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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800 남흥우 회장
인사800 남흥우 회장
  • 인천=임준혁
  • 승인 2012.10.3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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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인천항 살리기 위해 투입된 노련한 ‘구원투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26일 인천항이 내려다 보이는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인천항을 사랑하는 800모임(이하 인사800)’의 2012년도 정기총회가 열렸다. 이날 정총에서는 회장 선임이 안건으로 상정돼 있었다. 이 날 인천항만연수원 남영우 교수부장의 추천으로 당시 회장이었던 남흥우 한국선주협회 인천지구협의회 위원장이 인사800의 제4기 회장으로 연임, 추대됐다. 남흥우 회장은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인천항 현안사항을 위해 부지런히 뛰어야 하고 때론 지방정부, 일부 시민모임을 상대로 인천항의 물류기능을 살리기 위해 총대를 메야 하는 쉽지 않은 자리임에도 회원들의 염원을 받아들였다. 다시 2년간 인사800 회장으로 활동하게 되는 그는 선주협회 인천지구협의회 위원장으로 인천에 내려온 지난 2001년부터 인천항 관련 언론기사에서 자신의 인터뷰 내용과 항만 전문가로서 각종 매체에 기고한 칼럼 등을 한데 엮은 ‘인천항과 함께하는 나의 발자취’란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동시에 해운항만 실무에 있어 전문가이지만 이론과의 접목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2009년부터 현재까지 대학원에 다니며 주경야독하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인사800의 4기 회장으로 연임된 데 대한 소감은?
“상투적인 표현 같지만 인천항의 산적한 문제들을 좀 더 원만하게 해결해 달라는 회원들의 당부라고 생각한다. 다시 새로운 각오로 이번 임기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다져본다. 동시에 회장 재추대에 동의해 준 회원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지면을 통해 조심스럽게 회장직을 잘 수행하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뛰겠다고 공언한다.”


-2012년 10월 기준 인사800의 현황(업종 및 회원수 증가 등)에 대해 소개한다면?
“업종 및 회원수 증가는 인천 경제의 젖줄인 인천항만이 변화되지 않으면 경쟁력이 강화될 수 없다는 명제에서 출발한다. 지난 2008년 인사800의 전신인 ‘인천항을 사랑하는 80인의 모임’ 정기총회 당시 항만 관련 업종은 45개, 회원수는 120여명이었다. 4년이 지난 현재 약 50개 업종, 192명의 회원과 자문위원 9명, 고문 4명 등 총 205명이 인사800이란 울타리 안에서 열의를 갖고 활동하고 있다. 2006년 출범 초기 항만 관련 1차 직접관련 업종에 국한됐던 회원을 이제는 1차 간접업종 및 2차 직․간접업종에 관련된 인사들까지 영입해 조직의 외연을 넓혔다. 항만 관련 종사자들의 모임인 인사800도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다시 말해 인천항만과 관련된 모든 종사자들이 인천시민들과 함께하는 그러한 폭넓은 생각을 갖고 인천항의 활성화와 발전에 동반 질주해야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현재 그 계획을 실천하는 단계다. 인천항이 개혁돼야 한다는 부분을 인사800이 선도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항만은 과거 국가간 경쟁에서 도시간 경쟁으로 바뀌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민이 함께 하지 않는 항만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지난 2006년 당시 인사80이 발족한 이후 그해 9월 모 방송 대담 프로그램에서 밝혔듯이 인천항을 시민에게 개방해서 시민들에게 항만의 기능과 중요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산업항만에서 관광․레저항만으로 변모하는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 금융, 인쇄, 호텔, 인력공급 용역업, 학계 등 2차 간접업종 종사자들도 회원으로 영입하게 됐다.
언뜻 항만과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상기 업종들도 실은 항만과 실타래처럼 엉켜 있다. 가령 항만내 창고를 경비하는 데 있어 일용직 잡부를 고용할 수 있다. 이때 인력공급 용역업도 간접업종으로 볼 수 있고 해운선사나 항만하역사 등 직접 업종의 카탈로그나 달력을 만드는데도 인쇄업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학계(국제통상학 교수) 역시 항만물류 관련 인력 양성과 연결돼 있어 저명한 중견 학자들을 간접회원으로 영입하게 됐다.”


