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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개청을 맞는 남해해경청 최상환 청장에게 듣는다
제2의 개청을 맞는 남해해경청 최상환 청장에게 듣는다
  • 부산=윤여상
  • 승인 2012.05.3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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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박람회 해상치안-해수욕장 안전확보, “완벽하게 임무 완수할 것”
남해지방해양경찰청(청장 최상환 경무관)이 '제2의 개청시대'를 맞고 있다. 제주지방청의 개청으로 역할과 조직의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상환 청장은 "제주지방청의 개청으로 인해 남해지방청의 위상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전문적인 영역에 있어서는 남해청의 역할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해역이 관할에서 제외가 되지만 대신에 국내 최대의 액체항만인 울산항이 남해청의 관할로 편입이 되기 때문이다.

새롭게 선진조직으로 탈바꿈을 시도하는 해양경찰이 지난해 12월 남해안 해상치안 책임자로 최상환 경무관을 선택했다. 남해지방청의 확고한 위상정립은 물론이고 현 정권의 최대 국제행사인 여수세계박람회 해상치안확보의 중임이 그에게 맡겨진 것이다.

제17회 바다의 날을 기념해 본지는 여수박람회 치안확보와 더불어 국내 최대의 피서객이 몰리는 남해안 해수욕장 개장 준비에 여념이 없는 최 청장을 만났다. 지난 22일 청장 접견실에서 만난 그는 "여수박람회와 해수욕장 개장이 겹치면서 어려움이 없는 바는 아니지만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다음은 최 청장과의 대담과 제출한 질의서를 바탕으로 구성한 일문일답>
=지방청장으로 취임한지 6개월이 지났다. 일반적으로 청장의 임기가 1년임을 감안하면 벌써 절반이 지났는데... 성과와 남은 임기의 각오를 말해달라.

취임 이후 사건과 사고가 많았다. 취임초인 지난해 12월 통영 앞바다에서 대형 선박간 충돌이 있었다. 선박 침몰이나 인명피해는 없었지난 3개월에 걸쳐서야 안전조치를 완료할 수 있었다.

제주해경서에서는 중국어선 단속과정에서 중국인 선장이 의식을 잃은 사고도 있었고, 서귀포해경서에서는 민군복합항 건설현장에서 문정현 신부가 테트라포트 아래로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원만히 해결됐다.

지난 3월 개최된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을 위해 특공대 19명과 방탄 고속보트 등을 지원, 한강 수중탐색 및 경호경비에 만전을 기했고, 관내 항포구와 취약지역에 대한 경비를 강화해 행사를 무사히 마쳤다. 5월초부터는 여수박람회의 안전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에도 취임시 천명한데로 상황관리 역량을 강화해 바다가족의 안전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최근 부산교육청과 협조하에 부산지역 298개교에 해양의 중요성과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랑받고 믿음을 주는 해양경찰, 남해청이 되기 위해 홍보에도 노력하겠다.

=여수박람회의 해상치안을 총괄하는 지휘관으로서 준비상황과 앞으로 철통같은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말해달라.

여수박람회는 세계 106개국이 참여하는 현 정부 들어 가장 큰 국제행사다. 크고 작은 수변행사가 일일 평균 20여 차례나 개최돼 해양안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해경은 안전관리를 가장 중요한 업무로 인식하고 개최 200일 전부터 본청-남해청-여수해경서에서 대응 기획단(T/F)을 꾸려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조직위측에서 요청하는 인력 장비 예산지원을 120% 초과 지원하고 있고, 최근에는 대테러 및 인명구조훈련과 함께 한중 방제훈련 등을 실시한 바 있다. 특히 우리 남해청은 임시파출소는 물론 고속보트 12척과 특공대를 배치하는 등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있고, 앞으로도 조직위와 협조해 경비함정, 122구조대, 항공기 등을 탄력적으로 추가 배치하는 등 불순세력의 침투와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상경호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제주지방청의 창설로 남해청의 역할과 관할해역에 변화가 있을텐데...

