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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항만산업CEO포럼의 시장중심 부산항 발전 제안
기고/ 항만산업CEO포럼의 시장중심 부산항 발전 제안
  • 해사신문
  • 승인 2023.02.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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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주)한국해사신문사 고문 / 항만산업CEO포럼 전 사무총장 

 

전대미문의 COVID19로 인해 전세계가 감염병에 의한 연쇄적인 경제위축을 겪고 난 이후 경제회복이 이어지기도 전에 미국과 중국간 패권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세계경제는 심각한 후유증을 연쇄적으로 겪고 있다.

외부의 충격과 무관하게 경제체제를 유지하는 단절된 폐쇄경제국가를 제외하고는 세계경제의 영향이 국내에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무역을 통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경제 체제를 갖추고 있는 무역의존국에게는 지금과 같은 전세계적인 경제상황은 비상한 자세로 전방위적인 극복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국정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해양산업에 기반을 둔 항만산업CEO포럼은 시장지향적인 방향으로 부산항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제안을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

해양산업의 대표격인 해운산업은 선박의 입출항이 가능한 항만간을 이동하기 때문에 항만산업과 떼려야 땔 수 없는 관계이다. 항만산업CEO포럼에서는 세계 각국의 항만을 오가는 선박운항의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 항만산업에 종사하는 경제인이기 때문에 선박의 이동과 연결하여 부산항을 발전시킬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역사적인 경험에 의한 조선산업의 흥망성쇠를 볼 경우 현재 세계최강 한국 조선산업의 다음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중후장대 산업의 대표격인 조선산업은 무엇보다도 생산성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20세기초부터 진행된 당시최강 영국 조선산업의 몰락과 독일, 스웨덴, 일본 조선산업의 부상, 그리고 21세기 한국과 중국의 수주경쟁 체제로 변화되어 왔다.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우리나라 조선소에 공급되는 인력의 상당수는 외국인으로서 이미 선진국이 되어버린 한국의 노동자는 생산성 경쟁에 뒤쳐져 있다. 사람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고려되는 기존 노동인력의 구조조정이 결코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는 것이 대안이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 조선산업의 호황으로 불과 몇 년 전에 벌어졌던 조선업의 혹독한 시련을 잊어버리지 말았으면 한다. 중국 조선산업은 우리나라와의 경쟁에서 LNG운반선 분야에서 최근 상당한 수주력과 화끈한 중국정부의 지원으로 업계에서는 1~2년 후에는 50% 이상의 마켓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등 위기가 목전까지 왔다. 또한 조선소의 숙련인력이 몇 년 전 벌어진 조선산업위기 때문에 조선소를 이탈 하였고 플랫폼노동 이라는 단순노동자로 전환한 인력이 많은데 조선산업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숙련공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유는 플랫폼 노동이라는 단순노동 임금이 오히려 숙련 조선공의 임금을 역전하는 기현상과 함께 강도 높은 조선산업 보다는 편안하기 때문에 떠난 조선인력이 돌아오지 않는 안타까운 상황이 선진조선국가의 궤적과 닿아져 있다.

그 결과 한국 조선산업은 고숙련 노동자의 인건비 상승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고 부족한 노동력은 해외에서 오는 노동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결과적으로 쓸 만한 외국인 노동자 역시 만만찮은 인건비를 지급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선진 공업국이 지속적으로 조선산업이 확장번영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화하여 세계적인 성과를 내지만 규모는 줄어드는 조선산업의 라이프사이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신조선 산업에 의존하는 조선산업이 몇 년 후에는 규모의 경제에서 사업유지를 위해 안정화되는 것을 기우라고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없는 시대를 대비하듯이 우리도 신조선 산업 없는 시대의 부산항을 전제로 하여 발전방향을 고민하여 한다.