-향후 인사800의 운영방향이나 세부적인 활동계획이 있다면?
“10월12일 인사800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올해 남은 행사와 2013년도 주요 행사계획을 논의했다. 우선 11월29일 하반기 전체모임 및 세미나, 송년회를 인천항만연수원에서 갖기로 했다. 2013년 1월12일에는 인사800의 연초 대행사인 ‘용왕제․시산제’를 월미산 공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으로 7회째를 맞는 월미산 용왕제․시산제를 통해 인천항만 가족의 단합과 인천항의 번영을 기원할 것이다.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반기(4월)와 하반기(11월 말) 전체모임이 예정돼 있다. 물론 이 전체모임은 회원들의 친목도모 향상도 목적이 있지만 그간의 활동상황 점검, 인천항의 현안사항을 주제로 한 세미나도 병행 실시된다. 당초 올해 9월에 실시하기로 했던 동해안 지역 항만견학(달리는 워크숍)은 추석연휴, 대선 등의 사유로 내년에 시행하기로 했다. 동해안 항만 견학은 2013년 6월에 1박2일 일정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대상 항만은 울산, 포항, 동해항이다.”


-인천항의 3대 현안사항(내항재개발 문제, 인천신항 항로수심 16m 증심 준설 당위성, 최근 기공식을 가진 국제여객터미널)에 대한 현재 동향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오는 2015년 인천 내항 1, 8부두를 재개발하기로 돼 있는 상황이다. 내항재개발을 주장하는 시민모임인 ‘내항살리기시민모임’에서 2013년에 인천항만공사(IPA)와 해당 부두운영사(TOC) 간의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에서 8부두를 재계약 하지 말고 시민광장으로 조성해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에는 많은 난항이 예상될 것으로 본다. 최근 인천항은 중고자동차 수출물동량의 급증으로 자동차 야적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동시에 내항은 정온수역이 유지되는 관계로 자동차를 선적하는 데 있어 Ro-Ro선박에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내항살리기시민모임의 섣부른 시민광장 조성 주장은 가뜩이나 입항하는 선박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인천항에 더욱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IPA와 8부두 운영사 간의 임대차 계약 갱신 문제는 신중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건설 중인 인천신항의 물동량 관련 관건은 개장 후 기존 남항에 있던 컨테이너 터미널의 물동량 전이가 아니라 신규 물동량 창출에 있다고 본다. 인천신항의 항로수심이 현행대로 최대 14m로 준설된다면 현재 남항과 내항에 기항하는 컨테이너선들이 인천신항으로 기항할 우려가 매우 높다. 이는 당초 인천신항 건설 목적에도 위배된다. 북중국 항만의 환적비용이 부산이 가장 비싸고, 광양, 상하이, 인천항 순으로 저렴하다. 따라서 인천신항의 항로수심이 최저 16m로 준설이 되지 않고 구주, 미주 등 원양항로에 투입되는 대형 컨테이너 모선이 입항할 수 없다면 북중국 항만으로의 환적화물은 부산, 광양항보다 저렴한 상하이항에서 처리될 것이다. 그리고 수도권 수출입 화주들은 미주, 구주 등 원양항로가 기항하는 수출입 화물을 국내의 부산, 광양 또는 외국의 상하이, 홍콩 등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관계로 물류비가 증가해 (화주들의)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은 자명한 이치다. 거듭 강조하지만 인천신항 건설의 본래 목적대로 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항로수심은 최저 16m로 준설돼야 한다.”

“인천항은 타 항만에 비해 민자부두가 너무 많이 건설돼 IPA의 주 수입원인 항만시설사용료 징수액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기공식을 가진 국제여객터미널의 경우 국고 보조가 1200억 원밖에 안 되는 관계로 4000억 원의 건설비를 충당해야 하는 IPA 입장에서는 공사의 재정악화를 부추겨 물동량 창출을 위한 항만공사 본연의 진정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여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IPA의 건전한 재정확보와 인천항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여객터미널 건설에 따른 국고보조금 지원을 늘려야 할 것이다. 또한 인천국제여객터미널 조성공사의 경우 완공 후 민원이 전혀 제기되지 않도록 건설, 완공돼야 할 것이다.”


-인천항도 싱가포르항처럼 항만부대사업 중 하나를 특화하거나 복합 발전시켜 고부가가치 항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매년 입항선박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인천항은 선용품이나 선사대리점, 줄잡이, 선박 수리업, 통선, 고박업, 검수․검정업 등 기항 선박과 관련한 부대사업체들의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 급유나 수리를 목적으로 입항하는 통과선박을 적극 유치해 항만부대사업체들의 실적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급유, 수리 중에는 선용품이나 주․부식 및 면세품(주류, 담배) 선원교대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항만부대사업체들의 매출 증대로 연결된다. 이와 관련 인천시나 항만청에서 선용품유통센터 건립을 계획하고 있으나 인천항의 선용품 업체들이 거의 영세한 관계로 부지매입이나 건물을 신축하더라도 이를 운영할 여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론적으로 물품공급업체들이 활성화되려면 인천항에 기항하는 선박을 가능한 한 많이 늘리는 수밖에 없다.”


