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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물류가 바꾼다①]사람 대신 시스템이 배달하는 곳, 메쉬코리아
[유통, 물류가 바꾼다①]사람 대신 시스템이 배달하는 곳, 메쉬코리아
  • 물류산업팀
  • 승인 2019.07.0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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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이사 © 뉴스1(메쉬코리아 제공)

 "짜장면 시키신 분~!" TV 광고에서 중국집 배달원이 철가방을 들고 마라도에서 짜장면을 시킨 손님을 찾는다.

이 광고가 나온 지 20년이 지났다. 요즘은 철가방을 보기 힘들어졌다. 음식점은 이제 배달원을 직접 고용하지 않는다. 거리의 오토바이에는 '부릉' '바로고' '배민라이더스' 등 배달 대행업체의 로고가 그려진 배달 상자가 달려있다.

철가방의 변화와 더불어 배달원이 손님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일도 없어질 전망이다. 메쉬코리아와 같은 기업들이 IT 기술을 이용해 배달원에게 배달 위치를 알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최적의 배달 경로를 짜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쉬코리아 전체 직원 180명 중 개발을 담당하는 인력 70~80명에 달한다.

 

 

 

 

 

 

 

 

 

효율적인 배송경로를 제안하는 부릉 서비스. © 뉴스1(메쉬코리아 제공)

 

 


◇최적 배송 경로, 이제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 짠다…배달 대행 서비스 '부릉'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메쉬코리아 본사에서 38살의 젊은 스타트업 대표 유정범씨를 만났다. 여느 스타트업 대표처럼 눈은 붉게 충혈됐고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그는 "너무 일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메쉬코리아(Mesh Korea)는 생소할 수 있지만 부릉(VROONG)은 좀더 친숙하다.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KFC… 익숙한 식음료 프랜차이즈와 계약을 맺고 배달을 대행해 주는 '이륜차 배달대행' 브랜드다. 올리브영의 3시간 배송을 책임지는 곳도 부릉이다.

2015년 '배달을 연결한다'는 아이디어로 시작해 지난해에는 한-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 경제사절단에도 참가하는 등 한국 대표 스타트업으로 떠올랐다. 현재 시리즈E 투자까지 유치했다. 다음카카오, 현대자동차그룹, SK네트웍스 등 국내 대기업들이 메쉬코리아에 투자하고 있다.

메쉬코리아가 얼마나 배달을 잘하기에 이렇게 '핫한 스타트업'이 된 것일까. 유 대표는 "2, 3대 주주인 네이버와 현대자동차는 저희의 사업이 아닌 기술력 때문에 투자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과거에는 음식점에서 배달원을 직접 고용하고 직접 배달했다. 배달 주문이 들어오면 한 건, 한 건 배달을 다 따로 나갔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배달 후 음식점에 돌아올 때는 빈 철가방을 들고 돌아온다. 비효율적인 형태였다.

메쉬코리아의 부릉은 다양한 음식점의 주문을 묶어서 배달한다. 예를 들면 배달원은 메쉬코리아에서 짜주는 최적 경로를 따라 서울 강남구의 맥도날드·버거킹·롯데리아를 차례로 들려 음식을 받은 뒤, 또 차례로 고객에게 전달한다.

최적의 픽업 포인트(Pick Point)와 드롭 포인트(Drop Point),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최적 경로를 각 배달원에게 제안하는 부릉TMS(Transportation Manage 메쉬코리아의 자랑이다. CJ대한통운과 SSG닷컴 등 '배송 잘한다'는 기업들도 부릉TMS를 이용하고 있다.

이륜차 음식 배달원이든, 사륜차 택배기사든 개인이 직접 이동경로를 짜는 구조였다. 빈 오토바이, 빈 트럭에 앉아 어디서, 어떤 물건을 받아다 어디로 옮길지를 고민하는 것이 일과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런 고민을 시스템이 대신해 주는 '혁신'인 셈이다.

◇부릉을 낳은 실패…"성공하는 창업자는 빨리 몸을 튼다"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기준 매출 7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누적 투자액은 약 1000억원이다.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었다. 유 대표의 시간도 숨 가빴다. 삶의 절반을 미국에서 보냈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하고 딜로이트 컨설팅 뉴욕 본사에서 근무했던 엘리트 중의 엘리트다.

메쉬코리아와 유 대표가 '성공의 꽃길'만을 걸은 것은 아니다. 유 대표에게도 '실패'의 시간이 있었다. 사실 메쉬코리아는 2012년 '부탁해'라는 서비스로 출범했다. 유니클로 옷, 홍대 맛집 음식 등 '배달이 안 되는 것을 배달해 준다'는 콘셉트였다. 지금의 우버 이츠나 배민라이더스와 비슷하다.

'상위 10%의 부를 하위 10%에게 재분배 하겠다'는 목표로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과 달리 '배달료'에 대한 인식이 없던
시절이었다. 미국에서 살면서 팁 문화에 익숙했던 유 대표와 메쉬코리아 창립멤버들은 문화 차이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유 대표는 "바람이 부는 방향을 바꿀 수는 없다. 성공하는 0.1% 창업자는 어떻게 하는 줄 아나. 바람이 부는 방향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빨리 깨닫고 몸을 180도로 튼다"고 말했다. 부탁해가 실패하자 유 대표는 현장을 뛰어다니며 현장의 이야기를 수집했다.

소비자가 배달료를 내지 않는다면, 기업에서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부탁해가 B2C 배달 서비스였다면 부릉은 B2B 서비스다. 기업으로부터 배달료를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전환했다. 하지만 부탁해의 실패에 대해서 유 대표는 "좋은 실패는 없다.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메쉬코리아의 배송 대행 서비스 부릉의 사륜차. © 뉴스1(메쉬코리아 제공)

 

 


◇"물류의 '4차 산업혁명' 수행…중간과정 없애는 '초연결' 만든다"

이륜차 배달 시장도 치열하다. 바로고, 생각대로, 배민라이더스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등장했다. 메쉬코리아의 가장 큰 차별점은 부릉OMS(Order Management System)이다. 부릉을 이용하는 음식점 등 업체에 무료로 제공한다. 네이버, 배달의민족, 자사앱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들어온 주문을 모아서 보여주고 배달까지 한 번에 연결해준다.

지난 2월부터 부릉은 사륜차 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SSG닷컴의 쓱배송 일부도 부릉의 사륜차 배송 서비스가 담당한다. 효율적인 배송경로를 짜주는 부릉TMS 판매도 부릉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유 대표는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우버'가 처음으로 교통 서비스 업종에서 자동화 및 기술을 통한 효율화, 투명화를 이뤄냈듯이 물류에서는 저희가 그런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과거 택배 산업은 '택배사-주선사-운송사-영업소-차주(택배기사)'의 구조였다. 중간과정이 많고 비효율적이다.

유 대표는 "우리는 이커머스 고객과 (배달) 기사님들을 직접 연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륜, 사륜을 넘어서 해운, 항공 배송까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우리도 여기에 동참하고 싶다. 이륜차로 시작했지만 사륜차, 항공, 카고 운송까지 아우를 수 있는 배송업체가 되겠다"고 말했다.

'종합 물류기업'을 꿈꾸는 것이냐는 질문에 유 대표는 "종합 물류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류의 초연결'을 만들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앞으로 5G 시대가 열리면 기가바이트 데이터도 쉽게 오가게 될 것"이라며 "이 좋은 인프라에서 물류가 가장 많은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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