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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언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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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사신문
  • 승인 2004.05.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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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革新), 어떻게 해야 하나
기획관리실 혁신담당관 선원표

요즘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말인 ‘혁신(革新)’을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가죽을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한자의 의미를 풀어쓴 중국의 고전 ‘설문해자(說文解子)’를 보면 ‘獸皮治去其毛曰革, 革便也’라는 말이 나온다. 해석하자면 ‘짐승의 가죽에서 털을 뽑아 다듬은 것을 일컬어 혁(革)이라 하며 혁(革)은 편한 것이다’라는 의미다. 즉, 옛사람들은 짐승의 몸에서 갓 벗겨낸 가죽(皮)으로부터 털과 기름을 뽑고 무두질을 통해 부드럽게 잘 다듬은 가죽(革)을 새롭게 한다는 의미로 ‘혁신’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다.

■ ‘혁신’은 자기생존을 위한 필수코스
이와 같이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혁신’이라고 하면 대개는 무의식적인 냉소나 거부감을 드러낸다. 이러한 태도는 개혁 내지는 혁신이 쉽지 않고 피나는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소극적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고 혁신이 언제나 어렵고 성공하기 힘든 것만은 아니다. 민간기업에서 ‘혁신’은 자기생존을 위한 필수코스라고 할 수 있다. 경영혁신이나 기술혁신이 없다면 기업은 절대 이윤을 창출할 수 없다.
몇 년 전 ‘마누라와 자식만 빼놓고 모두 다 바꾸자’라며 강도 높은 경영혁신을 주장했던 모 민간기업 CEO의 말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지금 그 기업은 세계 디지털 통신시장에서 분기 4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해 있다.
참여정부가 변화와 혁신을 일관되게 강조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싱가포르, 아일랜드 등 경쟁국들은 국민소득 1만달러 달성 이후 불과 5~7년만에 2만달러 시대에 이르렀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 최고의 대학진학률, 최고의 IT강국, 12대 무역대국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1995년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한 이래 극심한 성장지체 상태에 빠져 있다.
그 근저에는 국제투명성지수 40위가 입증하는 것처럼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절차와 집단이기주의, 지역연고주의 등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자리잡고 있다.

■ ‘행정불량품’ 없애야 하며, ‘일 잘하는 정부’ 돼야
이러한 장애요인을 극복하고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정부혁신을 통해 수준 높은 사회문화시스템을 갖춰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우선 일하는 방식을 개선해 불필요한 일을 줄이고 행정불량품을 없애야 하며 민간기업 못지 않은 성공사례를 창출할 수 있는 ‘일 잘하는 정부’가 돼야한다.
또한 조직내 대화와 협력을 활성화하고 대국민 홍보와 참여를 확대하는 등 ‘대화 잘하는 정부’로 거듭나야한다. 아울러 정부혁신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탄탄한 혁신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구성원의 혁신의지도 제고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효율적이고 긍정적인 것은 2배로 늘리고 비효율적이고 부정적인 것은 1/2로 줄이는 것, 이것이 참여정부 변화와 혁신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할 수 있다.
혁신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참여정부 2기 시대를 맞이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부처가 될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를 혁신해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만들어야 하겠다. 이를 위해서 우리 모두가 주변에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혁신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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