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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그리고 우리
런던 올림픽, 그리고 우리
  • 해사신문
  • 승인 2012.08.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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寶海 유희민 작가, cupscap@naver.com
올해는 4년마다 열리는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해다. 이번에는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다. 총 26개 종목에 금메달만 302개다. 참가국만 무려 204개국이다. 지구촌 축전이라고 하는 말이 허언이 아니다. 예전보다는 볼거리도 풍성해 졌다.

시범 종목으로 스케이트 보드, 골프, 그리고 테니스가 포함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씨름을 시범 종목으로 채택하기 위해 상정했지만 채택되지는 못했다. 미국에서는 봉춤을 상정 했지만 역시 채택되지 않아 많은 사내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올림픽의 꽃은 역시 금메달이다. 메달리스트야 말할 것도 없는 영광이지만 국가적으로도 국가의 명예를 끌어올리는 가장 효율적인 한 방법이다. 전 세계의 70억 인구가 경기를 관람하고 있기 때문에 단시간에 많은 홍보를 할 수 있어서 그렇다.

심지어 삼성이나 엘지 같은 큰 기업들은 자사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전광판 하나에도 목을 매는 실정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많은 돈을 들여 투자하는 어떠한 행위보다도 더 확실한 홍보는 역시 우승자가 월계관과 함께 목에 거는 메달이다. 특히 금메달은 더욱 그렇다.

한국에서는 은메달이나 동메달은 인기가 없다. 오로지 금메달만이 최고의 영광으로 생각한다. 유독 한국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은메달 서너 개를 따도 금메달 하나 딴 사람만 못하다. 만년 2인자라는 말을 그래서 생긴다. 실제로 올림픽 순위도 온전히 금메달 숫자로만 결정된다. 은메달을 따도 기뻐해야 할 대부분의 선수는 분루를 삼키고 만다. 그게 절대 억울해하거나 분해할 일도 아닌데 그렇다.

올림픽이 시작되기도 전에 금을 따낸 특별한 사례가 몇 개 있어 소개해 볼까 한다. 우선 우리 선수단이 입는 단복이다. 88올림픽 때는 우리의 한복이 아름답다는 칭송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은 단복이 '런던올림픽 베스트 유니폼'으로 선정됐다. 벌써 금을 하나 따낸 기분이다.

무대에서 단복을 선보이고 난 후에도 사회자가 선수들이 퇴장하는 복도까지 따라나와 인터뷰하기를 청했다고 하니까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디자인인지 보지 않아도 알 것 같다. 가장 인상깊은 디자인은 아무도 보지 않는 정장의 안감에 페이스북에서 받은 응원의 메시지를 깨알같이 적어 넣은 것이다. 아무도 생각해 내지 못한 대단한 발상으로 보인다. 딱딱한 정장 차림인데도 그렇게 딱딱해 보이지 않는 것도 우수한 디자인 덕분이 아닌가 싶다.

또 다른 쾌거도 있다. 물론 올림픽을 시작하기도 전에 따낸 금메달이다. 올림픽 경기가 시작되고 메달이 확정되면 영광의 선수들이 올라서는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을 비롯해 22개 경기장에 한국 청년들이 디자인한 '시상대'가 등장한다.

영국에서는 아름다운 시상대를 만들고자 각국에 공모를 요청했었다. 그 결과 자랑스러운 우리의 대한민국 청년들이 그 영광을 거머쥐었다. 역시 다른 운동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처럼 기쁜 일이다. 공모작 심사를 진행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런던올림픽위원회(LOCOG)는 "올림픽 역사상 조형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시상대"라고 극찬했다. 아직 올림픽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빅토리아&앨버트 뮤지엄, 윔블던 뮤지엄, 런던바비칸 뮤지엄 등으로부터 영구소장품으로 전시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까지 받은 상태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젊은이들이 아닐 수 없다.

올림픽은 아니지만, 올림픽과 때를 맞추어 우리의 어린 학생들이 천재들의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우리나라가 대회 참가 사상 처음으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수학계에서는 한국 수학이 바야흐로 선진국 수준에 들어섰다는 증거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노벨 과학상보다 먼저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Fields Medal)' 수상자가 한국에서 나올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참가한 모든 학생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올림픽으로 치면 종합우승이라는 쾌거다.

올해 우리의 예상 성적은 10위 정도다. 비록 정식 종목은 아니었지만, 벌써 몇 개를 따낸 것 같아 그 출발이 상쾌하다. 육상경기와 수영에 많은 금메달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 부분에 그렇게 뛰어나지 못하다. 체형적으로 동양인이 감내하기 어려운 경기에서는 어쩔 수 없지만, 집중력을 요구되는 경기에서는 절대 뒤지지 않는다. 양궁이나 사격은 언제나 우리고 노려왔던 메달박스다. 체급이 따라준다면 태권도, 유도, 그리고 권투에서도 노려볼 만한 종목이다.

요사이 대선 정국에 들어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그런 것과 별도로 올림픽이 시작되면 정쟁과 관계없이 또 우리 모든 국민이 하나가 되어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며 뭉치게 될 것이다. 젊은이들은 올림픽이 시작하기도 전에 금을 따내고 있다. 그런 젊은이들을 뒤에서 더 힘껏 밀어주지 못한 기성세대로서 많이 부끄럽다.

비교적 수영은 올림픽 경기 중에서도 일찍 시작하는 종목이라고 한다. 우리에게는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에 도전한다. 박태환 선수를 시작으로 많은 종목에서 영광의 얼굴들이 탄생할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의 선전을 기원해 본다. 또 올림픽이 전 세계 모든 이에게 즐거움 선사하겠지만, 이번 올림픽으로 우리나라 국민이 또 한 번 뭉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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