것 같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간 무역분쟁과 노재팬의 영향으로 여객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올해 여객은 사실상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여객의 서비스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여행사를 통한 상품 이외에도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맞춤형 여행상품을 위해 우리 직원들이 일일이 현장을 찾고 있다. 자전거나 오토바이, 렌트카 등 취향에 맞는 여행정보를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으로 계획된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카페리선에 승선하는 순간부터 여행이 시작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해왔다.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부관훼리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금도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난 1970년부터 우리 서비스를 이용한 여객이 580만명에 육박한다. 그만큼 부관훼리의 서비스가 고객에게 어필한 입증된 결과로 평가하고 있다.

◆ 앞으로의 미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부관훼리의 미래에 대해 상세하고 듣고 싶다. 화물 창출과 관련한 내용을 먼저 묻고 싶다. 한중일 환적서비스를 강화하고, 동남아까지 확대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 1997년부터 한중일 환적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일본의 파트너사와 협력으로 한일 항로에서 유일하게 데일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가진 강점 중 하나다. 현재 우리는 한중 항로에 취항하는 모든 카페리선사와 거래를 하고 있다. 한중일을 36시간에 연결하는 서비스로 고객에게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동남아와 한국, 일본을 연결하는 환적서비스(항만-공항 연계서비스)도 시행하고 있고, 이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인건비 등 비용 문제 등으로 기업이 중국으로 이전한 바 있고, 이 기업들이 다시 동남아로 이전을 하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들 기업들과 거래를 해왔기 때문에 영업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항공편에 문제가 있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매우 밝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 부관훼리의 서비스에 많은 고객들이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에 자신을 갖고 있다.

◆ 부관훼리의 서비스에 자부심이 대단하신 것 같다. 많은 노하우가 있다는 말로 들린다.

국내 카페리선사로 50년 동안 생존해왔다. 컨테이너선사와 경쟁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우리만의 강점을 찾고,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50년 동안의 노하우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요즘에는 화주들이 우리에게 화물 운송의 노하우에 대해 묻고, 우리의 의견을 믿고 맡겨주고 있다.

먼저, 우리는 다양한 컨테이너를 보유하고 있다. 비용 문제로 사실상 컨테이너선사에서 감당할 수 없는 소량의 화물조차도 우리는 처리할 수 있다. 아울러, 컨테이너에 실지 못하는 벌크화물도 트럭과 샷시 등을 이용해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다. 컨테이너선사가 취급하지 못하는 농수산물에 대한 운송 노하우도 갖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선박으로 운송하는 것과 비교해서 신속하게 운송이 되기 때문에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은 편이다. 우리만의 노하우로 운송에 대한 불만도 전무한 상황이다.    

◆ 고객 유치와 관련해 많은 일화가 있다고 들었다. 소개해 주시고 싶은 사례가 있다면 들려달라.

국내 유수의 대기업에 납품되는 반도체 관련 화물의 운송을 따낸 일이 기억된다. 보통 예민한 화물을 항공기로 이용한다는 생각을 하시는데, 사실 그렇지가 않다. 반도체 화물을 항공기로 운송하다보니 랜딩 등으로 제품에 오류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 우리가 업체에 선박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설명했지만, 쉽게 이해를 시킬 수는 없었다. 하지만 수차례의 테스트로 결국 설득에 성공했다. 항공기에 비해 비용도 25% 밖에 들지 않기 때문에 화주사 담당자가 특진을 했다는 후문도 들었다. 또한, 이로 인해 다른 반도체 관련 기업도 현재 우리에게 운송을 맡기고 있다.

