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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해운선사 선식 독점공급에 선식업체들 줄도산 우려
일부 해운선사 선식 독점공급에 선식업체들 줄도산 우려
  • 해사신문
  • 승인 2018.12.0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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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mbc ‘라디오전망대’ 방송원고(2018년 12월 5일자)
-수요일 오후 18:05~19:00
-진행 : 박성언 윤여상 -구성 : 이선화

 

1-1. 오늘 이 시간에는 항만에서 영위하고 있는 여러 가지 사업 중에서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분야가 있다고 해서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항만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이라면 하역사업이지요. 터미널 운영을 통하여 화물을 실고 내리는 건데... 항만하역업에 대한 문제를 이 시간을 통해 말씀드리려는 것은 아니구요. 항만에서 아마도 가장 규모가 미약할 것으로 보이는데.... 선박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먹거리를 공급하는 사업이지요. 우리가 배에서 먹는 음식이라고 해서 보통 선식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 문제를 먼저 살펴볼까 합니다.

1-2. 쉽게 말해서 선원들이 먹고마시는 주부식을 말하는 것 같은데... 무슨 문제가 있는가 봅니다.

지난달에 여수에서 대형정유사가 전 임직원 명의로 예선업체를 보유하고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해경에 적발된 적이 있었습니다. 법적으로 화주인 정유사는 예선업체를 보유할 수가 없죠. 그런데 꼼수를 부려서 차명으로 예선업체의 주식을 보유하면서... 사실상 자회사로 예선업체를 운영해 온겁니다. 해경은 명백한 일감몰아주기와 특혜로 규정하고 정유사 전 본부장, 전 수송팀장, 예선업체 대표 등 10명을 붙잡아들였는데요. 아시다시피 예선사업은 항만에서 규모가 매우 큰 축에 속합니다. 이권싸움도 많고... 알력이 매우 크지요. 협회를 만들어서 정책에 관여하는 것도 그만큼 이권이 많기 때문입니다. 여수 뿐만이 아니라 통영 등에서 가스공사 퇴직 임원들이 비슷한 문제로 수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콩고물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서 말씀하신 선박의 주부식... 선식은 업체가 매우 열악한 수준입니다. 먹거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일감을 빼앗기면 바로 사업을 접어야 하는 처지에도 빠지게 되는 겁니다.

1-3. 항만에서 선식업체의 일감을 빼앗고 있다는 의미인데... 누가 왜 이런 짓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일부 해운선사에서 그동안 입찰을 통해 선식업체에 주던 주부식을 자신들이 자회사를 만들어서 전체 공급하고 있습니다. 현재 본지에서 제보받은 바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유수의 자동차그룹의 운송을 책임지고 있는 H업체의 선박관리사에서 자신들이 운영하고 있는 선사에 전체적으로 선식을 공급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자회사인 선박관리사 아래에 손자 회사로 선식업체를 만들어서 국내 항만에 기항하는 자신들의 선박에 선식을 독점으로 공급을 하겠다는 겁니다. 이보다 1년이나 먼저 국내 D해운에서도 독점 공급을 하고 있다는 건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해운선사에서 선식공급을 하지 않은 것은 규모도 작고... 손도 많이 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해운경기가 극도로 어려워지면서 이런 선사에서 선식을 공급하면서 선식업체가 줄도산하고 있다는 겁니다. 적게는 몇억에서 많게는 수십억 가량의 피해가 있는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는데요. 전국 무역항에서 이들 선사의 선박이 들오나는 항만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구요. 여수 광양항에서 선식업을 하고 있는 업체의 하소연도 매우 큽니다.

1-4. 해경에서 적발한 예선업체와 비슷하게... 일감몰아주기... 불법은 아닌가요?

예선업과 같이 규모가 크면 법령 정비도 잘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들 선식업체들은 이러한 규정도 전무한 상황입니다. 현재 일부 해운선사에서 하고 있는 선식공급이 확대되면 살아남을 선식업체는 전무할 것으로 보입니다. 항만을 끼고 있는 지역에서는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도 됩니다. 선식업체 관계자의 말을 빌려보면요. 대형마트가 골목상권을 빼앗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말을 하고 있는데요. 구심체도 없어서 하소연할 곳도 없다는 것이 이들의 말인데...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관계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예선업체를 수사한 해경도 당시에 “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펼치겠다”.... “해운 항만업계와 관련 종사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단속에 나서겠다”.... 이렇게 방침을 밝혔었는데...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 규제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관심도 필요해 보입니다.

