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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목포해대인’ 참 기업인 한국엔지니어링.대불조선 김삼성, 세상에 빛 비추고 떠나다
‘자랑스러운 목포해대인’ 참 기업인 한국엔지니어링.대불조선 김삼성, 세상에 빛 비추고 떠나다
  • 윤여상
  • 승인 2024.04.0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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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 년동안 대한민국 해기사 양성의 산실인 국립목포해양대학교. 이 대학의 대학본부를 들어서면 오른편 벽면에 '명예의 전당'이라는 현판이 달려 있다. 이 대학에 발전기금을 기부한 단체들과 사람들이 명단이 나열되어 있다. 발전기금 액수를 기준으로 구분된 명단이기에 당연히 액수가 큰 부분에 눈길이 먼저 갈 수 밖에 없다. 3억원 이상을 기부한 '골드 아너 클럽'에는 해기사를 고용하는 기업의 이름만 있을 뿐 개인의 이름은 올라 있지가 않다. 바로 그 옆에 1억원 이상을 기부한 '실버 아너 클럽'의 기부자 중에서 개인의 이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장 윗 부분에 이 대학의 총동창회장을 수차례 역임한 이북동 회장과 한진해운 최은영 회장의 이름이 보이고, 바로 그 옆에 일반인에게는 낯설지만 이 대학과 지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이름이 적혀 있다. 주인공은 '김삼성(한국엔지니어링.대불조선)'. 이 대학의 기관학과(23기)를 졸업한 동문이다. 지난해 12월 작고한 자수성가한 참 기업인으로 어려운 곳을 살펴온 김삼성의 발자취를 본지가 따라가봤다.>

항상 기름 묻은 작업복을 입고 선박수리현장을 진두지휘했던 생전의 김삼성  
항상 기름 묻은 작업복을 입고 선박수리현장을 진두지휘했던 생전의 김삼성  

◆ 김삼성 작고에 총동창회 차원에서 업적 기려…아직도 선박수리 현장엔 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지난 1월 쌀쌀한 날씨에도 국립목포해양대총동창회 이종인 회장을 비롯해 노승원 재목동창회장, 이정수 전 동창회 사무총장, 김삼성의 장남 응조((유)한국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차남 홍조((주)대불조선 대표이사), 대불조선 김봉식 전무, 박중렬 전무 등이 전남 목포에서 만났다. 총동창회 차원에서 '자랑스러운 목포해대인' 김삼성의 생전 업적을 기리고, 이를 널리 알리자는 의미에서 이루어진 만남이었다. 

 본지는 이종인 회장 일행과 함께 먼저 김삼성이 평생을 다해 일군 선박수리 현장을 찾았다. 김삼성은 전남 섬마을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집안과 동생들을 돌보기 위해 고등학교(문태고등학교)을 졸업하고 선원의 길을 택했다. 당시 목포해양전문학교 기관학과에 들어가 졸업 후 10년 여 동안 승선생활을 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목포로 돌아온 김삼성은 1998년 CATERPILLAR서남권대리점 (유)한국엔지니어링을 설립해 선박수리업에 뛰어들었다. 엔지니어 출신인 그에게 선박수리는 운명이었던 듯 싶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사업을 확장해 지금에는 (주)대불조선(선박수리), (주)에스에스테크(기관수리), 삼성마린테크(기계가공) 등으로 사업을 구축했다.