남해청은 현재 부산, 여수, 통영, 제주, 서귀포 등 5개서를 두고 있다. 관할면적은 6만7000k㎡로 남한면적의 70%다. 오는 6월8일 제주청이 개청되면 제주, 서귀포서는 제주청으로 편입되는 반면 현재 동해청의 울산서가 남해청으로 편입된다. 기존 5개서가 4개서로 변경되고 관할해역도 4만5000k㎡가 줄어든다.

관할해역이 줄어 외관상으로는 축소가 되는 듯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울산서가 관할하는 국가중요 임해산업시설이 편입되기 때문에 안전관리 등 전문적인 업무가 증가하게 된다. 알다시피 울산항은 유조선 등 위험물 운반선의 통항이 가장 많은 해역이다. 우리 남해청이 명실상부하게 해경이 담당하는 모든 업무에 집중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영과 여수해역은 협수로와 섬이 많아 유도선과 여객선의 통항이 많은 해역이고 어선이 가장 많은 해역이기도 하다. 항해밀도가 높은 만큼 사고도 잦다. 5월 현재 전체사고 575건 중 남해청 관내 사고가 286건이다. 제주청 개청으로 중국어선 단속과 원해 해양사고에 대한 구조업무가 다소 경감되면 해양사고 예방에 보다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취임 이후 해상초계기 및 방탄보트, 과학수사팀의 창설 등이 있었다. 물적 인적 업그레이드가 추진되면서 효과는 있었나?

날이 갈수로 해양범죄가 증가하고 있고 지능화 흉폭화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서 수사환경도 발빠르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최근 공판중심주의가 강화된 새로운 형사소송법에 맞춰 지방청으로는 처음으로 과학수사팀을 출범시켰다. 부산을 비롯한 남해에서 사건 사고가 많은 것이 사실인데 과학수사팀이 출범하고 한달새 150여건의 사건을 처리했다. 뇌물로 준 봉투에서 지문을 채취해 지목할 정도여서 놀랐다.

앞서도 삼호주얼리호 사건과 관련, 석해균 선장을 쏜 아라이가 이를 부인한 것을 어깨띠에서 DNA를 채취해 거짓을 밝혀내기도 했다. 앞으로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또한 해상초계기는 지난 2월과 3월에 2대가 증가 배치된 이래 중국어선 불법조업 감시, 해양오염행위 적발, 야간 해양사고시 조명탄 투하 등을 통해 벌써 22명를 구조하고 28건의 해양오염 단속실적을 거두었다. 특공대 방탄보트도 핵안보 정상회의와 여수박람회 대테러 활동에 투입돼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고 요원들의 심리적 안정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

=마약조직 일망타진 등 활약상이 눈부셨다. 청장으로 취임하고 남해청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적시해달라.

분야별로 다양한 성과가 있었다. 경비분야 경우 지난 3월 핵안보 정상회의시 특공대 요원 19명을 파견해 한강 수중탐색 및 테러방지 활동, 경호경비업무를 차질없이 수행했다. 현재는 여수박람회 경호활동 및 대테러를 포함한 수변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부산지역 중심의 298개교를 대상으로 '청소년 해양안전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 민군복합항 공사 현장에서는 레저활동 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등 공사 반대단체 시위자들의 해상 진출을 차단시키고 있다. 불법시위자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52명을 검거해 현재 평온을 유지하는데 기여했다.

수사분야에서는 폭력조직원이 포함된 선원마약사범을 검거하는가 하면, 사용이 금지된 화공약품 처리로 중량을 부풀린 107억원대 수산물 유통업체를 적발했다. 또한 대형조선소의 주요 설계도면을 유출한 용의자를 붙잡기도 했다.

경무분야에서는 영도에 부지를 확보, 가칭 '해양안전 교육원 및 남해청 특공대 수련원'을 건립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

=해수욕장 개장이 임박했다. 부산을 포함해 남해안은 최대의 피서지인데... 준비상황을 말해달라.

