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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첫 OPRC-HNS Technical Group 부의장 인터뷰
아시아 첫 OPRC-HNS Technical Group 부의장 인터뷰
  • 김미득
  • 승인 2010.06.25 0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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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환경관리공단 방제운영팀 서우락 차장
유럽인들의 독차지하고 있던 국제해사기구(IMO) 산하 해양환경보호위원회에 소속된 OPRC-HNS Technical Group(해양환경보호위원회의 유류 및 위험·유해물질 해상유출 대비 대응 기술검토를 위한 전문가 그룹: 이하 기술그룹) 부의장직에 최초로 아시아인이 선출됐다. 그 주인공은 해양환경관리공단 방제운영팀 서우락 차장.

서우락 부의장은 허베이스피리트 사고로 위신이 떨어진 우리나라 방제능력 기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림은 물론 기술그룹에서 매뉴얼을 만들시 한국의 의견들을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는 오늘도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바쁜 발걸음을 채촉하고 있다.

다음은 2008년 런던에서 개최된 제 8차 기술그룹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선출된 지 1년7개월을 맞고 있는 서 부의장과의 일문일답.


-기술그룹의 하는 일은
“기술그룹은 국내 관련분야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 적을 정도로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 기술그룹은 그간 특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작업반으로 구성되어 활동해왔으나 2002년 해양오염방제 협력을 위한 전담 회의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IMO 48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에서 산하조직으로 상설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 기술그룹은 방제와 관련된 매뉴얼과 지침을 개발하고 다양하고 차별화된 국제표준화 교육훈련과정을 개발하며 지역협력 및 기술협력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국에서 지금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오염사고의 사례전파로 회원국들이 각국에서 유사한 사고 발생시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부의장직을 수행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기술회의에 케냐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과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이 참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바하마, 남아프카공화국 등 일부 개발도상국에서 기술그룹 활동에 비판하며 정체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자발적으로 참여해 대가없이 많은 기여와 희생을 하는 각국과 전문가들의 노력에 반하는 행동들을 보면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개도국들의 많은 참여와 함께 기술그룹에 적절한 권한을 부여한다면 이 같은 논쟁은 없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방제관련 국제 동향에 변화가 있다면
“지난 4월 외교회의를 통해 패키지화물의 화주분담제의 및 선주책임 15% 상향, 수출업자에서 수입업자로의 부담자 변경, 보고의무 위반국은 보상제외 등 HNS협약의 몇 가지 조건들이 개정됐습니다. 현재로서는 관련 산업계의 반발로 언제 시행될지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펀드)의 기능 확대입니다. HNS협약 발효로 인한 업무가 기존의 기름오염사고의 국제보상을 담당하는 IOPC 펀드에서 담당하기로 되어 있어 사무국이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와 함께 사무국의 기술적 자문과 조언을 하는 국제유조선주연맹(ITOPF)의 기능도 함께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또한 우리 기술그룹의 주요 범위가 해상에서의 방제기술에서 상당부분 해안 방제를 위한 대응부문으로 의식 전환되어 방제작업과 함께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육상폐기물 처리, 언론대응, 행정적/법적인 측면을 고려한 작업 선정이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진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보상에 대한 문제가 간간이 논의되고 있으며 향후 협약개정이나 정책변화를 다루는 차원의 논의가 아닌 현 보상시스템을 전제로 효과적인 보상을 받기 위한 가이드라인과 지침 등에 대한 개발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얼마전 플랫폼 ‘Deeperwater Horizon'에서 발생한 멕시코만의 오염사고로 지금까지 플랫폼의 유출은 유조선에서의 유출보다 훨씬 덜 위험하다는 일반 논리들은 더 이상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며 플랫폼에서의 오염사고를 대비한 다양한 방제방법과 보상을 위한 논의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월28일 한국이 추가기금(Supplementary Fund Protocol)에 가입하면서 명실공히 일본과 유럽처럼 대형오염사고시 약 1조2000억원이라는 액수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국가가 됐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한 방제 트렌드가 기존 해상대응중심에서 해안중심으로 변화한다고 하셨는데 우리의 대응방안은
“중소형 오염사고의 경우는 한국의 해양환경관리공단이나 민간업체를 일부 동원해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지만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허베이스피리트와 같은 대형오염사고의 경우는 이야기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이러한 대형 오염사고의 경우 기름회수, 유처리제 살포 등 해상 방제작업은 단시간에 종료되지만 본 싸움은 해안에 기름이 밀려오면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름이 해안가 가까이 밀려오고 해안에 붙는 순간 방제 작업방법의 결정부터 현지 주민들 간의 마찰, 보상과 관련된 많은 문제점들, 환경피해, 여론으로부터의 뭇매, 여러 분야에서의 명분 싸움 등 종합된 복잡하고 지루하게 얽힌 싸움이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각 분야별로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해양환경관리법에 따라 해상에서의 방제작업은 해양경찰청이, 해안오염시에는 각 지자체에서 맡게 되어 있는 조항도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오염사고를 대응하기 위한 준비가 미흡한 실정입니다. 하루빨리 이러한 법적 ‘업무분장’도 현실에 맞게 조정되어 해안방제작업시 주민동원, 보상, 환경피해, 국제보상기구와의 협력을 통한 보상준비 등 다각적인 분야의 대응방안 마련 및 훈련이 필요합니다.

