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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事論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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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사신문
  • 승인 2004.04.28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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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수송계약으로 해운경기변동에 대비해야

최근 선박이 없어 화물을 못 싣는 경우가 예사로 일어나고 있다.

당분간 시황호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들을 감안하면 배가 없어 수출입 물류에 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같이 전례 없는 호황기가 이어지자 외국선사들은 앞 다투어 선박확보에 나서고 있다.

일본의 경우 NYK가 선박 88척을 발주한 데 이어 K-Line사도 향후 5년 동안 180척의 선박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MOL사는 오는 2007년까지 컨테이너선 3척과 케이프사이즈급 선박 30척을 발주한다고 발표했다. COSCO나 China Shipping과 같은 중국 국영선사들도 대량 발주에 나서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같은 인접국의 움직임과 달리 우리나라 선사들의 신조선 발주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국적선사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1979∼81년 사이에 전개됐던 해운호황기에 국적선사들이 너도나도 선박확보에 나선 결과 크게 낭패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그 동안 국적선사들은 외환위기 이후 용선에 크게 의존해왔기 때문에 운임상승에도 불구하고 선박확보에 필요한 자금을 축적하지 못했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최근의 신조선 대량발주로 예상보다 빨리 호황기가 끝날 것이라는 우려와 중국의 경기 진정책에 따른 수요위축 가능성 등 향후 해운시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사항들을 감안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국적선사 선박확보전략은 너무 소극적이라는 평가다.

따라서 해운시황의 불확실성으로 신조선 확보가 여의치 않다면 국적선사들은 새로운 위험관리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일본선사들이 국내외 화주들과 장기수송계약을 체결해 대대적으로 선박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이는 일본 수입화물의 70% 이상이 장기수송계약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데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 대형 화주는 외환위기 이후 장기수송계약을 단기 입찰수송계약으로 전환했다.

이로 인해 매번 시황변동에 따라 선사와 화주 모두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기수송계약은 선·화주에게 모두 득이 되는 상생전략이다.

장기수송계약을 통해 선사는 불황기에 안정적으로 화물을 확보할 수 있고, 화주는 호황기에 안정적인 선박확보 및 운임을 향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선사들의 엄청난 선박확보전략 이면에는 이와 같은 화주와의 장기적인 협력관계가 구축돼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선사와 화주 모두 공생공존의 지혜를 활용할 때 불확실성의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태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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