 맨몸으로 선박수리업에 뛰어든 그가 어떻게 이런 성공신화를 쓴 것일까. 그의 장남과 차남은 이 물음에 "돌아가실 때까지 작업복을 입으신 모습 밖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항상 누구보다 먼저 솔선수범하고 현장을 지킨 김삼성의 부지런함이 있었다는 것이다. 서남권은 물론이고, 국내 대표적인 선박수리기업을 일군 대표이사가 직접 선박수리에 나선 만큼 고객들의 신뢰가 쌓일 수 밖에 없었다. 현장을 지키고 있는 대표가 있어 임직원들이 작업을 허투루 할 수 없는 이유도 있었다. 여기에 그의 전문성도 한 몫을 했다.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조차 없는 다수의 특허 취득을 증명하는 서류가 즐비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특히, 김삼성은 수리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기술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연구소를 차려 꼼꼼히 챙겼다고도 한다. 기술력과 고객만족을 챙기면서 선주가 찾고또찾다보니 김삼성의 기업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현장 곳곳에는 그가 사용했었던 손때 묻은 장비를 비롯해 아직도 그의 흔적이 가득하다. 사무실에는 그의 신념이 배어있는 사훈이 첫 눈에 들어온다. <'성실(成實)'과 '전진(前進)'>. 생전에 김삼성은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작은 일도 소중하게 여긴다. 도전하면 불가능은 없다."는 말을 직원들과 자식들에게 입버릇처럼 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일으켜 부를 이룬 그의 행보가 더 중요하다. 우선 모교인 국립목포해양대학교를 찾아갔다.

‘미르호’를 기증하는 김삼성(왼쪽 4번째)과 최민선 당시 목포해양대 총장
‘미르호’를 기증하는 김삼성(왼쪽 4번째)과 최민선 당시 목포해양대 총장

◆ 모교에서도 김삼성을 기리기 위해 나선다…기증한 ‘미르호’ 후학들 본보기로 조성

 앞서 언급했듯이 대학본부 오른편 현판에 그의 이름을 먼저 만났다. 김삼성은 모교가 자신을 키우고 성장시킨 것을 평생 잊지 않았다고 한다. 후학 양성과 모교 발전을 위한 장학금과 발전기금을 꾸준하게 실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날 만난 한원희 국립목포해양대 총장은 "김삼성 선배님의 모교 사랑과 동문 사랑은 우리 동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면서, "고인이 지역에서 이룬 동문기업이 보다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 총장은 모교인 목포해양대에서도 고인을 기리기 위한 사업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김삼성은 지난 2015년 모교에 자신이 건조한 동력수상레저보트를 기증한 적이 있다. 선명인 '미르호'는 알루미늄으로 건조한 4톤이 넘는 선박이다. 김삼성은 모교 후배들이 해양레저스포츠 교육, 해양안전 교육, 연구개발사업 현장 투입 등에 이 선박이 사용되기를 바라며 모교에 이 선박을 맡겼다. 목포해양대는 김삼성이 기증한 미르호를 그의 후배들이 그의 생애를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조성해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펜으로 다 담지 못할 김삼성의 모교 사랑에 대한 응답도 있었다. 목포해양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루었던 70주년 행사를 지난해 10월 거행했다. 이날 70년 학교 역사에서 자랑스러운 동문에 대한 시상도 있었다. 김삼성은 13인의 '자랑스러운 목포해대인'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지만 정작 주인공인 그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의 장남 응조가 건강으로 참석치 못한 부친을 대신해 상을 받으면서 숙연함도 흘렀다고 한다. 대불조선을 비롯한 그가 일군 사업장에는 목포해양대 출신들이 많다. 본지의 취재를 도와준 전무들도 모두 그의 후배들이었다.

 그에게 모교는 목포해양대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졸업한 문태고등학교에도 많은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자녀들의 말에 의하면 본인이 어려운 학창생활을 겪은 것을 알기에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원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의 지원에 힘을 얻어 의과대학에 입학한 후배의 감사인사 등 수북한 편지가 남겨져 있다. 이제는 그의 장남과 차남이 부친의 자랑스러운 이야기가 담긴 편지를 보관하고 있다.

‘자랑스러운 목포해대인상’ 수상식, 장남 응조(왼쪽에서 4번째)가 대신 수상했다
‘자랑스러운 목포해대인상’ 수상식, 장남 응조(왼쪽에서 4번째)가 대신 수상했다

