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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일 한국해양대학교 총장
박한일 한국해양대학교 총장
  • 부산=윤여상
  • 승인 2012.06.05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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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만들겠다”
"한국해양대학교의 골수분자". 박한일 한국해양대 총장은 자신을 그렇게 불렀다. 해사대학 생도로 꿈을 키웠고, 후학양성에 25년의 열정을 바친 '한국해양대'에 대한 애정어린 표현이다.

지난 3월 한국해양대 제6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그는 "세계 해양과 인류의 미래가 담긴 대학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해양분야에서 만큼은 세계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박 총장의 꿈이다.

하지만 그의 꿈이 허황되고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대통령이 반세기 만에 해양대를 찾았다. 대통령은 방명록에 "해양강국의 미래, 한국해양대학교"라고 썼다. 박 총장이 꾸려갈 한국해양대의 모토도 "세계 해양의 미래, 한국해양대학교"이다.

박 총장은 재임기간 중 가장 든든한 우군도 얻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해양수산인을 대표하는 이재균 국회의원이 해양대가 소재한 부산 영도의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해양발전을 위한 밑그림을 함께 그려나가겠다. 부산 영도가 세계 해양의 중심이 되는 것이 꿈이 아니다"고 박 총장은 말했다.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캔버스도 마련됐다. 해양대 인근의 동삼혁신도시에 유수의 해양기관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대한민국 해양파워가 클러스터로 결집하고 밀집이 되는 것이다. 박 총장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해양산업을 아우르는 해양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일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15일 '스승의날'에 총장실에서 만난 그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해기사로 선박에 승선해 죽음을 넘나든 경험과 세계적인 해양국가에서의 유학시절... 그리고 "해양부처는 반드시 부활돼야 한다"는 소신있는 발언까지.

다음은 박 총장과의 일문일답
1. 한국해양대학교는 우리나라 해양계를 이끌어가는 산실과도 같은 곳입니다. 총장님도 이 곳 출신으로 모교의 총장이 되셨는데요. 앞으로 총장님이 만들어 가실 한국해양대의 청사진을 제시하여 주십시오.

우선 우리 대학이 ‘해양융합네비게이터’로서 해양 분야의 핵심 길라잡이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4개 단과대학으로 구성되어 있는 우리 대학이 넓은 스펙트럼의 해양을 담당할 수 있는 최적의 해양분야 특성화 종합대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학 주도의 세계적인 해양밸리를 구축하고, 해양분야 중심 멘토 대학으로서 위상을 강화하여 우리 대학이 국가 해양 정책 수립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해양 분야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하도록 할 것입니다.

둘째, 우리 대학의 교육 서비스 및 연구 환경을 개선하여 창의적으로 앞서가는 대학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대내외 기금 확보를 통한 교육 및 연구시설 첨단화, 대학원 활성화를 통한 연구 역량 강화 등 다각적인 지원으로 우리 대학 교육 연구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겠습니다.

셋째, 국제 교류를 강화하여 세계적인 대학의 기틀을 다지겠습니다. 이를 위해 세계 유수 해양관련 대학과 연계한 발전 모델 구축, 해외 우수 대학원생 유치 프로그램 개발, 해외 분교 설립을 위한 지원 강화 등으로 기존에 갖춘 해외 인력 교육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 인턴십 운영 및 국제 멘토링 제도 확대, 단기 교육 연수 프로그램 확대, 외국기관과의 공동 연구센터 설립 추진 등으로 해외 기관과의 교류를 확대하여 국제화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2. 전임 총장님께서 대내외로 많은 일들을 벌여놓으셨고 많은 일들을 하신 것이 사실입니다. 대외적으로 대학의 위상을 향상시켰지만, 내부적으로는 불만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총장님께서 전임 총장님과는 차별화된 리더십, 다시 말씀드려서 내부의 결속력을 다지고 대학의 위상을 보다 강화할 방안이 있으신지요?

대학 내부적으로 구성원들이 신바람 나서 일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해서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총장이 되고 싶습니다. 격려와 배려를 통해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경영을 실천하는 총장이었으면 합니다. 또한 창의적인 발상과 전문가적인 안목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하며 대학의 진정한 발전을 도모해 나가겠습니다.

저와 우리 구성원들이 바라는 한국해양대의 밑그림이 아름답게 완성될 수 있도록 임기동안 노력할 것입니다. 바쁜 시간속에서도 틈틈이 시간을 할애하여 구성원들을 자주 만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한번씩은 교직원 식당에서 같이 식사도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청취할 생각입니다. 또한 학생들도 주기적으로 만나는 시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3. 이번 총장 선거에서 많은 약속을 하셨습니다. 총장 재임기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실 사항은 무엇입니까?