신조선이 없다고 하더라도 지구상의 지표면의 7할을 차지하는 바다를 오가는 선박은 꾸준히 이동 한다. 육상의 도로와는 달리 바다는 항행자유의 원칙으로 바다를 이용하는 선박은 극히 저렴한 방법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간의 화물이동 대부분을 선박으로 이용한다. 그 결과 바다를 잘 이용하는 해양국가는 강력한 무역국가가 되었고 그 무역의 혜택은 국가의 경제번영을 가져왔다. 이런 역사적은 사항은 우리가 생각하는 바다를 통한 경제번영의 핵심은 조선산업의 흥망성쇠보다는 선박의 기항이 많은 항만 즉 항만도시를 유지하는 것이 번영의 핵심이다. 따라서 한국 조선산업의 흥망성쇠에 좌절하기 보다는 부산항을 찾아오는 선박을 증가시키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한국 특히 부산항에 찾아오는 선박을 발굴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선박이 입항하기 좋아하는 여건을 부산항에서 만들어서 제공하여야 하며 보다 고부가가치를 제공하는 부산항이 된다면 선박은 자연스럽게 부산항에 기항 할 것이다. 여기에는 부산항을 적극적으로 개방하여야 하는데 물리적 개방을 뛰어넘은 상업적 개방에도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우선 규모의 경제를 벗어난 고부가 신조선산업을 유지하고 대응하기 위해 해외 노동자의 귀화정책을 유도한다. 인구소멸국가로 가는 한국의 현실에서 고노동력을 제공하는 우수한 해외 노동자를 단순한 노동력 제공이 끝나면 강제출국 시키는 방법에서 벗어나서 건강한 가족을 이루고 한국에 정착하도록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과거 대제국을 건설했던 로마나 현재 세계최강의 미국 역시 이민자의 국가였다. 기술력이 있는 외국인에게 포용적이면서도 친화적인 이민정책을 통해 안정적인 노동력을 확보하고 그들이 구성하는 가족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동북아 지역을 항행하는 선박의 부산항 기항을 유도하기 위하여 선박관리업이 부산항에 입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재 한국 해운기업의 본사 대부분은 부산이 아닌 서울에 있다. 과거 미국에서도 대서양을 오가던 미국 해운회사의 본사는 대부분은 뉴욕에 있었으나 미국 해운의 몰락과 함께 여객운송을 담당하던 크루즈선 시대가 부상하면서 변방이던 플로리다에서 꽃을 피워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동북아 지역의 크루즈 관광객의 급증으로 인해 현재 중국 상하이가 크루즈 모항으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홍콩사태와 시진핑집권 시대의 중국에서 많은 기업들이 탈출 러쉬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동북아 지역 한,중,일,러시아 크루즈 마켓의 크루즈 모항으로서 부산항이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선박의 모항은 입출항을 비롯하여 선박관리, 금융비즈니스, 운항관리 등이 이루어지는 곳을 말하는데 싱가포르가 선주와 선박운영관리를 하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에서는 선박관리를 위해 지출하는 임대료, 인건비, 세금, 차량유지 등이 급증하고 있어서 새로운 대안처를 찾고 있는 기업이 많다. 이러한 이유에서 부산항을 주위로 중국, 일본과 같은 거대 경제권을 오가는 선박이 충분하여 마켓이 받쳐줄 뿐더러 한국, 중국, 일본이 명망있는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소가 집산되어 있고 수많은 수리부품업체의 네트워크가 왕성하게 작동되는 곳일뿐더러 싱가포르에서는 제공하지 못하는 천혜의 4계절을 제공하는 강점이 있으며 K컬쳐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동북아 지역에서 인기있는 관광지이다. 다행히 부산에서는 “영어친화 도시”라는 정책을 시행한다고 하니 영어권 기업이 부산에 이전할 경우 그간 장벽 중의 하나였던 영어문제 걱정을 줄일 수 있다.

항만도시 부산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기업에 대한 포용적이고 개방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경제대국이면서 인구와 기업정책이 우리보다 폐쇄적인 중국과 일본에 대응하여 우리는 보다 시장친화적인 포용개방유치정책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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