특히, 선박으로 운송하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생각들을 하게 된다. 이러한 편견을 깬 것이 우리의 서비스다. 항공기는 공항에서 계류하는 시간 등으로 우리의 데일리서비스와 비교해서 결코 빠르지가 않다. 같은 날에 국내에 화물이 들어올 경우에도 선박의 입항과 통관이 신속하게 진행되어 당일 생산라인에 투입할 수 있다. 화주 입장에서는 항공기를 선택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토요타자동차의 사례도 소개한다. 토요타의 매뉴얼은 일본에서도 엄격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토요타는 판매량이 급증하여 당사의 스페이스 문제가 있기 전까지는 우리에게만 완성차 운송을 맡기고 있었다. 그들이 제시한 엄격한 매뉴얼을 준수하고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토요타가 당사를 오랜 기간 이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 다른 주요 화주들도 당사 서비스의 신뢰와 영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 활어차 유치를 위한 선제적인 활동도 들었다.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다.

일본의 활어차량 선박적재 규정 때문에 한국 활어차량은 국적선에 제한되고 일본국적선에는 싣지도 못하고 있었다. 안전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국토교통성에서 특정업체를 지정해 '자주안전검사'를 시행하고 있었으나 우리나라는 이런 규정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직원들이 직접 일본으로 들어가 검사와 관련한 내용을 숙지하고 난 후 한국의 검사업체를 직접 찾아 일본과 똑같이 검사를 했다는 증거를 내밀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금은 파트너사인 관부훼리 하마유호에도 우리 활어차가 실리고 있다. 화주들이 고맙다며 밥도 사준다고 한다.

더블넘버 시범사업도 진행 중이다. 한국차는 일본에서 운항할 수 없다. 반면 일본차는 우리나라에서 운항을 하고 있다. 현재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시모노세키와 하카다로 시범운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범운영을 종료하고 상시운영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중국으로의 확대도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 AEO 공인 인증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고 들었다. 카페리선사로서는 처음으로 인증을 받았다.

국내 해운선사로는 네 번째로 알고 있고, 카페리선사로는 처음이다. 이는 국내외 대기업과의 업무를 제휴하면서 평상시 모든 업무가 매뉴얼화 되었음은 물론이고 실제로 현장에서도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여 온 결과, 초기년도부터 AEO AA 등급을 받게 되었다. 이는 기업의 신뢰도와 경쟁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카페리선사의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되었다.

◆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도 의견이 있다면 들려달라.

정부와 항만당국의 지원과 관심에 우선 감사를 드린다. 하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족함이 많다. 여객 급감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양국의 관계 악화에 따른 화물도 줄고 있다. 특히, 앞서 말씀드린대로 여객은 올해 호전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회사 차원에서 인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연장해 주실 것을 건의드린다. 현재 9월 말까지 지원되는 기한을 최소한 연말까지는 연장이 필요하다. 선박의 검사와 심사도 연기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특송장의 설치에 대해서도 건의를 드린다.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특송화물에 대한 물량이 늘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특송장이 가까운 곳에 위치해야 한다. 현재 용당세관에 특송장을 설치한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리지만, 물량이 늘고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빠른 시일내에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에 특송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항만당국과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카페리선사의 항로 개설에 대해서도 제안을 드린다. 그동안 많은 선사들이 항로를 개설하고 이를 유지하지 못한 채 명멸해 갔다. 지자체의 경쟁적인 신규 카페리선사에 대한 무리한 지원책 등 인기 영합 등으로 인한 결과물이다.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이 현재 항로를 운항하는 우리 카페리선사들이다. 역차별은 물론이거니와 일본 등에서 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항공사와 준하는 설립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카페리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구도 필요해 보인다. 한중 항로에는 협의회가 있지만 한일 항로에는 이러한 기구가 없다. 앞으로 카페리업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구의 설치가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각오가 있으시다면.

남북관계 개선 등으로 물류가 윗쪽으로 갈 가능성에 대한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TCR이나 TSR를 활용한 모든 가능성에 대해 직원들과 고민 중이다. '해상보다 빠르게, 철도보다 정확하게, 항공보다 저렴하게'를 모토로, 타 경쟁업체에서 흉내낼 수 없는 '수퍼 노멀(Super Normal :High Speed, Everyday, Everywhere)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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