또한 국제권고 방제기술을 이해하고 해석해 이를 적극적으로 국내 방제기술에 도입·전파해야 합니다. 허베이스피리트 사고당시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한 국제유조선주연맹(ITOPF)에서는 자연환경의 훼손을 최소화한 플러싱(Flushing), 틸링(Tilling), 써프워싱(Surf-washing) 등으로 파도와 해상에서의 자연현상을 최대한 동원한 방제작업들을 권고했으나 당시 우리나라는 이러한 방제기술들을 미리 파악하지 못해 포클레인으로 땅을 파고 바위를 깨고 주민들의 제대로 독려하지 못하고 연일 갯닦기(Wipe-up) 작업을 시행했습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석유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많은 찬반양론의 소지가 없지 않지만 종합적으로 돌이켜 봤을 때 반성해야만 하는 일이었습니다. 다행히 사고 후 해양경찰청과 공단을 중심으로 국제기준과 권고방제기법을 최대한 적용한 한국형 교육훈련 프로그램과 교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방제기술에 대한 추이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점을 깨닫고 해외 사고 사례의 분석과 국제사회의 반응, 동향 등에 귀를 기울이고 해당정보와 기술 등을 한국에 맞게 지속적으로 수집·적용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끝으로 정부나 업계에 건의하고 싶은 말은
“관련 국제협약을 제정하는 국제해사기구(IMO)를 비롯한 관련 국제기구의 한국인 진출을 장려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현재 IMO의 경우 국장급이 대부분이 50대 후반으로 수년내 연차적인 퇴임에 따라 큰 폭의 인사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의 경우D1(Director)급에 2명의 한국인 두분이 근무하고 계시나 3년 주기로 정부에서 파견 근무하는 APO외에 P급(Professional officer)직원이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해양환경보호국(Marine Environment Division)에는 한국인이 없으며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Funds) 사무국에도 현재까지 한국인이 없습니다. 한국은 국제기금협약 가입국으로서 이제는 추가기금의정서까지 가입한 유류오염 선진보상국가대열에 합류한 국가로 오염사고시 인도와 함께 106개국중 3, 4번째로 많은 분담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무국에 한국인이 없으며 이것은 한국의 기여와 비교해 정당하게 대우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He is....
서우락(徐宇樂) 부의장은 1971년 8월 출생해서 1996년 목포해양대학교 기관학부를 졸업했으며 2002년 11월 일본 해상보안청 해상재해방지센터(MDPC) 기름유출과정 수료, 2004년 IMO 세계해사대학(World Maritime University) 해양안전 및 환경보호학과(MSEP) 졸업(석사), 2005년 6월 미국 Texas A&M대학 Oil Spill Control School을 수료 한 방제전문가이다.
그는 한국해양오염방제조합의 설립과 동시에 입사해 2008년 해양환경관리법에 따른 해양환경관리공단으로의 새로운 출범을 거쳐 현재에까지 10년이 넘는 세월을 방제업무 및 방제교육, 방제에 관한 보상 등의 업무를 주로 수행해 왔다. 특히 지난 2007년 12월 태안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 오염사고에는 사고발생과 함께 현장에 투입되어 대부분의 방제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약 6개월간 사고현장에서 방제작업과 국제보상에 필요한 업무를 진행했으며 현재도 각종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한국대표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설명: IMO 회의에 참석한 서우락 부의장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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