자랑스러운 역사와 경쟁력을 갖춘 우리 대학이지만 지리적 위치 탓에 아직은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고, 정부의 국립대 통폐합 및 법인화 정책에 따라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해양수산 관련 공공기관이 우리 대학 앞으로 이전해 옴에 따라 오래 전부터 갈망해 왔던 청사진, 즉 혁신적인 산학연 협력 체제를 바탕으로 한 신개념의 해양특성화 대학을 이룩할 수 있는 기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저는 이를 통해 우리 대학을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특히 관계 기관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열정적인 활동력으로 정부, 기업 등 외부로부터 많은 지원과 협조를 이끌어내어 국내외에서 ‘해양’하면 바로 ‘한국해양대학교’가 떠오를 정도로 해양 분야 전체를 조망하는 통찰력과 국제적 감각을 지닌 대학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4. 총장 취임 이후에 많은 행사에 참석하셔서 외부의 평이 좋습니다. 발로 직접 뛰시는 총장님의 모습을 재임기간 내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외부에서 어떤 총장으로 인식되고 기억되기를 바라시는지요?

감사합니다. 글로벌 강소대학으로서 한국해양대를 세계 수준의 해양 인재 양성 및 연구 중심 대학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책임감이 매우 큽니다. 대학 구성원, 그리고 지역사회의 성원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선도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리더로서 우리 대학 가치를 더욱 높여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21세기 신해양시대의 밝은 미래를 위해 해양문화 보급 확대 및 대한민국의 해양경쟁력을 세계 선두권에 올려놓는데 우리 대학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해양을 사랑하시는 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우리대학은 해양분야의 특화된 선도적인 대학입니다. 따라서 저는 학내업무 이외에도 해양관련 행사에 참여하는 등 대외 활동도 열심히 하여 우리 대학의 위상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5. 동삼혁신도시에 애정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치에 남다른 열정을 쏟으셨고, 앞으로도 많은 역할을 하셔야 할 텐데요. 해양클러스터의 중요성과 해양대의 역할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미국, 영국, 네덜란드, 홍콩 등에서는 이미 국가 차원의 해양클러스터가 조직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가마다 해양클러스터의 범위와 참여기관에 차이는 있지만 서비스산업인 해운 및 항만산업 중심의 네덜란드와 홍콩의 해양클러스터 총 부가가치는 GDP의 2.4~2.9%를 차지할 정도로 그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큽니다.

우리나라 해양산업은 해운과 항만물류 및 조선업이 세계 1~6위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적인 경쟁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해운 및 항만물류업과 수산업은 세계 5위 컨테이너 항만인 부산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조선 및 기자재업은 울산, 거제, 부산, 창원 등의 남해안 지역에 입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 해양성장산업인 해양바이오, 해양자원 개발, 해양에너지, 해양관광 등의 분야는 아직 초기 진입단계이며, 지역적 집적화가 이뤄지지 못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해양산업의 국가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해양산업을 아우르는 해양클러스터의 구축과 운영이 시급합니다.

마침 부산 영도구 동삼 혁신지구에 우리나라 해양관련기관들이 이전하여 부산이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해양중심도시로 발전할 계기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부산이 해양수도로서 우리나라 해양산업을 성공적으로 성장, 발전하기 위한 부산해양산업의 집적화와 네트워킹 구축이 이뤄졌다는 측면에서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해양클러스터의 참여 기관 간 연계, 협력을 통한 경쟁력 창출이 크게 기대되는 가운데 우리 대학의 향후 역할도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해양수산 관련 공공기관이 우리 대학 앞으로 이전해 옴에 따라 혁신적인 산학연 협력 체제를 바탕으로 한 신개념의 해양특성화 대학을 이룩할 수 있는 기회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입니다.

