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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수협 연규식 조합장
구룡포수협 연규식 조합장
  • 구룡포=양설
  • 승인 2009.05.26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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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발전 위해서는 임직원, 조합원 간 화합 중요”
구룡포수협이 달라졌다.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어디어서든 튀어나오고 조합원들의 얼굴에는 열정과 활기가 되찾아 오며 ‘화합’이라는 희망이 솟아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구룡포수협 연규식 조합장이 있었다.

어업 전진기지 ‘구룡포’

32개 어촌계, 2350명의 조합원을 가진 작지 않은 조합, 구룡포수협. 이곳은 과메기특구로 지정돼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오징어는 전국 생산량의 55%, 대게 15%를 비롯해 아귀, 광어, 도다리, 장어, 도미 등 어업의 전진기지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되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고래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곳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고래 위판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듯 많은 수산물들이 이곳에서 위판되지만 정작 지금까지는 활어위판장이 없었다고 한다.

“대게를 제외하고는 활어 위판을 하지 않아 그동안 활어위판장이 없었다”는 연 조합장은 “올해 4억원의 예산을 들여 200평 규모의 활어위판장을 신축한다”며 “활어수조와 그늘막 등을 갖춰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해 위판을 하고 전국의 소비자들이 싱싱한 구룡포수산물을 드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그냥 사서 돌아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구룡포에 와서 살아있는 싱싱한 오징어나 수산물을 드시고 갈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연 조합장은 이 외에도 조합의 역점사업으로 유류탱크 신규설치, 외국인 숙소건립, 구룡포 항구 주변 전면 CCTV카메라 설치, 어구어망 보수작업장 휀스 시설, 구룡포항 LED등 설치, 수산물 유통 종합시장 건립계획 등을 계획하고 실제 실현해 나가고 있다.

유류탱크 하나라도 아름답게
올해 구룡포수협이 유류탱크를 기존 1급유소에서 2급유소로 이전한다. 1급유소는 일제시대 만들어져 낚고 오래돼 좋은 기름을 넣어도 찌꺼기가 많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하고 특히, 탱크자리가 상가들이 들어서는 등 인구밀집지역으로 이전이 제기돼 왔다. 이전과 함께 2500드럼탱크 2기를 추가로 설치하는데 문제는 미관이다.

“한번 설치해 놓으면 백년도 더 사용할 텐데 아무렇게나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연 조합장은 “주변환경과 잘 어우러지고 더 좋게는 멋진 경관에 사람들이 와서 탱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며 작은 것 하나라도 소홀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선원복지를 위해 100여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숙소도 건립한다.
“한국 선원 부족으로 외국인 선원들이 노동력을 대체해 주고 있는데 최소한의 편의는 제공해 줘야 한다”는 그는 “우리가 한국에 있지만 외교관이라는 생각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호의적으로 대해야 한다”며 “이들과 원활한 대화를 위해 직원들 중국어 교육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합장 자신도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다니 그 열정에는 끝이라는 게 없는 듯 보인다.

위판액 800억원 달성
구룡포수협은 지난해 큰 경사를 맞았다. 바로 지난 1922년 조합 설립이후 처음으로 위판액 800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이는 2004년 744억원의 위판고를 달성한 이후 지난해는 고유가와 어선감척 등으로 어느 해보다 위판고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던 터라 그 의미가 더 크다.

“외지어선 유치도 많이 했지만 무엇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조합원들과 ‘잘해보자’는 의지가 통했던 것 같다”는 연 조합장은 “고유가로 출어기피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업인들이 다시 출어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 예산 3억원을 배정해 유류비와 쌀 등을 지원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합의 적극적인 외지어선 유치로 지난해 300여명의 청어잡이 어업인들이 구룡포에 위판해 지역경제와 수협위판고에 많은 도움을 줬다.
연 조합장은 올해 더 많은 외지어선을 유치하고 중매인들에게도 시장개척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대포위판장과 양포위판장의 기능을 강화해 출어를 포기하는 어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마른 오징어 위판을 시작하려고 계획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연 조합장은 “구룡포는 당일 잡은 오징어를 말려 위판을 하면 영세업자들은 시세와 상관없이 오징어를 말리는 데로 시장에 내야 해서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데다 위판 수수료가 5%로 높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마른 오징어는 보관이 용이해 수수료율이 높을 이유가 없음에도 중간유통상인들의 횡포가 이어지고 있다”며 “수협에서 위판을 하면 수수료율을 절반으로 낮춰 어업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생잔자들과 조합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조합 발전의 한 축은 자율관리어업이 담당하고 있었다. 현재 구룡포수협의 32개 어촌계 중에서 28개 어촌계가 자율관리어업을 하고 있다.
“아직은 자율관리어업이 대부분 전복으로 치우쳐져 있어 안타깝지만 이를 전화위복으로 광역화한다면 경쟁력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그는 “아직 광역화가 실현되지는 않고 있지만 모든 어업인들이 자율관리어업에 참여해 환경도 보호하고 조합원들의 수익증대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율과 창조, 그리고 화합
“수협과 어민들 모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단연 화합이 중요하지요. 내 개인적인 마음을 비우고 전체를 생각해야 하는 것. 지금 당장은 손해 보는 것 같지만 그게 곧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자세라고 생각하고 직원들에게는 ‘자율과 창조’를 어업인들에게는 ‘화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연규식 조합장은 협동이라는 게 곧 화합인 만큼 조합원들을 비롯한 어업인들의 화합이 이뤄진다면 조합과 어업인들의 발전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나 깨나 조합생각 뿐”이라며 “조합장으로 당선되고 나서 낚시나 여행 등 개인적인 취미생활은 다 접었지만 바다와 어업인들과 함께 하기에 늘 새로운 열정으로 즐겁게 일하게 된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인다.
아버지가 하던 어업을 물려받아 젊은 시절부터 조합의 문제를 직접 발로 뛰어왔던 그는 이미 바다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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