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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이사장
김용태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이사장
  • 부산=윤여상
  • 승인 2010.11.0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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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직 매력화 방안은 '선원복지'...선주사도 관심가져야
#1. 연근해어선에서 종사하는 선원 A씨는 얼마전 대학을 다니는 아들의 장학금으로 200만원을 받았다. 아들이 공부를 잘했기도 했지만 A씨가 선원이라서 받은 장학금이었다. 가족들은 A씨를 더 자랑스러워했다.

#2. 일년이 넘게 원양어선을 타고 망망대해를 누비며 조업을 하고 있는 B씨는 그토록 보고싶던 아내와 딸을 조업 중인 현지에서 만났다. 자신이 선원이라서 비행기 삯과 숙박비를 지원받아 가족들이 현지로 날라온 것이다.

#3. 승선할 배를 찾고 있던 선원 C씨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조건과 딱 들어맞는 선박에 취업할 수 있었다. 따로 찾아다닐 필요가 없었다. 부산 중앙동에 있는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에만 가면 구인과 구직정보를 모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는 선원인력의 수급과 직업안정을 도모하고자 선원법에 의거해 지난 2001년 설립됐다. 선원고용업무를 하고 있지만 선원들에게는 복지업무로 더 친근한 곳이다.

앞서 사례로 언급한 장학사업은 물론 복지회관 운영, 선원휴양시설 운영, 무료 법률구조 지원 등등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선원에 대한 복지업무를 관장하는 선원복지고용센터를 찾았다.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김용태 이사장은 "선원직에 대한 매력화 방안은 복지수준을 보다 향상시키는 것"이라며 "선원들에게 보다 나은 복지혜택이 돌아가도록 센터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이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20억원대에 지나지 않은 선원복지고용센터의 예산이 내년에는 40억원대로 늘어난다. 공직자로서 선원업무에 종사했던 김용태 이사장의 선원복지에 대한 지론과 노력 덕분이다. 그는 "선원들이 복지혜택을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센터의 업무를 적극적으로 알리겠다. 그리고 복지예산을 보다 늘리는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지난 10월 26일 해운업체가 밀집해 있는 부산 중앙동에 위치한 선원복지고용센터 이사장실에서 따듯한 차 한잔과 함께 김 이사장을 만났다.

대담.글.사진=윤여상 취재부장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를 알고 있는 선원들에게는 아주 친근한 곳이다. 하지만 일반 국민과 일부 선원들은 센터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센터를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우리 센터는 국토해양부의 예산을 지원받아 크게 두 가지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선원인력 수급과 직업안정을 위한 선원고용업무가 그 첫 번째다. 또한 선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한 실질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간략히 말해 우리 센터는 선원직의 특수성을 고려해 오직 선원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까지도 그러했지만 앞으로도 선원들이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것이다.

■올해 선원 자녀들에 대한 장학금이 대폭 늘었다고 외부에서 들었다. 자식을 공부시키는 선원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리라 보는데...

=선원가족장학사업은 복지업무 중 핵심사업이다. 올해 고등학생 151명과 대학생 209명 등 총 360명이 장학금을 지급받는다. 아마 10월 말까지 지급이 완료될 것이다.

고무적인 것은 지난해까지 3억원에 불과하던 장학금이 올해부터는 그 배인 6억원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난해 각각 150만원(대학생)과 80만원(고교생)을 받던 것이 올해는 200만원과 120만원으로 늘었다.

일반 해운선사나 노동조합에서 지급하는 장학금도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우리 센터가 지급하는 장학금에 대해 선원들이 깊은 관심과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선정되기가 까다롭다고 생각된다. 어떤 절차를 밟아야 자녀들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가?

=우선 신청을 받는다. 개인적으로 신청하는 경우도 있고 노동조합을 통해서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장학위원회를 열어서 대상자를 선정했다.

선정기준이 일정기준의 임금 미만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상선 선원의 자녀보다는 연근해어선의 선원 자녀에게 혜택이 더 많이 돌아간다. 그리고 순직이나 장애선원의 자녀들에게 우선권을 주고 있다. 물론 성적도 일정 부분 이상 되어야 대상자에 포함된다.

우리 센터의 장학사업이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에 보다 홍보를 강화해서 선원들에게 골고루 헤택이 갈 수 있도록 조치해 나갈 방침이다.

■장학금이 배로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센터에서 노력을 했다고 본다. 장학사업이 주로 어선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면 상선원들을 위한 복지혜택은 어떠한가?

=특별히 어선원과 상선원을 구분해 복지사업을 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어선원은 상선원에 비해 근로여건이 열악하고 임금도 평균적으로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면 된다.

선원복지사업 중 선원휴양시설운영지원사업이 있다. 대명콘도(25), 켄싱턴(14), 한화콘도(13), 일성콘도(5) 등에 57구좌를 보유하고 있다. 연간 1800박수 정도된다.

