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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사도 車회사도 바다로 갔다…'탄소 잡는 해초' 잘피가 뭐길래
화학사도 車회사도 바다로 갔다…'탄소 잡는 해초' 잘피가 뭐길래
  • 해양환경팀
  • 승인 2024.05.1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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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넷제로(Net-Zero) 달성을 위해 '잘피' 복원 사업에 나서는 기업들이 부쩍 늘고 있다. 바닷속 탄소 흡수원인 잘피는 산림보다 탄소 흡수 능력이 50배 이상 뛰어나 효율적인 탄소 저감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물론 각 산업별로 강화되는 국제사회의 공급망 탄소 배출 규제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현상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004800)그룹은 지난 10일 바다식목일을 맞아 전남 완도군 앞바다를 찾아 잘피 2000주를 이식했다. 지주사인 ㈜효성을 비롯해 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효성중공업·효성화학 등 계열사 임직원들이 참여했다.

'잘피'는 바다에서 유일하게 꽃을 피우는 여러해살이 해초류로 1㎢당 8만3000톤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맹그로브, 염습지와 함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공식 인증한 3대 '블루카본'(Blue Carbon·해양 탄소 흡수원) 중 하나다.

블루카본은 바다와 습지 등 해양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로 '푸른 탄소'로도 불린다. 산림 등 그린카본(Green Carbon·육상 탄소 흡수원)보다 50배 더 빠르게 탄소를 흡수하고, 탄소 저장 능력도 5배 이상 높다.

특히 삼면이 바다인 한국에선 잘피 복원 사업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5월 '블루카본 추진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해양탄소흡수량을 2030년까지 106만6000톤, 2025년엔 136만2000톤까지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블루카본 잘피 서식지 복원 사업 현황(LG화학·한국수산자원공단 제공)
블루카본 잘피 서식지 복원 사업 현황(LG화학·한국수산자원공단 제공)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정부 사업에 민간이 동참하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LG화학(051910)은 지난달 18일 잘피 생태계 복원 1년 만에 잘피 잎에 의한 탄소 고정량이 5.9톤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담은 '잘피 서식지 복원 사업 1차년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이 지난해 10월 전남 여수 앞바다 대경도 인근에 잘피 5만 주를 이식한 이후 잘피 서식지 면적이 42.710헥타르(42만7100㎡)에서 44.718헥타르(44만7180㎡)로 약 2만㎡ 늘어났다. 이에 따른 잘피 군락지의 연간 생산량은 17.3톤, 탄소 고정량은 5.9톤씩 증가했다.

잘피 군락지가 커지면서 바닷속 작은 동물들의 개체수도 늘었다. 보고서는 잘피 이식 전후를 비교한 결과, 대형저서동물(0.5㎜~1㎜ 크기 고등류·조개류·갯지렁이류·갑각류)의 출현 종수는 14종에서 17종, 생채량은 102에서 883, 풍부도는 0.9에서 1.27, 다양도는 0.9에서 1.58로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올해도 잘피 2만 주를 추가 이식할 계획이다. 목표대로 진행된다면 잘피 군락지는 2026년까지 축구장 14개 크기인 10헥타르(10만㎡)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잘 조성된 잘피 서식지와 바닥 퇴적층은 10헥타르당 약 5000톤가량의 탄소 흡수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는 자동차 2800대가 매년 배출하는 탄소량이다.

효성과 LG화학 외에도 현대자동차그룹, KB금융지주, 신세계, 롯데마트 등 주요 기업들도 앞다퉈 잘피 복원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전환과 탄소 배출 저감은 업종을 가리지 않는 중요 화두"라며 "보호종인 잘피 복원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뉴스1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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