1-5. 그동안 선식공급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조금은 방만한 것도 있다는 말로 들리는데 어떻습니까?

그동안 선식을 공급하는 구조는 선박의 선장 책임하에 구입을 해오고 있었는데요. 일각에서 리베이트 요구와 일부 몰지각한 선장들의 착복도 문제가 된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선박에서 부당한 요구를 선식업체에 한 것도 있어 보이구요. 하지만 선식업체에서는 선원들이 편의를 봐주기 위해 노력을 해왔고... 일부에서 부당한 요구에 대해 문제가 있었음도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선박에서 부원이나 실습생, 하급해기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패스트푸드 등을 사주기 위한 선박에서 재량도 있었다 이러한 내용 등인데요. 그렇다고 이렇게 일감을 싹 빼앗는 것은 가혹한 조치라는 겁니다.

1-6. 선식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선원의 의견이 중요할 텐테요. 선원들은 뭐라고 하는지 궁금합니다.

선사에서 직영을 할 경우 전국 항만에 선식을 공급한다면 각 항만마다 선식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하는데요. 아직까지 그런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이 됩니다. 먹거리가 우선 신선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하다는 이야기인데요. 처음에 선사에서 시행할 때 선원들이 반발이 있었고... 지금도 아직까지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선원들을 대상으로 불만사항이나 개선사항 등을 조사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선원들의 불만사항을 토로하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만... 선사에서는 본인들 소속인 선원들을 보다 잘 먹이려는 면이 있다는 말에는 찬성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선식업계에서는 그동안 본선에서 주부식을 직접 구입해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에 결제를 선사에서 직접하는 방안도 시행 중이다...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현장에 있는 선원들이 질좋은 재료로 주부식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7. 현재 두어개 선사에서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는 이야기인데... 대부분의 선사는 그렇지가 않다는 말입니다. 혹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 확인하는 차원에서 말씀을 드립니다.

네. 말씀하신대로 일부 해운선사의 이같은 행위로 해운업계의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위기에 몰려있는 해운산업의 재건을 위해 정부와 민관이 힘을 모으고... 예산 지원을 타진하고 있는 이때에... 정작 해운선사가 ‘갑질’을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운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일부 언론에서 해운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우려하는 상황에서... 법적인 위반 여부를 떠나서 그동안 거래해온 업체를 내팽개치는 행위 자체가 해운재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화주 해운 조선 3대 전후방산업이 상생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해운 및 항만부대업을 챙기는 것도 대기업으로서 해운선사의 역할이다...” 이런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1-8. 이들의 입장을 대변해 줄 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채널도 필요해 보이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말씀드렸다시피 골목상권에 비유해 드렸다시피 선식을 따로 떼어놓은 구심체는 없는 상황입니다. 전국 무역항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선식업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혹시 한국선용품협회라고 들어는 보셨을건데요. 부산에 선용품공급센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식은 선용품의 일부이지만... 누차 말씀드렸듯이 선용품 전체를 커버하고 있는 협회가 목소리를 내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하지만, 현재 선식업체를 대변할 수 있는 곳은 선용품협회라는 생각도 듭니다.

1-9. 선용품협회는 이 시간을 통해서도 들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선용품협회 총회도 개최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네, 우리나라 선용품업계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매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앞서 말한 국내 선식업체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구요. 지난달에 터키 이스탄불에서 세계선용품협회 정기총회가 있었는데... 김영득 한국선용품협회장 등을 비롯해 부산총회준비단이 참석해 내년 11월에 열리는 부산총회를 홍보했다고 합니다. 제64차 총회를 부산에서 여는 건데... 국내에서는 처음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44번째 정회원국으로 가입을 했구요. 갖은 노력을 다해서 신생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2019년 총회를 유치하는데 성공한 겁니다. 이스탄불에서 열린 총회에서 내년에 개최될 부산총회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김영득 회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번 총회를 계기로 글로벌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강화하고... 특히 국내 선용품산업 뿐만 아니라, 조선기자재 등 연관산업의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총회를 훌륭히 치러서 선용품산업이 한단계 도약하는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것이 김 회장의 각오입니다.

1-10. 선용품산업 규모 얼마나 되는지... 짧게 들어볼까요?

세계 선용품시장 규모는 연간 42조원으로 추정됩니다. 이중에서 국내 시장 규모는 1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취급 품목이 3만5000여 종이나 된다고 하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3000여종에 그치는 상황입니다. 취급 품목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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