주 5일제 근무로 주말 레저붐이 불고 있어 인기가 높다. 콘도업체와 협의해서 실제 할당된 것도 더 많이 대여를 하고 있다. 콘도 이용율은 주로 상선이나 해외취업 선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1200여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센터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선원복지회관의 운영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인천과 광양, 부산남항, 울산온산항, 포항 등 5개 항만에 복지회관을 운영하고 있다. 선원들이 즐겨찾을 수 있도록 체력단련실은 물론 탁구장, 당구장 등을 구비하고 있고, 선원편의를 위해 인터넷과 국제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울산의 온산항이 법무부의 프리패스 통제로 이용율이 약간 저조하지만 나머지 항만의 복지회관은 선원들의 이용빈도가 높다.

또한 전국 8개 항만에서 9대의 무료셔틀버스도 운행하고 있다. 선원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부두와 시내를 오갈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내년에는 부산 신항에도 이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복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말해 달라.

=선원무료법률구조사업을 펼치고 있다. 선원들이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재해를 당해 선주와 소송이 붙었을 때 센터가 이를 도와주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과 협약을 맺고 소송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특히, 단순한 소송비용 지원에서 선박에 대한 공탁금이나 감수보존비용도 지원해 실질적으로 선원들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장애선원에 대한 지원에도 노력하고 있다. 부상이나 재해를 당해 치료를 받았으나 후유증이 있는 선원들에게 진료비와 재활지급비 등을 지급하고 있다.

원양어선에 대한 선원복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선원 가족들이 조업현지를 방문할 수 있도록 왕복 항공료와 숙박료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억2000만원이었던 예산이 올해에는 1억4000만원으로 늘었다. 70가족 정도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가족당 평균 200만원 가령이 지원될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이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선원 결혼예식비도 100만원 한도내에서 지원을 하고 있으며, 본인 결혼은 물론 자녀에게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좋은 일에 센터가 나서기도 하지만 궂은 일도 센터가 나서고 있다. 바다에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선원들의 장제비도 지원하고 있다. 현재 30만원인 장제비를 내년부터 50만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선원을 할 만하도록 만들고 있다.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사장 취임 후 예산이 배 이상 늘고 내년에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도 있다고 들었다.

=취임 당시(2007년 4월) 21억원이었던 예산이 내년에는 43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보다도 8억원이나 증가한 규모다. 그만큼 정부와 우리 센터가 선원복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 차원에서 내년에는 선원복지카드를 발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육상에서 근로복지공단이 20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나 우리는 3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마도 내년에 1200명 가량에게 복지카드가 발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원복지업무에 대해 상세히 들었다. 고용업무와 특히, 일반에게도 잘 알려진 선원통계연보 발간사업도 말해 달라.

=선박회사로부터 구직요청을 받아 이를 미취업 선원과 연계시켜 주고 있다. 센터 게시판은 물론 문자메시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용하면 된다.

특히, 최근에는 우리 센터와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부산항만청을 연결하는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많은 선원들이 취업정보를 얻고 있다.

선원통계연보는 우리 업무 중 특히 자랑하고 싶은 부분이다. 각종 선원들과 관련한 통계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정책자료로 아주 중요하고 활용도도 높다.

이밖에도 항만청에서 하고 있는 선원들의 승무경력증명발급이나 국제운수노조(ITF) 등록업무도 우리가 하고 있다.

■어선원은 농림수산식품부가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해양수산부 통폐합 이후 어선원들에 대한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원은 어떠한가?

=앞서 언급했듯이 어선원들이 장학금 혜택을 많이 받는다. 원양어선 가족현지방문도 그렇고, 원양어선에 종사하는 외국인선원복지회관에도 우리가 예산을 대고 있다. 선주단체인 원양산업협회도 지원이 일절 없는 상태다.

모두 농림수산부에서 해야 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푼의 예산도 지원을 하지 않고 있어 문제다. 과연 농림수산부와 원양산업협회 등이 선원들을 위해 무얼하는지 모르겠다.

또 수협에서 어민복지회관을 운영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와 상의할 부분이다. 수산이 농림수산부로 갔지만 손발은 맞지 않고 전혀 어선원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 농림에 밀려 수산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

■선주사들도 선원복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본다. 이에 대한 의견과 못다한 말이 있다면...

=외국에 나가있는 선원들은 굴뚝없는 산업을 이끌고 있는 산업역군이다. 따라서 정부가 우리 센터를 설립하고 선원들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선주사들도 선원복지문제를 정부에만 맡겨서는 안된다. 선사에서도 양질의 선원을 원한다면 투자를 해야 한다. 현재 해운시황이 어렵다 하더라고 경기가 풀리면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앞으로 우리 센터와 본인은 보다 나은 선원복지에 매진할 것을 약속한다. 많은 이직 선원들이 돌아오고 선원직을 기피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

선원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내년에는 새로운 둥지로 이사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선원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모두에게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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