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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사신문 창립 26주년을 축하하며
해사신문 창립 26주년을 축하하며
  • 해사신문
  • 승인 2012.11.0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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寶海 유희민 작가
보통 강산이 바뀐다고 할 때 그 주기를 10년으로 잡는다. 그 강산은 사람이나 물리적인 작용이 전혀 없을 때 하는 말이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강산이 바뀌는 것도 시간문제다. 이명박 정부가 4대 강을 만들겠다고 작심하고 4년 만에 강의 형태와 모양을 완전히 뒤바꾸어 버린 것은 그런 사실을 증명해 보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을 고전에서 찾아보면 뽕나무 밭이 변해서 바다가 되었다고 전해지지만, 그것도 한번이 아닌 세 번이나 바뀌었음을 표현했다. 바다가 되었다가 다시 뽕나무밭이 되고 또 그 뽕나무 밭이 바다가 되는 현상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세상만사가 시도 때도 없이 변화무쌍함을 표현한 말이다.

벌써 한국해사신문이 26주년을 맞는 건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무수히 변신하고 발전해 왔음을 시사한다. 오직 변화하지 않는 게 있다면 해사신문이라는 그 이름 자체뿐이다. 해방 이후에 언론의 변천사를 보면, 특별히 언론사의 이름 자체만을 두고 본다면 ‘~일보’ 또는 ‘~신문’이라는 이름은 다분히 전통적이고 역사가 있을 때만 사용한다. 일간지 조선일보가 그렇고 경향신문이 그렇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영문을 이용하는 언론사도 많이 생겨났다. ‘~타임’ 또는 ‘~미디어’ 따위의 영문을 사용하기도 하고, 인터넷 매체에서는 ‘~뉴스’ ‘~닷컴’ 따위의 진화된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해사신문이라는 대단한 타이틀을 걸어두고 영속성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어떤 일간지나 언론매체보다 그 지속성에 깊은 찬사를 보낸다.

언론사를 두고 기업이라고 분류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에 새로 생긴 종합편성 방송매체(종편)이 난립하면서 새롭게 그 수입구조가 세상에 알려졌지만, 광고 수입만으로는 회사를 유지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게 현실이다. 특별히 해사신문이 어느 한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보도하는 데는 다른 종합일간지와 비교해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해사신문은 해양인들을 위한, 바다에 업을 두고 회사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을 위한 특수 전문지다. 기업의 수익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봉사가 절절했던 언론지다. 광고보다는 구독료로 지탱해 왔을 해사신문을 두고 기업이라고 분류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가 그것이다.

기업(企業)의 사전적 용어는 ‘영리(營利)를 얻고자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조직체.’로 되어 있다. 기업(企業)의 기(企)는 사람(人) + 머무르다(止)에서 온 사업 행태(業)다. 기업이라는 말 자체가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그 힘으로 재화를 창출하고 유지하며 발전해 나가는 행태를 두고 일하는 공동체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해사신문은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기보다는 많은 해양인에게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이바지할 뿐이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SNS나 인터넷의 발달로 지면으로 직접 구독하는 시대가 서서히 사라지는 요사이의 세태에 비추어 본다면 그나마 많은 사람에게 해 왔던 그 굉장한 서비스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기업이 있고, 또 다양한 업종이 있겠지만, 바다에 관련되어 재화를 창출하는 업종은 그렇게 많지 않다. 수산업, 해양운송업을 포함해서 전체 업종의 7.4%에 불과할 뿐이다. 해사신문은 그런 소수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잊을 수 없는 이웃이었다. 짙게 깔린 어둠의 시리우스 별빛이었고, 안개 낀 바닷가의 등대와 같았다. 그런 해양인의 친구가 어느덧 26년이라는 세월을 버티고 우리와 함께 당당하게 서 있는 것이다.

선생은 지식을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고, 의사는 건강을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며, 배우자는 행복을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해사신문은 우리 곁에서 언제나 해양인들을 책임지는 정론지였다. 우리에게는 '간담상조(肝膽相照),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가 분명하다. 간과 쓸개의 관계요 또 이가 시리지 않게 덮어준 입술과 같은 존재다. 다시 한번 장구한 세월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것에 대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 곁에 남아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기를 소원한다.

해사신문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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