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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구조조정이 해운시장에 주는 시사점
머스크의 구조조정이 해운시장에 주는 시사점
  • 해사신문
  • 승인 2015.12.1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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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진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
지난 11월초 글로벌 리더인 머스크사는 향후 2년간 조직을 슬림화해 비용을 줄이고 신규 선박투자를 줄여나가겠다는 강력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였다. 머스크사가 발표한 구조조정 방안은 인력 감축, 선박투자 축소, 서비스항로 축소 등 크게 3가지로 나타났다.

머스크는 2017년말까지 전세계 육상인력 2만3000명 중 자연 감소분과 조직개편을 통해 4000명의 인력을 줄이는 대신 업무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통해 업무 효율성 향상과 고객서비스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이를 통해 4억달러의 비용절감(2016년에 판매관리비를 1억5000만달러, 2017년까지 2억5000만달러)을 기대하고 있다.
머스크는 신조옵션 포기와 인도시기 지연 등을 통해 선복량을 줄일 계획이다. 머스크는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1만9640TEU급 6척, 중국 COSCO 저우산조선에 3600TEU급 피더선 2척에 대한 옵션을 취소하였으며, 현대중공업과 계약한 1만4000TEU급 8척에 대한 옵션 행사를 연기하였다.

나아가 머스크는 최근 MSC와 함께 서비스했던 ME5, AE9, AE3, TA4 등 4개 서비스를 중단하였으며 금년 4분기에 추가로 35개 항차를 중단할 계획이다. 그리고 1만8000TEU급 1척을 6주간 계선하고 추가로 초대형선박을 계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머스크는 상반기까지 예상외의 이익을 실현했으나 하반기 들어 대폭적인 실적하락에 특별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판단된다. 머스크가 이처럼 파격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은 배경에는 향후 컨테이선 시장의 수급여건이 더욱 악화되어 영업실적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글로벌 해운시장의 코스트 리더로 단순히 비용만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선복량 감축과 서비스의 감축 및 개편을 통해 공급과잉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는 세계 최초로 1만8000TEU급 선박을 투입하여 비용경쟁을 촉발시킨 머스크가 해운시장을 선점하고 선도기업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머스크의 코스트 리더쉽 전략은 경쟁선사들의 초대형선박 발주열풍을 불러와 세게 컨테이너선 시장의 공급과잉을 부추겨 머스크 역시 비용경쟁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의 경쟁패러다임을 바꾼 장본인이나 극단의 비용경쟁은 해운시장의 역사상 최대의 불황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머스크의 전략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 몇년간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은 극도의 비용경쟁을 전개해 왔으며, 이는 시장 전체를 끝없는 불황으로 이끌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현재와 화주 우위의 시장환경에서 선사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구조조정은 인력감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복량 및 서비스 감축, 계선 등 공급축소에 집중하여 수급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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