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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데이', 무학그룹 최재호 회장을 만나다
'좋은데이', 무학그룹 최재호 회장을 만나다
  • 김연재
  • 승인 2013.04.23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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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사람들이 더욱 사랑하는 술을 만들겠습니다”
바다에서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술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열이면 아홉은 모두 '소주'라고 대답을 한다. 다른 술과는 달리 그만큼 소주는 우리 해양인들에게는 친근한 존재요, 거친 파도와 망망대해를 헤쳐 나가는 힘이 돼 왔다.

우리나라에서 소주를 생산하는 업체는 그리 많지가 않다. 예전에는 지역마다 고유의 소주가 있었다지만 지금은 경쟁에서 도태되고 가장 경쟁력있는 몇몇 업체만이 살아남았다.

그중에서도 옛 마산지역을 기반으로 전국적인 브랜드를 지니고 있는 (주)무학은 성장세면에서 단연 손에 꼽힌다. 무학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좋은데이'를 만드는 회사라고 하면 더 잘 아는 사람도 많을 듯 싶다.

20년간 무학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경쟁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전쟁터'라고 불리는 소주시장에서 급성장을 이끈 인물이 현재 50대 중반도 되지 않았다면 "말도 안된다"며 의아해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1960년생인 최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있는 부친 최위승 회장으로부터 지난 1994년 무학의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받았다. 젊음의 패기와 도전으로 '최상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한다'는 기업철학을 가지고 경영에 나섰다.

소주의 도수가 확정되어 있을 만큼 입맛이 굳어버린 애주가들에게 그는 저도수 소주를 과감히 던졌다. 대성공이었고 회사의 매출만큼이나 직원도 20배나 불리웠다고 한다.

해양전문지인 본지에서 사실 지면으로 만나기가 쉽지는 않은 인물이지만, 최 회장은 의외로 바다와 인연이 깊다. 임해도시인 마산에서 기업을 일구면서 잔뼈가 굳었고 바다를 끼고 있는 영남권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도 한 이유겠지만, 해군과의 인연이 그에게는 남다르다.

최 회장은 그동안 해외로 파병되는 청해부대원들에게 물품을 지원하는가 하면 천안함 순국 장병들을 위해서도 성금을 전달하는 등 올곧은 해군사랑을 보여왔다. 아들이 해군에 복무하는 것도 우연은 아닐듯 싶다. 올해 초에는 해군참모총장으로부터 감사패도 받았다.

아직도 경영일선에서 거뜬하게 활약할 수 있음에도 최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사회봉사활동에 보다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보냈다.

하지만 최 회장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사회 의장으로서 경영상황을 모니터링 하겠지만 좋은데이이사회공헌재단 이사장과 장애인을 위한 기업인 무학위드의 대표로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하겠다는 것.

또한 최 회장은 경영일선에 있으면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우을 범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보다 나은 제품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정성은 물론이려니와 비용도 아끼지 말아야하는데 경영자로서 비용이 먼저 보일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다.

그렇게 본다면 최 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간 것은 한단계 더 성장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창원지역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무학이 여타 기업의 공장에 비해 비용이 2배 이상 투입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최 회장의 말에 무게와 신뢰를 실어준다.

최 회장은 앞서 언급한대로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보다 강화하고 그 역할을 자신이 손수 챙기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오너가 챙겨야만 실질적으로 사회적인 약자들을 잘 보살필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주시장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특전사 출신의 최 회장으로서는 '넘버 3'나 '넘버 2'는 지나쳐가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꿈은 또한 국내에서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바다를 향해 밖으로 도전하는 우리 해양인들과 같이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비젼을 펼치겠다는 구상도 가지고 있다. 우리 해양인들이 소주를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좋은데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최 회장은 알까.

최 회장은 맛좋은 소주를 계속해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항상 좋은 물이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도 해양인들에게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본 기자도 오늘 저녁 해양인들과의 약속자리에 좋은데이 몇병과 함께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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