-인천 북항 활성화를 위한 제언이 있다면?
“지난 2006년 인천 내항에 입항했던 선박 척수와 2007년 북항에 동국제강 철제부두가 완공된 시점부터 내항과 북항에 입항한 외항선 척수는 현재까지 매년 감소 또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체선율은 매년 계속 감소해 2004년 22.4%를 보이다가 현재는 1% 미만인 상태다. 1%에 못 미치는 체선율은 선사 입장에서 보면 인천항이 매우 경쟁력 있는 항만임에도 불구하고 선박기항 횟수는 증가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인천지역 제조업체가 지방 또는 해외로 이전하고 타 항만보다 비싼 임대료로 현재 내수경기 부진으로 인한 장기 보관에 따른 수입화물은 보관료가 인천항보다 저렴한 타 항만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만배후부지 조성에 따른 국가보조가 타 항만에 비해 낮은 관계로 결국은 배후부지 조성원가가 타 항만보다 높아 임대료가 높게 책정돼 있다. 그러므로 인천항에도 타 항만과 비교해 봤을 때 균형있는 지원을 최소한 50% 이상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수도권정비법’에 의해 전국 항만 중 인천항만 유일하게 제조업이 항만배후부지에 입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동량 창출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의 개정․보완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4년 개장 예정인 인천신항과 기존 항만(남항, 내항 등)과의 도로망 연결계획이 현재 전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항만의 3대 구성요소 중 어느 하나라도 시설이 미비하거나 부족하면 체선, 체화로 직결된다. 향후 인천신항 개장 후 신항과 남항을 연결하는 화물차 전용도로 개설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본다. 그리고 주차시설의 과부족으로 인한 섀시 및 차량 등을 도로상에 무단 주정차 하는 관계로 운행하는 차량의 사고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교통체증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파악 유관 기관에서 트레일러나 샤시의 주차시설 신․증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한다.”


-평생을 해운․항만인으로서 현장에서 일해 왔지만 3년 전부터 항만물류 이론의 학습 필요성을 깨달아 만학도의 길을 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주경야독의 정확한 사연과 수학과정, 학위취득 과정을 간단히 소개하고, 공부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후배 항만물류인들을 위해 한마디 부탁한다.
“인사800 사업목적 중 하나인 ‘공부하는 항만CEO가 되자’는 취지도 작용했고 현장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이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생각의 발로로 늦깍이 대학원생이 됐다. 2009년 석사과정에 입학해 2011년 2월에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공부에 대한 욕심이 더 생겨 2011년에는 순천향대 국제통상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해 현재 4학기 째를 맡고 있으며 내년 논문 준비 등을 거치면 2014년 2월 박사학위를 취득할 예정이다. 학업중에 통계부분에 허수가 많고 통계 결과에 대한 정확한 원인분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해당 학위 취득에 있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현업에서 경험하는 업무를 가급적이면 이론적으로 접목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진정한 항만전문가로 변신해야 한다는 말을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다.”


-지금까지 타 항만견학을 위해 버스, 배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해 왔다. (일명 ‘달리는 워크숍’, ‘헤치는 워크숍’) 이제 항만견학을 위해 남은 이동 수단은 항공뿐이다. 본인과 회원들이 여담으로 말했던 ‘날으는 워크숍’(중국 등 해외항만 견학)을 추진할 생각은 없는지 궁금하다.
“우리 인사800 회원들은 각자 자기 업무에 있어 전문가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차량을 이용한 항만 견학 시에는 참가한 회원 모두가 자기 분야의 지식을 발표하는 달리는 워크숍을 개최했고, 회원들 모두 여기에 좋은 반응을 보여 왔다. 따라서 배를 타고 제주항만을 견학하는 ‘헤치는 워크숍’을 구상하게 됐고, 선상에서 세미나를 개최함과 동시에 항만 견학시에는 ‘달리는 워크숍’을 실시했다. 마지막으로 비행기로 이동하며 ‘날으는 워크숍’을 구상하고 있다.
물론 참가인원이나 비용부담이 있겠지만 타 기관 및 항만 유관 업․단체들과 연계해 시행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현재 참가인원 구성 및 비용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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