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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Fit for 55 도입, 포괄적 전략으로 탈탄소 시대 대응(2편)
기고/ Fit for 55 도입, 포괄적 전략으로 탈탄소 시대 대응(2편)
  • 해사신문
  • 승인 2022.09.2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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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급(KR) 김진형 파트장(온실가스 연구개발 및 검인증)

 

Fit for 55 도입, 어디까지 왔나?

EU 집행위가 지난해 7월 Fit for 55 초안을 발표한 지 1년하고도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현재 각 기관은 입법 가속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해사업계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EU ETS와 FuelEU Maritime 또한 2022년 상반기 중 기관별 입장 채택을 위한 논의가 분주히 이루어졌으며, 성과도 있었다. 통상 패키지 법안들은 일반입법절차에 따라 유럽의회와 EU 이사회 논의 및 개정을 거쳐 완성되는데 두 기관의 자체 입장을 확정한 뒤, EU 집행위, 의회, 이사회가 참여하는 삼자회합(Trilogue)를 통해 최종 법안 도출을 위한 의견 조율에 착수한다. 

EU ETS 삼자회합 돌입, FuelEU Maritime 의회 입장 조율 중

EU ETS는 현재 삼자회합에 돌입하여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6일 의회와 이사회 개별 입장이 각각 확정되었으며,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하반기 삼자회합을 거쳐 오는 11월 7일 치러질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이전에 이사회와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지만 현실적으로는 EU 의회와 이사회 간 세부적인 입장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올해 말 쯤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U 의회가 본회의에서 채택한 타협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점진적, 단계적 도입(phase-in)없이 2024년부터 EU ETS에 해운 포함 △초기에는 5,000GT 이상 선박에 적용. 2027.1부터 400GT 이상 선박으로 확대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사회는 해운의 단계적 도입 또는 적용 선박의 크기 등에 관해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FuelEU Maritime은 지난 6월 어려운 협상 끝에 이사회 입장은 확정했지만 EU 의회 입장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오는 10월말로 EU 의회 TRAN 상임위 투표가 연기된 상황이다. 삼자회합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상임위 내부 합의 및 EU 의회 본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ETS보다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쟁점으로는 선박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온실가스 함량 및 정박 중인 선박에 대한 에너지 공급 관련 상한선 문제에 관해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최종 법안이 어떻게 도출될 지에 따라 해사업계 미치는 파급효과도 달라지기 때문에 관련 입법 동향을 계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 

포괄적 탈탄소 대응 준비할 때

앞서 언급한 두 가지 규제가 보여 준 방향성은 국제해운은 탄소중립을 위한 비즈니스적 변화를 준비해야하며, 전략적 선택의 순간 또한 머지 않았다는 점이다. Fit for 55 규제 대응을 위해서는 암모니아, 메탄올 등 미래 친환경 선박체제로 전환을 준비해야하며, 이들 선박이 시장에서 진가를 발휘하려면 단순한 친환경 선박 건조를 넘어서야 한다. 이는 곧 생산-제조-사용 전 단계에 걸쳐 중장기적 탈탄소화 감축 목표 달성과 선박의 생애주기, 대체연료의 가격, 공급안정성, 인프라 구축 여부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한 포괄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에 더해 배출권거래제와 같은 재정적 조치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규제 대응 방식에서 탈피한 재정적 전략 및 포괄적이고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대응 역량의 강화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해사업계의 탈탄소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산업을 구성하는 각 기관의 이해관계자 참여와 협업이 수반되어야 한다. 탈탄소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많은 선사들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을 분리해서 개별 선사, 조선소, 선급 또는 특정 산업에 제한해 추진하게 되면 효과가 미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견지 하에 KR도 Fit for 55 영향력 분석은 물론, 탈탄소 대응을 지원할 기술 솔루션 개발과 다양한 협업 활동 등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대형 조선소, 선주, 에너지 기업들과 공동연구를 추진한 결과,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선, 암모니아 추진 대형 가스운반선(VLGC) 등 대체연료선박 및 추진시스템 개발에 성과를 내며 상용화를 위한 기술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국제/지역 온실가스 규제의 통합적 지원을 위해 EEXI/CII 대응 시뮬레이션, EU ETS 규제 이행을 위한 탄소배출권 정보 및 비용관리 솔루션 제공 등 폭넓은 기술 서비스를 통해 산업계 간 협업체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향한 기술적 전환은 이제 취사선택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명백한 우리 시대의 과제다. 이제는 실질적인 행동과 실천을 위한 ‘속도’와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록 현재 논의되고 있는 규제적, 기술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크지만 EU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해운에 대해 탈탄소화 달성 의지와 목표가 확고하기에 우리는 상생적 협업을 통해 포괄적이고 유연한 탈탄소 대응책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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