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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불법조업 외국어선 근절을 바라며
기고/ 불법조업 외국어선 근절을 바라며
  • 해사신문
  • 승인 2016.01.07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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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해양경비안전서 해상수사정보과 순경 김민영
어느덧 2015년 한 해가 끝나간다. 2015년 1월 달력을 첫개시하면서 올해의 각오, 목표 등을 계획하며 알찬 한해를 보내리라 다짐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새로운 다짐을 할 때가 코 앞에 임박했다. 그간 싱그러운 봄, 무더운 여름, 낙엽지는 가을, 새하얀 겨울. 사계절이 바뀌는 동안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면 나의 의지만큼은 그대로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정의로운 일을 하고 싶었다. 남을 돕고, 잘잘못을 가리는 그러한 것이 좋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래서 내가 대한민국 바다를 지키는 해양경찰이 되었나 보다.

내가 태안에 발령 받아 근무한지 어느 덧 4년이 다되어 간다. 나는 서해의 겨울은 불법으로 조업하는 중국어선과의 전쟁이라는 내용을 익히 들었지만, 나는 주저 없이 태안을 선택했다. 나는 함정으로 첫 발령을 받았다. 그 때도 겨울이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이리저리 뛰어나니며 겁 없이 몸으로 일을 익히던 시절이었다. 부족한 점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은데 동료들 덕분에 무사히 근무를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점차 업무가 손에 익고 눈에 보이게 될 쯤 나의 두 번 째 겨울을 맞이하게 되었다. 작년과 달리 눈에 보이는 중국어선들의 규모는 상당했으며, 특히 야간에 불법으로 조업하는 방법 역시 교활했다. 중국어선들은 먼저 여러 개의 그룹으로 나눈 뒤 위쪽, 중간, 아래쪽 3개의 해역에서 조업을 했다.

우리가 위쪽해역에서 조업하는 중국어선들을 막고 퇴거조치하는 동안 중간 혹은 아래쪽 수역에서 조업을 하며, 그리고 아래쪽 해역을 막으면 그 위 쪽에서 조업을 했다. 이것은 광범위한 해상을 경비함정 1~2척이 경비하는 것을 노린 것이며 이러한 반복적인 움직임은 날이 밝을 때 까지 계속 되었다. 그 때 까지 우리는 퇴거 방송도 하고 불법조업 장면을 확보하기 위해 채증도 했으며, 우리 해역 진입을 사수하기 위해 섬광 폭음탄을 던지고 유효기간이 지난 낙하산 신호탄을 쏘며 퇴거에 최선을 다했다. 그 당시의 기분은 가슴이 뭉클하며 ‘이러한 것이 애국심인가’ 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지금껏 근무하며 나포된 중국어선은 현지에서 벌금을 내고 석방하기도 했으며, 전용부두로 압송하여 조사를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기동전단을 활용한 대응으로 중국어선 검문검색이나 퇴거가 한층 빛을 발하고 있다.

우리나라 해역에는 다양한 종류와 풍족한 수산물이 많으며, 바다를 활용한 사업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 바탕에는 우리 어민들이 바다와 함께 해온 삶의 터전이 있다. 거센 파도와 모진 바람을 이겨내며 지켜온 우리의 바다를 더 이상 어민에게 맡길 수 만 없다. 해양강국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먼저 바다를 지켜내야 할 것이다. 바다 지킴이로서 우리 해양경찰은 항상 선봉에서 자국 해양 보호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며, 끊임없는 노력 끝에는 불법조업 중국어선의 근절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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