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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유선업중앙회 김해룡 회장에게 듣는다
전국유선업중앙회 김해룡 회장에게 듣는다
  • 부산=윤여상
  • 승인 2009.08.1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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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관광 활성화 국가지원 필요하다
해양관광 육성을 위한 국가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별한 관광자원이 없는 우리로서는 먼저 한치 앞을 내다보고 인프라 구축 등 해양관광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절실할 때다.

최근 지자체를 중심으로 관광객 유치 노력 등이 가시화되고 있으나 아직 해양관광 산업을 할성화 시키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 해양관광계 종사자들은 말보다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고부가가치 사업인 크루즈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해양에 관한 마인드가 우선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범국가적인 국내 해양관광 인프라 확충과 규제 완화 등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지는 현재 160여개 유선업체들의 연합체인 사단법인 전국유선업중앙회 김해룡 회장을 만나 해양관광 진흥을 위한 전문가의 의견과 정부의 어떠한 지원노력이 있어야 하는지 들어봤다.


◆ 관광유람선업 등록이 2개 법에 의해 자격이 주어진다고 들었다. 왜 그런가.

관광유람선업에 등록하려면 '유선 및 도선사업법'에 의한 면허를 받거나, '해운법'에 따른 해상여객운송사업 부정기여객운송 면허를 받으면 된다. 해운대에서 운항하는 티파니21호 등이 전자의 경우이고, 중앙동에서 운항하는 테즈락크루즈선 등이 후자의 경우다.

여객선은 규정에 위해 면세유를 지급하기 때문에 후자의 선박에는 면세유 지급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티파니21호 등 유선에는 면세유가 지급되지 않는다.

2개의 법에 의해 관광유람선업으로 등록이 되고 있지만 하는 일은 똑같다. 따라서 하나의 사업을 하는데 구태여 이중잣대로 구분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본다. 하나의 법으로 통합되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재작년 통합된 해상운송사업법이 제정되려 했으나 법률이 내용이 불합리한 점이 많아 유선 사업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당시 법률 개정안이 발전된 방향으로 개선된 것이 아니라 규제를 강화하고 폐쇄적인 방향이 많아 반대에 부딪혔으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해서 통합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 해상관광을 활성화해야 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어떠한가.

말 뿐이지 업계에서 피부로 느껴지는 지원은 없다. 지원보다는 우선 불합리는 부분부터 해결을 해야 한다.

우선 업계에 전가하고 있는 운항관리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나마 어려운 시기에 고정적인 운항관리비 때문에 업계의 부담이 크다. 유가상승과 승객감소 등 경영악화가 있어도 운항관리비는 고정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도로나 항구 등 사회간접자본을 관리하는 일은 국가의 몫이지 않은가. 안전비용을 내고 자동차를 타고 도로를 다닌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운항관리비는 정부가 세원에서 충당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해양관광 진흥과 해양산업 발전을 위해서 정부가 안전비용을 소홀히 한다는 것은 해양국가를 지향하는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또한 해양관광 육성차원에서 세제감면도 이루어져야 한다. 소득세 감면은 물론 선박매매시 취득세나 등록세를 면제해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정부가 유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유선업계에 면세유를 지급하고 선박건조자금도 지원하는 등 정부가 건설적으로 업계의 비용절감과 투자를 지원하고 나선다면 침체되어 있는 해양관광 산업에 큰 힘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다.

◆ 해상관광 육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중요한데... 어떻게 보고 있는가.

중요한 얘기다. 여객선과 관광유람선 운항을 위한 인프라 구축은 절대적으로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버스회사 보고 도로 닦고 터미널 지어서 운행하라면 하겠는가.

하지만 우리 유선업계는 악조건속에서 진짜 소같이 열심히 일하고 업계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지지체에서도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땅값이 싼 도서지역은 그나마 터미널을 건축하는 등 업체에서 나설 수가 있다지만, 평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대도시에서 터미널 등 인프라를 개인업체가 구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양선진국 발전을 위해서 정부가 계획을 세워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 특히 정부가 여객선이나 관광유람선이 접안하는 곳은 정온수역으로 만들어야 한다. 방파제 등을 설치해 접안시 선박이 안전하게 손님을 맞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조치는 취해야 한다.

◆ 유선업계의 시장진입에 대한 의견은 어떠한가.

업계에 종사한지가 30년이 넘었다. 경쟁체제로 가서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 정책적으로 경쟁을 시킬 것이냐, 기존 업계를 지원하느냐의 문제 아니겠는가.

유선업계는 같은 항로에서 경쟁을 시키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같은 돈을 내고 작고 구형인 배를 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후발주자가 크고 신형인 배를 가지고 들어오면 선발주자는 망할 수 밖에 없다. 아시다시피 한 버스노선에도 중복으로 버스를 배치하지는 않는다.