6. 특히 해양과학기술원 설립과 관련해서 지역에서 많은 잡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요. 초대 이사장으로서 어떻게 꾸려나갈 것이지 고견을 들려주십시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오는 7월 1일 발족되는데 제가 초대 이사장 및 당연직 이사를 역임할 예정입니다. 저는 한국해양대학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새로운 대학-출연(연)의 새로운 협력 모델이 되도록 정착시키고 확산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저는 해양수산 공공기관 이전의 가치 극대화를 통하여 세계적인 해양수산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신개념 해양 특성화를 위한 산학연 모델을 완성하고자 합니다. 우리 대학과 해양과학기술원과의 혁신적인 학연 모델을 수립해서 미국 MIT-Woodshole해양연구소, UCSD-Scripps해양연구소, 영국 리버풀대학-Proudman해양연구소에 버금가는 해양 교육 및 기관으로의 위상을 확보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제2 캠퍼스 부지에 첨단 학연관이나 첨단 산학ㆍ해양 IT관의 건립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7. 최근 국립대 통폐합 문제가 이슈로 부각이 되고 있습니다. 해양계 교육기관의 통합과 부산지역 대학교의 통합에 대한 총장님의 견해를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대학을 통합한다는 것은 대학의 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인데 규모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규모가 커지면 장점도 있겠지만 대학 경영의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세계의 유수 대학들을 보면 덩치만 크다고 유명한 대학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 대학이 얼마나 특화된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부산지역 대학 간의 통폐합에는 반대합니다. 우리 대학은 부산지역의 한 국립대학이 아니라 국가의 해양산업 발전에 지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특수목적 대학이며 오늘의 해양한국을 만드는데 절대적인 기여를 한 대학입니다. 만약 우리 대학이 통합되어 해양분야 단과대학으로 된다면 우수한 해양인력을 양성할 수 있을지, 해양강국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따라서 통폐합을 하더라도 해양수산 공공기관이 부산 영도구에 집결했듯이 우리 대학을 중심으로 해양관련 교육기관이 통합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8. 경상남도에서 해양플랜트 석박사급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교를 설립한다고 합니다. 해양대에서 각종 분야에서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과연 중복으로 이러한 과정이 필요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해양대의 전문인력 양성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잘 아시다시피 지난달 9일 ‘해양플랜트산업 발전방안’을 주제로 이명박 대통령과 여러 장관 및 청와대 수석, 기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21차 비상경제대책회의’가 한국해양대학에서 열렸습니다. 이 회의에서 정부는 ▲국산기자재의 경쟁력 강화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한 엔지니어링 역량 확보 ▲프로젝트 개발에서 엔지니어링 건조에 이르는 종합역량 확보 ▲해양플랜트 산업의 클러스터 기반 조성 등에 나설 것을 밝혔습니다. 또 대학의 조선공학 교과과정을 해양플랜트로 유도하고 엔지니어링 대학원 등을 통해 해양플랜트 석ㆍ박사 학위 과정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부산시는 부산연구개발특구지정과 해양플랜트 종합기술원의 설립을 비롯해 한국해양대 해양플랜트 관련 석ㆍ박사 과정 설립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발전 요건이 잘 갖춰져 있는 부산이 큰 독자적 경제권을 이루고 대한민국 발전에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부산이 경쟁력을 가지고 해양플랜트를 중심산업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국해양대학이 과거에도 큰 역할을 했지만 지금부터 인재 양성 등 해야 할 역할이 더욱 많이 있으므로 좋은 인재를 양성하는 본산이 돼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부산시의 요구에 대해 현재 정부부처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므로 경남 지역 대학 설립 건은 좀 더 지켜봐야 할 사항입니다.

우리 대학의 경우, 해양공학과, 조선공학과 등을 일찍 설립해 운영해 왔으며 지난 2011학년도부터 국내 최초로 ‘해양플랜트운영학과’를 개설하여 해양플랜트 핵심기술 확보와 취업을 위한 우수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해양특성화 산업의 거점대학답게 이전부터 해양공학과를 비롯한 다수 학과(부)에서 해저자원의 개발 등에 필요한 각종 해양구조물의 설계 및 관리에 관한 교육을 해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9년 교과부의 광역경제권선도산업인 해양플랜트인재양성센터(GLOPEC)의 지원으로 최첨단 강의실과 실험ㆍ실습실을 구축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각종 인프라와 전문가 집단이 잘 갖추어진 우리 대학은 향후 인력수요가 급증하게 될 해양플랜트 운영 및 관리 분야 인력양성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미래의 새로운 인력수요 분야에 적극 참여하고 우수인재를 안정적으로 유치함으로써 정부기관 및 타 대학 등에 인력양성의 모범적인 사례를 제시해 나갈 계획입니다.
9. 해양수산부 부활에 대해 정부의 공직자 이전에 해양인으로서 소신있는 발언을 하셔서 해양인의 한 사람으로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총장님이 평소에 가지고 계셨던 생각을 해양인들에게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차기정권에서 해양부처가 부활되려면 준비도 필요합니다. 해양대에서 이러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요?