남해청 관내에는 전국 해수욕장 274개소 중 상주 관리인력을 배치하는 111개 해수욕장의 약 1/3인 33개 해수욕장이 위치해 있다. 지난해 해수욕장 이용객 7808만명 중 약 절반인 3696만명이 남해안을 다녀갔다. 6월 1일부터 해수욕장이 개장을 시작한다. 안전관리를 위해 계획을 수립하고 유관기관과 협조해 야간 합동구조훈련도 실시했다.

인명구조자격증을 보유한 여성인력(현재 768명 중 여경46)을 배치하고 있고 여름경찰서 1개소와 안전관리센터 32개소, 시민구조대 150명과 고속보트 21척, 수상오토바이 14대 등을 집중 배치했다. 특히 피서객이 집중되는 부산지역은 처음으로 응급처지 전문 자원봉사자를 배치, 현장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해양영토을 확보하기 위해 주변국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해경의 각오와 역할이 있다면?

육상의 자원은 고갈되고 있지만 바다는 앞으로도 만년의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들 한다. 해양영토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말이다. 일본 순시선은 연간 100차례나 독도 인근에 출범을 하고 있고, 중국도 올해만 30차례나 이어도 인근을 왔었다. 이어도기지에 경찰관을 상주하는 방안까지 고려할 정도로 해양영토 수호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우리 해경은 제주 항공대에서 항공기 순시를 늘려 대응을 하고 있고, 대형함정도 전담배치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해양영토에 대해서는 모든 가용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한치의 양보도 없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 본인의 확고한 방침이다.

=한국해양대(해기사, 기관학과 36기) 출신으로 해경에 입문한 것으로 안다. 의미가 있다고 보는데... 취임 이후 후배들에게 강의를 했다. 무슨 말을 했는지... 승선경험도 말해달라.

직접 승선생활을 한 것이 해경업무에 많은 도움이 됐다. 해상치안 확립과 신속한 구조체제 구축 등을 통해 바다가족의 안전과 바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누구보다 깊다고 생각한다.

1992년 해경에 입문해 20년이 넘었다. 외국계 회사에서 승선생활을 했었다. 첫 항해를 마치고 14개월만에 집에 돌아왔다. 첫 배에서 선장님이 돌아가시는 일도 겪었다. 집채만한 유조선을 탔는데도 불구하고 망망대해에서 황천항해도 경험했다. 바다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무서움도 알고 있다. 해경에 봉직하면서 이런 경험이 중요하게 작용을 했다.

최근 모교 신입생 420여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것은 지금까지 느낀 바다의 중요성과 해양경찰의 역할에 대해서 나름의 시각과 방식을 들려주기 위해서다. 중요한 것은 신입생인 지금부터의 노력에 따라 나중에는 개인별 차이가 엄청나게 크게 날 수 있으므로 항상 노력하고 겸손하며 최선을 다해 줄 것을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해양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바다의날'이 제정됐다. '바다의날'을 맞아 우리 바다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바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다는 해상교통로 뿐만 아니라 자원의 최후의 보루다. 스페인, 영국, 미국 등 바다를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했다.

바다를 생활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우리 바다가족들은 바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깨끗한 바다를 보존하고 지키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또한 이를 전파하고 알리는 일도 소홀히 하면 안된다.

물론 바다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도 안된다. 항상 안전에 유의하고 사고가 발생한다면 신속하게 우리 해경에 구조를 요청해달라. 해양긴급 신고번호 122(일이이)를 반드시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또한 우리 해경을 보다 신뢰하고 사랑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바다가족을 위해 존재하는 해경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을 남해청 전직원을 대신해 약속드린다. 언론에서도 해경의 위상을 높여달라. 해양경찰관의 자긍심이 높아지면 거친 바다를 보다 쉽게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최상환 청장> 1961년 대구 달성에서 태어나 대구 달성고와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학, 동 대학원 해사법학과(석사)를 졸업했다. 지난 1992년 해경에 입문해 본청 수사계장, 청장 비서실장을 지냈고, 총경으로 승진하고 본청 수사과장, 정보과장, 태안해경서장, 청와대 치안비서관 행정관을 역임했다.

한국해양대학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경무관으로 승진해 본청 정보수사국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제7대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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