◆ 해양경찰교육원에 민간인 ‘김삼성홀’이 있다…해경교육생들 지금도 바다안전에 맹활약

 김삼성은 해양경찰에도 많은 공헌을 했다. 국가기관인 해양경찰에 민간인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해양경찰관을 양성하는 해양경찰교육원에는 민간인인 그의 이름을 딴 실습실이 있다. 10년 전인 2014년 해양경찰교육원은 기관정비실습실에 '김삼성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김삼성은 해양경찰교육원이 전남 여수로 이전하면서 새롭게 건립된 기관정비훈련장에 실습기자재로 개인자산인 발전기엔진 등 14종 32점을 무상으로 기증했다. 당시 이주성 교육원장은 “해양경찰교육원 교육발전을 위해 실습 교육장비를 기증해 주신 소중한 뜻을 기리기 위해 이 실습실을 김삼성홀로 명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양경찰교육원은 김삼성의 교육장비 기증으로 기관정비훈련장에 함정엔진을 비롯해 발전기, 기관 주요장비를 갖추고 장비 운전 실습 및 분해·조립 등을 할 수 있어 교육생들이 현장으로 나가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김삼성홀에서 교육훈련을 받은 해양경찰관들이 지금도 우리 바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여담으로 현재 전체 해양경찰관 중에서 목포해양대 출신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인재 양성을 위한 김삼성의 노력도 한 몫을 했지 않을까 싶다. 김삼성은 해양경찰교육원 발전포럼의 일원으로서도 활동해왔다. 

 해양경찰교육원 교수요원과 실습함 함장을 지내고 퇴직한 목포해양대 출신(29기 항해학과) 문제길 경정이 선배 김삼성을 추모하는 글을 소개한다. 문제길 경정은 "'목포해대의 큰별’인 김삼성 선배는 스스로를 낮추는 겸허한 자세로, 받기보다는 베푸는 삶을 실천했다. 선배들에게는 신뢰감과 미래를 향한 희망을 주었고, 후배들에게는 크나큰 존경으로 든든한 버팀목의 역할을 했다."고 회상했다. 참 기업인으로 사회와 약자를 돌보면서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은 김삼성의 생애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표현이다.

해양경찰교육원에 교육장비를 기증하는 김삼성(왼쪽 5번째)과 이주성 당시 해경교육원장
해양경찰교육원에 교육장비를 기증하는 김삼성(왼쪽 5번째)과 이주성 당시 해경교육원장

◆ 부친 유지 받들어 지속적인 실천 다짐…‘동문기업’으로 힘모아 관심 가질 것

 국립목포해양대학교총동창회가 이런 업적을 이룬 김삼성 동문의 업적을 기리는 것은 당연하다. 모교의 명예를 드높이고 불꽃 같은 삶을 살고 떠난 김삼성의 이야기를 동문들이 자랑스러워 하고 많은 사람들이 본받을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례적으로 김삼성을 기리는 일을 총동창회 정기총회에서도 안건으로 논의하기도 했다.

 김삼성이 떠난 지금 그가 이루려고 했던 일들은 이제 남은 자들의 몫이 됐다. 김삼성의 장남 응조와 차남 홍조는 "아버지가 지금까지 해오셨던 일들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들 형제는 "고객이 감동할 때까지 정성과 혼을 담아 선박을 수리한다는 아버지의 기업정신을 이어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종인 총동창회장은 "김삼성 선배가 이루어 놓은 선박수리기업인 한국엔지니어링과 대불조선은 자랑스러운 우리 동문기업이다"라고 강조하면서, "훌륭하신 선배님의 유지가 반드시 이루어지도록 동문들의 힘을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대불조선을 방문한 이종인 총동창회장, 이정수 전 동창회 사무총장, 장남 응조, 차남 홍조, 박중렬 전무, 노승원 재목동창회장
대불조선을 방문한 이종인 총동창회장, 이정수 전 동창회 사무총장, 장남 응조, 차남 홍조, 박중렬 전무, 노승원 재목동창회장

 

김삼성의 장남 김응조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유)한국엔지니어링
김삼성의 장남 김응조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유)한국엔지니어링
김삼성의 차남 김홍조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주)대불조선
김삼성의 차남 김홍조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주)대불조선

<* 이 기사는 국립목포해양대학교총동창회가 본지에 제보하여 윤여상 편집국장이 작성하였습니다. 동창회 측은 "자랑스러운 동문 참 기업인 김삼성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전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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