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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규 한국도선사협회 회장에게 들었다
송정규 한국도선사협회 회장에게 들었다
  • 김기만
  • 승인 2009.10.1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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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뀔 때 마다 경제논리 안타깝다”
“아직불씨는 살아있지만 거의 마무리가 되어 가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에 다시 협의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매번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경제논리를 적용해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니 안타깝습니다.”

송정규 한국도선사협회 회장(사진 · 57세, 한국해양대 28기)은 지난 13일 여의도 오성빌딩 10층 회장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도선사 진입규제 완화와 관련해 이같이 말하고 “모든 제도는 역사와 바탕이 있는데 이런 사정을 배제하고 그 순간 자기 안목으로 판단하는 것은 문제”라며,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제도가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왜 도선사제도가 과거처럼,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독과점을 유지하고 있는지 생각을 해봐야 하는데 규제완화 애기가 나오는 것은 이런 것들을 아예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송 회장은 “안타까운 것은 제도를 바꾸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현장에 와서 도선사 곁에서 24시간 좋은 날씨든 나쁜 날씨에 상관없이 일하는 현장을 직접 보고 나서 규제완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나름대로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나서 경쟁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판단은 그들의 몫이지만 현장에서 도선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눠보고 문제를 제기했다면 사전에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이러한 과정이 생략됐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한 송 회장은 “일방적으로 소설을 쓰는 것처럼 경쟁 논리만 들이대며 도선사 수를 늘려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중 하나가 방송과 신문에도 소개가 됐지만, 일종의 기술직인 도선사의 수입이 높다는 것을 용납 못하고 육상직이 일등을 해야한다는 강박 관념이 이러한 사태를 만든 것이 아닌가 나름대로 분석해 봤다”고 말했다.

도선은 한자로 배를 이끄는 사람이라 예선을 연상할 수도 있지만, 예선선장과 도선사를 구분 못해서 예선파업때 나에게 파업중인데 괜찮냐고 질문할 정도로 일반인들은 도선에 대한 이해가 대단히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해운은 물론 도선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직까지 빠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도선사라는 명칭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도 하고 있으며, 차라리 ‘한국파일럿 협회’가 어떨까 생각해봤다. 왜냐하면 시대가 변해서 한자세대는 도선의 뜻을 알지만, 지금의 한글세대는 그 뜻을 제대로 모르고 어떤사람은 사찰이름으로도 보더라.”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도선사라는 이미지가 과거부터 폐쇄적, 혹은 집단이기주의처럼 여겨져온적도 있으며, 원로 도선사들의 경우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상당히 꺼려하고 언론에 아예 나오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 회장은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해 무엇이든 공명정대하게 밝혀지는 시대다. 고슴도치처럼 숨지 말고 우리의 좋은 점 혹은 그렇지 못한 점을 밖으로 알리고 특히 도선사가 물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라든지 중요성을 대외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며 홍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사실 우리나라는 사농공상에 대한 생각이 없어지지 않았으며, 해운과 항만에 대한 천시사상이 아직도 남아 있어 도선사 혹은 해기사들은 실질적으로 많은 손해를 보고 있다.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회장은 1960~70년대 국내에서 외화벌이가 없을 때 해기사들은 예비역 해군소위를 달고 해외에 나가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해기사들이 벌어들인 것은 외화가득률 100%다.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자면 해기사들은 지금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이상으로 달러를 벌어들였다. 당시에 외화가득의 최일선에 나가서 일했던 사람들이 지금 도선사를 하고 있으며, 과거의 애국적 활동에 대해서는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도선사 제도는 힘있는 사람의 한마디에 따라간다. 유럽, 미국, 브라질도 마찬가지로 세계 어느 나라나 도선사 수입이 많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도선사는 매우 힘들고 위험한 직업이다. 최근 여수에서 승선중인 도선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을 했고 사다리가 부실하고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사다리를 오르다가 떨어져 다치는 사고가 대단히 많다고 설명했다.

“도선사의 대다수가 육상회사의 임원급일 정도로 연륜과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벽 3시30분부터 날씨가 좋고 나쁜것을 막론하고 막일꾼처럼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육상의 임원과 같은 지위를 도선사는 전혀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 단지 수입이 높다는 이유 때문에, 나이가 많은 분들이 위험을 감내하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은 대단히 아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독과점 업종인 것은 알고 있고 시대가 변화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도선료는 현재 바닥 수준이다. 해운시황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한번쯤 집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며, 실제로 중국이나 경쟁항만 보다 조금만 낮으면 된다. 우리의 도선료는 중국 상해의 1/5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송 회장은 “외국선주는 도선료를 인하해줘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한국은 울면 들어 준다는 나라라고 쉽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미국의 경우 도선료를 인하 하자고 하면 절대 안내린다. 외국선사들도 다 봐가면서 한다. 허접한 나라에만 깍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e is…
1952년생으로 경남고등학교와 한국해양대학교 항해과를 졸업한 후 이 대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를 수료했다.

송정규 회장은 한국해사법회 부회장, 부산항만공사 항만위원장, 부산항발전협의회 운영위원, 해양안전심판평석위원회 평석위원, 부산항경쟁력촉진협위회 위원 등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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