해운, 항만, 물류, 해양과학, 해양영토 및 안보 등과 관련해 우리나라에서 해양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은 실정입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장ㆍ단점을 비교, 분석해보면 해양관련 전담 부처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우리 대학은 최근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인 해양수산부 부활 문제와 관련해 대학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국가해양력강화연구회’(가칭)을 구성해 해양분야가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영향과 파급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는 학문적 관점에서 해양관련 전담 부처가 부활 또는 신설될 경우,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서 과거 해양수산부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최소화하는 등의 연구를 통해 이론적 틀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나아가 해양관련 부처가 단지 과거 해양수산부의 부활이 아니라 좀 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부처로 새롭게 거듭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해양과 밀접한 기후분야를 비롯해 조선 및 기자재, 연안환경, 도서관리 등을 통합 관리하는 방안 등도 연구 중입니다.


10. 한국해양대에서 해양계의 발전을 위해 상당히 많은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해양발전의 초석으로 그 역할이 중요한데요. 최근에는 연구용역이 발주처의 입맛만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해양발전을 위해서는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견해는 어떠하신지요?

우리 대학은 해양분야에 특화된 연구용역을 상당히 많이 수행하는 대학입니다. 교수 1인당 연구수행 액수는 전국적으로 아주 높은 편입니다. 간혹 연구용역을 수행하면서 발주처의 입장을 고려한 용역을 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저의 생각에는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학자적 양심에 따라 창의적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틈나는 대로 우리대학의 연구용역의 상황을 점검하고 수정할 사항이 있으면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11. 해양수산부 통폐합 이후 해양세력의 사분오열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안에서의 결집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주변국과의 해양력 경쟁에서 밀려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해양교육계 수장으로서 해양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사료됩니다. 공감을 하시는지요?

해양수산부를 폐지하고 그 기능을 각 부처에 분산시킨 것은 국가경영이라는 보다 큰 틀에서 해양수산분야를 관리하겠다는 취지였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장단점이 뚜렷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해양수산부 폐지로 인해 해양수산인들의 상실감이 아주 큰 것 같습니다. 또한 해양수산 업무가 여러 부처로 분산되는 바람에 해양수산의 통합적 관리가 훼손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해양수산분야는 육상과는 아주 다른 점이 많으며 쉽게 판단하기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해양수산분야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많으며 전문가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해양을 육상과 통합적으로 다루기보다는 해양수산분야를 통합적으로 다루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입니다. 해양수산분야의 새로운 통합적 관리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것이며 우리 대학이 이 문제에 대해 많이 기여하고자 합니다.

12. 마지막으로 지금도 험난한 바다에서, 또한 세계 곳곳에서 우리 한국해양대 출신의 해양인들이 우리나라는 물론 모교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해양 동량들이 학업에 매진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정신적인 스승으로서 격려와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1945년 개교한 이래 배출한 4만여 동문들은 그동안 불모지 해양산업 개척을 위하여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여 한국해양 산업을 현재의 위치까지 이끌어 왔습니다. 앞으로 우리 국가 성장 동력의 한 축인 해양산업을 더욱 발전시켜 선진 해양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해양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은 해양산업 관련 모든 동문들과의 유기적인 소통을 강화하고 동문 CEO들의 애로기술을 상시 지원할 수 있는 ‘스마트 산학협력체제 구축’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며, 새로운 해양산업 분야의 개척에 동문 기업들과의 공동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울러 해외 각국에서 국가경쟁력 강화와 해양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1000여 해외동문들과의 유기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글로벌 역량을 결집할 것입니다. 우리 한국해양대학교의 지속적인 발전과 더불어 우리나라가 세계 5대 해양강국으로 명실상부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터전을 공고히 하기 위해 세계 해양인 네트워크 구성과 각국 동문과의 정보교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글로벌 사회에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지식산업의 역할이 더욱 중시되고 있습니다. 세계 해양을 짊어지고 나갈 유능한 인재를 배출하는 보고(寶庫)가 되기 위해 저는 현장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열린 교육을 실시하여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실천적 지식을 갖춘 전문가를 배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신개념 해양특성화를 통해 학부(과)간 및 단과대학간의 상호 협력을 지원하여 새로운 융합분야를 창출하고, 공동 연구ㆍ교육이 가능하도록 하는 한편 국내외 유명대학과의 교육연계 과정 확대, 다양한 문화교양교육 및 취업교육역량강화, 체계적인 이력관리를 통한 학생 관리시스템 등을 구축해 나가고자 합니다.

관계당국에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기울여 주시기를 바라며 학생 여러분은 한국해양대가 세계 최고의 해양특성화 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가능성을 믿고, 대학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글로벌 해양리더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키우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박한일 총장>
경남 창원출신으로 마산고, 한국해양대 기관학과 33기로 졸업한 후 서울대에서 해양학 석사, 영국 런던대(UCL)에서 조선해양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87년부터 모교인 한국해양대 교수로 부임해 해양과학기술대학장, 해양과학기술연구소장, 한국해양공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국제해양공학회 이사(ISOPE)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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