또한 큰 업체에서 가격을 낮추어버리면 업체 하나 죽이는 것은 일도 아니다. 이런 과정이 계속되면 업계의 경쟁력 저하는 물론 어떠한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이 보다는 기존 업체를 지원해 발전시키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

가진 노하우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모 업체에서 주말을 이용한 1박2일 크루즈를 기획을 했을때에도 적극적으로 찬성을 했다. 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그러한 시도가 있어야만 한다는데 동의하기 때문이다.

◆ 해운대에서 운항하는 티파니21호는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어떤 계기로 운항을 하게 되었는가.

티파니21은 20년을 고민해서 만든 선박이다. 티파니21의 취항을 위해 세계 곳곳을 안가본데가 없을 정도로 둘러 보았다. 결론은 차별화된 품격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32억원의 배값에 4억원을 더 투자해 첨단 주방시설을 만들었다.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터미널에도 음식공장을 따로 두고 전문 요리사들이 품격있는 요리를 내놓았다.

나 역시 이 분야를 더욱 연구하기 위해서 또 티파니21호의 취항을 준비하기 위해 대학에서 외식경영을 다시 공부했을 정도다. 준비가 헛되지는 않았는지 티파니21호에 대한 음식평은 대단하다. 근처에 호텔도 많지만 호텔수준 보다 한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얼마 안있으면 티파니21호가 운항한지 4년이 된다. 해운대 뿐만아니라 부산의 랜드마크 역할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 관광유람선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관광유람선과 여객선 사업은 상당한 비젼이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완화와 국민들의 해양에 관한 오픈 마인드가 전제되어야 한다.

우선 여객선 등에 관한 선령제한을 없애야 한다. 최근 선령제한을 25년에서 30년으로 완화했지만 아예 제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 선령제한을 두는 곳은 아마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선령제한을 두기 때문에 업자들이 선박을 건조하지 않는다. 외국에서 중고선을 들여와 선령이 되면 다시 되팔고 또 다른 중고선을 들여오고 있다. 때문에 선체의 모델 개발 등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티파니21호와 같은 배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여객선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이 되지 않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조선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현실에 맞는 세련된 선박이 없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이유다.

또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국민들의 해양에 관한 태도다. 30년 넘게 이 사업을 하면서 드는 의문은 과연 국민들이 해양친화력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바다에 대해 겁을 내고 투자를 꺼리면 안된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해양체험을 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무료로 유람선 체험을 하도록 배려를 해도 안전문제 등의 이유로 학교측이 학생들을 보내지 않는다.

내가 해양소년단과 해양청소년수련원 등 청소년을 대상으로 일도 했었다. 어린 학생들에게 해양체험을 지속적으로 시켜야만 미래에 바다에서 우리가 살아 남을 수 있다.

바다에서 도전정신을 갖게끔 해주는 것이 기존 세대의 중요한 역할이다. 뭐 하나라도 제대로 아는 놈이 찾아 먹는 것도 낫지 않겠는가.

◆ 청소년들이 해양에 관한 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중요한 지적이다. 자신도 바다에 관한 남다른 꿈을 꾸고 있는가.

앞서 얘기를 이어서 하자면 우리나라 국민소득 수준이면 학생들이 방학 중에 '요트타고 제주를 가 볼까, 또는 태평양을 횡단해 보자' 는 등 바다에 도전하는 친구들이 나와야 한다.

나 역시 바다에 관한 또 다른 면을 알기 위해 올해 부경대학교 해양산업공학 분야 박사과정에 입학을 했다. 바다는 풍요도 주지만 재앙도 줄 수 있다. 최근 개봉된 '해운대'라는 영화가 실제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전문가들과 해양재난을 막기 위한 보호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가를 토론하고,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풍력과 조력발전 등에 관해 최근 배우고 있다.

배울수록 재미가 있고 항상 배우는 자세로 겸허하게 평생 바다에 대해 연구를 해볼 작정이다. 바다는 반드시 도전하고 연구하는 자의 것이 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 유람선업을 하면서 한단계 발전된 크루즈사업에 대해 생각해 본적은 없는가.

물론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크루즈 사업은 좀더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서둘러서는 안된다.

보통 본격적인 크루즈사업에 2조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배값에 인력, 세계를 아우르는 인프라 구축에 드는 비용이 그 정도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그만한 투자여력이 있는 곳이 없다.

아울러 크루즈 사업의 기반인 국민들의 의식도 문제다. 아직까지 크루즈를 즐기는 수요층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종종 대학에 특강을 나가면 크루즈선에 관심있는 학생들에게 외국어는 물론 장기자랑 하나라도 더 배워 놓으라는 얘기를 한다. 일인다역을 크루즈선에서는 소화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심이 차츰 크루즈에 대한 맛을 알아가는 과정이고 관심이 더 커지면 크루즈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럽게 생겨날 것이다. 욕심을 내서 무리하게 진행되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 대에서는 이루지 못할 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이루지 못한다해도 꿈을 회사에 심어주고 나갈 것이다. 하나하나 쌓인 경험과 노하우가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대담.정리=윤여상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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